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년 무려 40년 동안 잡히지 않았던 미국의 연쇄살인범이 검거됐어요. 바로 현장에서 발견된 유전자와 유사한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의 계보를 조사해 사건의 범인이나 신원이 불명확한 피해자를 찾는 ‘포렌식 유전계보학’ 덕분이었지요. 하지만 이 방법의 문제점은 계보를 따라 범인이 소속될 것으로 예측되는 가계나 세대를 일일이 찾아야 해서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거예요.
그런데 최근 로렌스 웨인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교수팀이 포렌식 유전계보학을 이용한 수사를 약 10배 빠른 속도로 이뤄지도록 돕는 수학적 알고리듬을 만들었어요.
이 알고리듬은 먼저 현장에서 발견된 것과 유사한 유전자를 가진 사람의 계보 중 아래 세대를 조사할 때의 ‘비용효율성’을 계산해요. 비용효율성은 아래 혹은 위 세대를 조사해 목표 인물을 찾을 확률을 해당 세대를 조사할 때 예상되는 작업량으로 나눈 값이에요. 여기서 작업량은 목표 인물을 찾을 때까지 계보에서 조사해야 할 사람 수입니다.
이후 미리 계산해 놓은 ‘특정 임곗값’보다 이 비용효율성이 크면 아래 세대를 계속 조사하고, 작으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 위 세대를 조사할 때의 비용효율성을 계산해요. 이때도 특정 임곗값과 비교해 계속 조사할지 말지를 결정하지요. 이 같은 과정을 반복하며 찾고자 하는 사람을 찾아요. 특정 임곗값은 지금껏 포렌식 유전계보학으로 목표하는 인물을 찾았던 데이터를 이용해 만든 비용효율성의 평균값이에요.
연구팀의 모의 실험 결과 이 알고리듬은 주어진 사건의 90%를 해결할 때 드는 시간이 기존 방식보다 속도가 9.8배 빨랐어요. 이 결과는 국제학술지 ‘법의학지’ 9월 4일 자에 실렸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