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문화 대전 : 세계의 언어!
“우선 이 고민에 대한 각국 대표들의 의견을 듣기 전에 세계 언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 봐야 될 것 같네요. 세계에 쓰이고 있는 언어가 몇 개나 있죠? 가장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언어는 아무래도 영어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1. 세계 언어 몇 개일까?
약 68억 인구가 사용하고 있는 세계 언어의 수는 약 7106개
2. 가장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는 언어는?
3. 세계 언어를 ‘어순’으로 분류한다면?
문장을 구성하는 기본적인 요소는 주어(S), 서술어(V), 목적어(O)로 3가지가 있다. 이와 같은 문장을 이루는 성분을 배열하는 순서를 ‘어순’이라고 한다. 3가지 요소를 배열하는 방법으로는 다음과 같이 6가지가 있다.
*언어를 분류하는 방법에는 크게 언어의 구조적 특징에 근거해 분류하는 ‘유형론적 분류’와, 언어의 기원과 역사에 근거해 분류하는 ‘계통론적 분류’가 있다. 어순에 의한 분류는 유형론적 분류 중에서 대표적인 분류 방법에 해당한다. 어순에 의해 대부분의 문법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문자와 언어를 같다고 생각하기 쉬우나 두 가지는 엄연히 다르다. 한국어는 언어이고, 한글은 문자다. 언어는 청각적인 기호 또는 약속이라면, 문자는 시각적인 기호다. 언어의 종류가 7000개가 넘는데 반해, 문자의 수는 약 100여 개밖에 되지 않는다. 즉, 약 100개의 언어를 제외한 대부분의 언어는 자국어에 해당하는 문자가 없다.
세계적인 언어학자, 수학으로 언어를 분석하다!
“가끔 G11의 말을 들으면 한국 사람이야? 하고 놀랄 때가 있어요. 외국인인데도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건, 언어를 잘 분석해서가 아닐까요? 마치 세계적인 언어학자 노암 촘스키가 언어를 체계화한 것처럼 말이에요.”
노암 촘스키는 언어학계에서 가장 비중 있는 사람 1순위로 꼽히는 세계적인 언어학자다. 촘스키가 이런 평가를 받는 이유는 기존의 언어학 연구와는 완전히 다른 사고방식으로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촘스키 이전의 언어 연구는 언어마다 겉으로 드러나는 구조를 연구하는 데에 초점을 두었다. 그에 반해 촘스키는 모든 언어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를 설명하기 위해 보편적인 언어의 규칙을 찾고자 했다. 그러려면 가장 객관적인 도구가 필요했는데, 그것이 바로 ‘수학’이었다.
먼저 촘스키는 언어를 분석하기 위해 왼쪽과 같이 문장을 구성하는 요소에 따라 ‘수형도’로 나타냈다. 이렇게 수형도로 나타내면 문장을 이루는 각각의 단어가 문장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한눈에 알 수 있다.
이뿐만이 아니라 촘스키는 문장을 구성하는 각각의 단어를 의미에 따라 분류하기도 했다.
문장❶ The girl danced all night. 문장❷ The vase danced all night.
두 문장은 문장의 구조적인 측면에서는 전혀 문제가 없다. 그러나 문장의 뜻을 살펴보면 문장❶은 ‘그 소녀는 밤새도록 춤을 췄다’로 말이 되지만, 문장❷는 ‘그 꽃병은 밤새도록 춤을 췄다’로 일반적인 상식에서 말이 되지 않는다. 촘스키는 이와 같이 문맥상 말이 되지 않는 문장이 생기지 않도록 같은 명사라도 오른쪽과 같이 의미에 따라 분류해 표기했다. 이렇게 하면 ‘춤추다(dance)’라는 동사 앞에는 ‘꽃병’처럼 생명이 없는 단어는 올 수 없다.
이처럼 촘스키는 모든 문장의 구조를 분류하는 것은 물론이고, 문장을 이루는 단어를 그 의미에 따라서 분류했다. 이것은 마치 기호나 수식을 통해 최대한 간결하게 표현하고, 이후 논리에 따라 체계화하는 수학적인 방법을 따랐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후 촘스키의 연구는 언어학은 물론이고, 심리학, 인류학, 철학 등 많은 분야에 영향을 미쳤다. 또한 컴퓨터와 언어학이 합쳐진 ‘컴퓨터 언어학’의 탄생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촘스키로부터 시작된 ‘컴퓨터언어학’, 어디에 쓰이나?
