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2월 ‘에르되시-그레이엄 문제’에 대한 의미 있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토머스 블룸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수학연구소 연구원이 부분집합의 크기가 작지 않으면, 즉 부분집합의 밀도가 0보다 크면 항상 그 안에서 원소를 골라 역수 합이 1이 되게 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연구를 논문 사전 등록 사이트인 ‘아카이브’에 발표했어요.
여기서 부분집합의 밀도는 자연수 집합에서 특정 부분집합이 차지하는 비율을 뜻해요. 예를 들어 짝수 집합의 밀도는 0.5예요. 짝수는 자연수의 절반을 차지하기 때문이에요.
블룸 연구원은 우연한 기회에 이 문제를 풀게 됐어요. 그는 작년 9월 옥스퍼드대 수학 독서 모임에서, 수학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학술지인 <;수학 연보>;에 실린 한 논문을 소개하라는 과제를 받았어요. 그 논문은 2003년에 어니 크루트 미국 조지아공과대학교 수학과 교수가 에르되시-그레이엄 문제를 부분적으로 해결한 것이었지요.
크루트 교수는 분수 연산이 쉬운 수들로 구성된 부분집합에서 역수의 합이 1이 되는 원소들을 골라 증명했어요. 연산이 어려운 수들로 이뤄진 부분집합에서는 역수의 합이 1이 되는 원소를 고르지 못했으니, 완전히 해결하지는 못한 거지요.
그런데 블룸 연구원이 크루트 교수의 방법을 발전시켜 분수 연산이 어려운 수들이어도 그 수들이 속한 부분집합의 밀도가 0보다 크면 언제나 역수의 합이 1이 되는 원소를 찾을 수 있다고 증명했어요.
“제 해결 방법도 완벽하지 않아요!
여러분도 한번 도전해 보세요!”
Q 이번 문제를 푼 소감을 이야기해 주세요.
문제에 대한 답을 찾으니 매우 뿌듯해요. 하지만 이번 해결 방법에 약간 아쉬움도 있어요. 역수의 합이 1이 됨을 보일 때 1/3이 되는 조합을 찾은 뒤 1/3+1/3+1/3= 1을 보였기 때문이지요. 1을 다른 분수로 나누지 않고 곧바로 1이 됨을 보일 수 있는 더 나은 증명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그 증명에 제 연구가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Q 연구 중 가장 힘든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올바른 접근법을 찾을 때까지 다른 방법을 끈기 있게 계속 시도해 보는 게 가장 힘들었어요. 연구할 때마다 가장 어려운 점이지요. 제 초기 접근 방식은 매우 복잡하기만 하고 아무 성과도 나지 않아서 매우 실망스러웠습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아서 이런 결과를 만들 수 있었어요.
Q 과거에도 에르되시 문제를 푸셨네요. 에르되시의 문제를 푸는 이유가 있나요?
특별한 이유는 없어요. 하지만 제가 좋아하는 종류의 문제인 것은 확실합니다. 저는 정수론과 조합론의 문제를 좋아하는데, 에르되시가 그런 종류의 문제를 많이 연구했거든요. 제가 생각한 문제 중 몇 개는 이미 에르되시가 생각했던 것들이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