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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3년 동안 남긴 400쪽 메모의 결실이에요!”

 

오랫동안 풀리지 않던 3차원 비눗방울 3개 문제를 풀고, 4개까지 해결했다고 말하는 엠마누엘 밀먼 테크니온이스라엘공과대학교 교수와 조 니먼 미국 텍사스대학교 오스틴 교수. 

각각 11월 5일과 10일 이메일로 인터뷰를 진행해 논문에 다 담을 수 없었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Q. 비눗방울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밀먼 : 비눗방울은 미적분으로 기하학을 연구하는 수학자라면 누구나 관심을 가지는 주제예요. 비눗방울은 일정량의 공기를 에워싸는 모양 중 표면적이 최소인 모양이거든요. 그런 면에서 기하학자들이 가진 기본적인 의문에 대한 답을 지니고 있어서 매력적이에요. 그리고 그냥 눈으로 봐도 아름답지 않나요? 

 

Q. 비눗방울 문제는 언제부터 풀기 시작했어요? 

니먼 : 저와 밀먼 교수는 석·박사 시절부터 여러 학회에서 만나 서로 알고 있었어요. 그러다 2017년 제가 밀먼 교수가 있는 테크니온이스라엘공과대에 방문했는데 그때 우리 모두 둘레의 길이가 같을 때 넓이가 최대인 도형을 찾는 ‘등주문제’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았어요. 이후 함께 연구를 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다 2018년 특수한 공간에서 비눗방울 문제인 가우스 가중치 비눗방울 문제를 함께 해결했는데, 이때 사용한 방법으로 일반적인 ‘비눗방울 문제’를 풀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밀먼 교수에게 도전해 보자고 제안했지요. 이 연구는 올해 1월 <;수학연보>;에 발표됐어요.

 

Q. 뚝딱 풀렸나요? 

니먼 :  아뇨, 너무 어려웠어요. 일단 문제와 관련된 논문을 살펴보며 거기에 쓰인 풀이법을 하나하나 시도해 봤어요. 3년 동안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려 400쪽에 달하는 메모를 했는데, 전혀 답이 보이지 않았지요. 몇 달 동안 조금의 진전이 없었던 적도 여러 번이었어요. 그러다 2021년 11월에 겨우 돌파구를 찾아 해결했고, 2022년 5월에 논문을 발표한 거예요. 

 

Q. 어떻게 돌파구를 찾았나요? 

밀먼 :  2021년 여름, 안식년을 맞아 니먼 교수가 살고 있는 미국 텍사스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하루 종일 비눗방울 문제에만 집중하며 연구했던 것이 큰 도움이 됐어요. 그때 3차원에서 비눗방울 3개 문제를 풀고자 여러 시도를 하다가 지친 나머지 다른 차원, 다른 개수의 경우를 설리번 교수의 추측으로 풀어 봤는데, 그것이 힌트가 됐어요. 여러 경우에서 최적의 비눗방울 모양이 가져야 하는 공통된 특성을 발견했고, 그걸 적용해 보니 성공한 거예요. 

 

Q. 문제를 풀었다고 생각했을 때  정말 뿌듯했을 것 같아요.

니먼 :  비눗방울 문제는 수학 지식이 많지 않아도 이해할 수 있어요. 수학자가 아닌 사람들한테도 어느 정도 설명할 수 있는 문제에서 결과를 냈다는 점이 기뻐요(웃음). 제 일의 대부분은 관련 분야 수학자들만 관심이 있거든요. 제가 설리번 교수 방법을 이용했듯이 앞으로 제 연구를 다른 사람이 많이 인용해 연구한다면 더 보람 있을 것 같아요. 

 

 

Q. 두 분이서 함께 연구해서 좋았던 점이 있다면요? 

 

니먼 :  밀먼 교수가 없었으면 오래 전에 이 문제를 포기했을 거예요. 연구를 그만하고 싶을 때마다 밀먼 교수가 끈질기게 ‘더 해보자’고 말해줬지요. 그는 끈기가 강해요. 늘 동기부여를 저에게 해줬어요. 혼자 했다면 못했을 일을 함께하니까 훨씬 더 많이 해낼 수 있더라고요. 

 

밀먼 :  저는 니먼 교수와 수다를 떨며 제 아이디어가 맞는지 확인하고 발전시켰어요. 그와 저는 대학, 지역 등 다른 배경에서 살았기 때문에 서로 다른 관점이나 아이디어를 갖고 있거든요. 

 

Q. 앞으로의 목표가 무엇인가요?

 

밀먼 :  다양한 문제를 풀고 싶어요. 수학은 끝이 없는 여정이기 때문에 앞으로 제가 만나는 문제가 계속 달라질 거예요. 5년 전만 해도 제가 비눗방울에 대해 연구 결과를 냈다는 것은 상상도 하지 못했거든요. 비눗방울 문제에 한정 지어서 목표를 생각해 본다면, 설리반 추측이 제기하는 모든 경우를 증명해 보이고 싶어요.

2022년 12월 수학동아 정보

  • 이채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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