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은 일제강점기에 활동했던 시인이자 소설가, 수필가, 건축가로 수학 개념을 활용해 1932년 시 ‘건축무한육면각체’를 발표했습니다. 당시 익숙지 않은 용어와 복잡한 표현으로 시의 해석이 쉽지 않았는데요, 작품이 탄생한 지 90년 뒤에야 그 의미가 밝혀졌습니다.
이수정 GIST 기초교육학부 교수와 오상현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머세드 캠퍼스 물리학과 박사과정 연구원은 이상의 시에 등장하는 ‘육면각’, ‘무한육면각체’ 등과 같은 용어에 주목했습니다. 그리고 이 용어들을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무한육면각체는 무한히 많은 점으로 이뤄진 4차원 도형으로, 건축무한육면각체는 4차원 사각형을 묘사한 것이라 해석했습니다. 또 육면각은 4차원 도형의 한 점에서 6개의 면이 만나는 각을 의미한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상이 남긴 가장 어려운 시는 4차원에서의 설계와 건축을 문학적으로 설명한 내용이었던 겁니다.
연구를 진행한 이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이상의 어려운 시를 파헤치기 위한 디딤돌을 마련한 셈”이라며 의의를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