컴퓨터언어학이란?
인간의 언어를 컴퓨터가 처리할 수 있도록 연구하는 분야다. 촘스키의 언어 체계화는 인간과 기계 언어 사이에 다리를 놓는 역할을 했다. 언어의 구조를 매우 간결한 기호와 논리를 통해 분류하자, 기계가 인식하는 언어인 기계어까지도 분석할 수 있게 되었다.
“Amazing!” 외국인들도 감탄한 ‘한국어’와 ‘한글’
“이제 한국어와 한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 볼까요? 여기 계신 분들은 모두 한국말을 정말 잘 하시는데, 혹시 본인이 속한 나라에서도 한국어와 한글에 대해 알고 있었나요? 한국어와 한글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이야기해 주세요.”
외국인들은 ‘한국어’와 ‘한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한국어와 한글의 특징에 대해 살펴보자. 먼저 한국어는 영어나 유럽의 언어에 비해 존댓말이 훨씬 발달했다는 점을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이러한 존댓말은 한국어 이외에도 일본어나 중국어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유교문화에 뿌리를 둔 동양에서 어른을 공경하는 문화가 고스란히 언어에 반영된 것이다.
두 번째로 한국어는 의성어와 의태어가 발달했다. ‘달그랑달그랑’, ‘아삭아삭’, ‘지지배배’, ‘콩닥콩닥’과 같이 소리를 표현하는 의성어와 ‘갸우뚱’, ‘후다닥’, ‘기웃기웃’, ‘울긋불긋’과 같이 모양이나 태도를 표현한 의태어는 한국어의 특징을 잘 드러낸다.
세 번째로 한국어는 색깔을 표현하는 데에 있어서도 다채롭다. 영어에서 ‘빨갛다’를 뜻하는 단어로 ‘red’와 ‘reddish’ 정도라면, 한국어에서는 ‘붉다’, ‘발갛다’, ‘불그레하다’, ‘불그죽죽하다’, ‘시뻘겋다’, ‘새빨갛다’ 등 다양하게 색깔을 표현할 수 있다.
한국어, 수학 공부에 유리하다?
최근 한국어가 수학을 배우는 데 영어보다 유리하다는 결과가 미국에서 나와 화제였다. 미국 노스웨스턴대와 텍사스 A&M대학 연구팀은 영어로 숫자를 셀 때 사용하는 언어가 24개 이상인 반면, 한국어로 수를 세는 데에 필요한 단어는 10개에 불과하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견이 분분하다. 서울대 언어학과 권재일 교수는 “한국어의 수 표현은 십칠, 열일곱 등 한자식 표현과 순 우리말 표현이 다채로워 수를 세는 데에 필요한 단어가 적다고 볼 수 없다”며 “연구팀이 한국어의 특징을 제대로 알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이견을 보였다.
우리 고유의 문자인 ‘한글’에 대한 생각은 어떨까? 서울대 언어학과 권재일 교수는 한글의 특별함을 3가지 이유를 들어 설명했다. 첫째,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등 세계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언어에도 고유의 문자는 없다. 모두 라틴문자를 쓰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설명했듯이 언어의 개수가 7000개가 넘는 데에 비해 문자의 수는 100여 개뿐이다. 우리말에 고유 문자인 한글이 있는 것만으로도 특별하다는 얘기다.
두 번째로 세계 문자 중에서 다음 3가지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문자는 한글이 유일하다.
➊ 만든 사람이 정확히 기록되어 있는 문자
➋ 만든 시기가 정확히 기록되어 있는 문자
➌ 만든 원리를 써 놓은 기록이 있는 문자
한글은 조선의 4대 왕 세종이 1443년에 한글을 창제했고, 1446년 한글의 원리를 담은 훈민정음(해례본)을 펴내어 반포했다. 한글은 만들고자 한 사람이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특정 시기에 완성된 발명품인 것이다.
마지막 세 번째는 한글은 문자 발달의 최고 단계인 ‘자질문자’에 속하는 유일한 문자다. 한글은 발음기관의 모양을 본떠 만든 것은 물론이고, 기본 글자에 획을 더해(ㄱ-ㅋ-ㄲ) 음성학적으로 동일한 계열의 글자를 만드는 원리다. 이런 이유 때문에 언어학자 제프리 샘슨은 한글을 기존의 표음문자★와 차원이 다른 문자라고 해서 ‘세계 최초의 자질문자’로 규정했다.
표음문자★는 사람이 말하는 소리를 기호로 나타낸 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