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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수학 교과를 둘러싼 화두 중 하나는 ‘수학 교과 내용을 늘릴지 말지’에 대한 수학 교육 강화 문제입니다. 이에 대해 수학자와 수학교육학자, 수학 교사들의 생각은 어떤지 자세히 들어봤습니다.

 

 

한은진 (충북 청석고등학교 수학 교사)

 

찬성 / 우리가 대부분 사용하는 모바일 기기에서 정보처리 속도를 결정하는 요소는 결국 데이터의 정보처리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하느냐입니다. 이때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는 과정에 필요한 개념이 행렬입니다. 행렬과 벡터의 쓰임이나 활용도를 고려할 때 기초 지식으로 알아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박규환 (고려대학교 물리학과 교수)

 

찬성 / 당연히 찬성입니다. 행렬과 벡터는 현재 인공지능과 더불어 자연과학과 기술, 사회 모든 분야에 걸쳐 구구단만큼이나 핵심적인 수학 과정이어서 꼭 강화해야 합니다.

 

안승석 (전북 원광고등학교 수학 교사)

 

반대 / 행렬은 계산 과정이 복잡하지만, 불필요한 내용이 많다는 지적을 받아 예전에 교과과정 에서 삭제됐습니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공통과정보다는 선택과목으로 가는게 맞는다고 생각합니다. 공간벡터도 마찬가지예요. 벡터는 기하학적 의미와 개념이 중요한데 평면벡터만으로도 벡터 개념을 익히기 충분하다고 생각되거든요. 공간벡터 부활보다는 공간도형의 다양한 해석을 교육하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합니다.

 

박자현 (인천 인제고등학교 수학 교사)

 

반대 / 변화하는 미래사회에 수학을 이해하고 잘하는 학생은 중요한 인재가 될 수 있다는 부분에 동감합니다. 하지만 현재 논의되는 행렬을 공통과정인 고등학교 1학년 수학 과목에 포함하는 것은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고등학교 1학년의 수학 이수 단위는 4단위로 일주일에 4시간씩 수업하고는 있으나, 다른 과목보다 공부할 학습량이 많습니다. 그래서 행렬 개념을 편성하는 것에는 찬성하나,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에 따라 스스로 정할 수 있도록 진로 선택과목 등에 포함하는 방안이 합리적이라 생각합니다. 기하 과목은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도 선택자가 매우 적은 상황이어서 벡터까지 교과과정이 확대된다면 시험 부담을 느껴 수학을 꺼리는 학생이 더욱 늘어날 것 같습니다.

 

안창호 (인천진산과학고등학교 수학 교사)

 

반대 / 4차 산업혁명 시대라고 해서 인공지능과 관련된 내용을 모든 학생이 배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에게 학습 부담을 주면서까지 배우는 양을 늘리는 것은 수학이라는 과목을 더 싫어하고 포기하게 할 것 같아 걱정됩니다. 꾸준히 교육과정에서 수학 개념을 줄여왔으나 여전히 많은 학생이 학습량의 축소를 실감하지 못합니다. 따라서 더 줄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대한민국 고등학생의 72%가 4년제 대학을 진학하고 있습니다. 부족한 부분, 필요한 부분은 대학에서 배워도 되리라 생각합니다. 학생들이 재미있게 수학을 배울 수 있는 그런 나라를 꿈꿔봅니다.

 

조완영 (충북대학교 수학교육과 교수)

 

찬성 / 지금까지 수학과 교육과정 개정의 최대 목표는 학습 내용의 양, 즉 학습 요소의 개수를 줄이는 데 있었습니다. 그러나 학습 내용의 양을 줄이는 것이 수학을 포기하는 학생들의 감소로 이어졌다는 자료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이번에 수학 교육을 강화하는 것은 모든 학생을 인공지능 전문가로 만들자는 것이 아닙니다. 누구나 인공지능의 시대에 살고 있으므로 수학이 인공지능 분야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한 기초 지식은 모든 학생이 공부해야 한다는 것이죠. 단 수학 내용을 학문적으로 심화시키기보다는 수학의 유용성과 수학 개념을 견고하게 이해할 기회를 제공하는데 주안점을 둬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실생활과 수학 개념을 연결해 탐구한 뒤 배운 수학 개념을 다시 활용하는 과정을 거친다면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손대원 (진주외국어고등학교 수학 교사)

 

찬성 / 같은 수학 교사 안에서도 ‘늘려야 한다’, ‘줄여야 한다’ 생각이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 저는 최근 행렬, 벡터, 부등식의 내용이 추가된다는 이야기에 살짝 반갑기도 했습니다. 수학 교육 과정을 아무리 줄여나가도 수포자는 항상 있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수학은 본질적으로 어려운 학문이기 때문입니다. 단, 단순히 개념을 강화하는 수준이 아니라 고등학교에서 수학적 경험을 제공하는 방법을 보완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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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0월 수학동아 정보

  • 홍아름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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