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아벨상의 영예를 안은 수학자는 데니스 파넬 설리번 미국 뉴욕주립대학교 스토니브룩캠퍼스 수학과 교수입니다. 아벨상은 수학 발전에 중요한 업적을 남긴 수학자에게 수여하는 공로상입니다. 시상식은 5월 24일 노르웨이에서 열리며, 750만 크로네(약 10억 5,000만 원)의 상금도 받습니다.
지난 3월 23일 아벨상 위원회는 “기하학적 구조가 주요 아이디어인 위상수학과 동역학에서 획기적인 연구를 한 공로를 인정해 설리번 교수를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설리번 교수의 주요 연구 분야는 공간에서 구멍이 몇 개인지 알아보는 ‘위상수학’입니다. 특히 5차원 이상 다양체를 수학적 성질별로 분류하는 연구로 성과를 냈는데, 1974년 세계수학자대회에서 기조 강연을 할 만큼 파급력이 대단했어요. 다양체는 위상수학의 연구 대상이 되는 공간입니다.
이때부터 5년도 안 돼 당시 수학에서 위상수학과 가장 먼 분야라고 여겨지는 동역학에서 성과를 냅니다. 동역학은 시간에 따른 물체의 움직임을 연구하는 건데, 위상수학의 기법을 이용해 새로운 성질을 밝히고 불규칙 속에서 규칙을 찾는 ‘혼돈 이론’의 60년 난제도 해결합니다.
인생 대부분을 수학 연구에 바친 설리번 교수가 처음부터 수학을 전공한 건 아니었습니다. 처음엔 미국 라이스대학교 화학과에 입학했거든요. 그는 미적분학 수업에서 교수가 콩팥 모양의 수영장과 동그란 모양의 수영장을 칠판에 그리면서 위상수학에서 이 둘의 모양은 같다는 사실을 알려 주었을 때 수학에 큰 매력을 느꼈다고 해요. 이후 바로 전공을 수학으로 바꾸었지요.
그는 ‘아인슈타인 석좌교수 수학 세미나’를 기획한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초대된 수학자 한 명이 강의를 시작하면 학생들은 중간에 계속 질문을 할 수 있는 세미나지요. 시간 제한이 없어서 보통 3시간 이상 강의가 이뤄지는데, 최대 기록은 무려 6시간 30분입니다.
설리번 교수는 앞으로 유체 흐름을 위상수학의 관점에서 설명할 수 있는 방정식 연구를 계속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