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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크래프트] #20. 오싹! 귀신의 집보다 더 무서운 비둘기

퓨처킴은 운영요원이 경악할 만큼 소리를 지르며 땀과 눈물로 범벅이 된 강렬한 ‘귀신의 집’과의 첫 만남 뒤로 귀신의 집 근처에도 가지 않죠. 그런 제게 귀신의 집보다 무서운 존재가 있습니다. 바로 비둘기예요. 이번 호에는 제 등골을 오싹하게 하는 것들을 한데 모아 ‘귀신의 집’을 만들어보겠습니다.

 

 

※  편집자 주

LOL, 오버워치, 배그부터 다양한 인디게임까지 섭렵한 게임 인생 6년 차 퓨처킴. 하지만 마인크래프트는 처음이다. 회사에서 게임을 하는 것이 조금은 눈치 보이지만 마크의 초고수가 되는 그날까지, 나는 달린다!

 

 

 

퓨처킴이 귀신의 집보다 비둘기를 더 무서워하게 된 결정적 사건이 있습니다. 바로 중학교 2학년 때 어느 여름날, 비둘기 한 마리가 학원 창문으로 날아 들어와 교실을 한바탕 뒤집어 놓은 일이 있었죠. 그 뒤로 저는 비둘기가 푸드덕대면 기겁을 한답니다. 으~, 벌써 비둘기 생각만 해도 소름이 돋네요. 그런데 이런 비둘기가 제가 좋아하는(?) 수학과 연관이 많대요!

 

비둘기가 숫자를 안다고?

 

비둘기들은 우르르 몰려다니지만, 날아다니지 않고 사람이 가까이 다가가도 도망가지 않는데요, 전 그런 비둘기는 머리가 나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흔히 머리가 나쁜 사람을 ‘새대가리’에 비유하곤 하니까요. 그런데 의외로 비둘기가 숫자를 셀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2011년 당시 데미안 스카프 뉴질랜드 오타고대학교 심리학과 박사후연구원은 비둘기에게 도형이 각각 1개, 2개, 3개 그려진 그림을 보여주고 비둘기가 작은 수에서 큰 수 순으로 그림을 부리로 쪼면서 숫자를 익히는 실험을 진행했어요. 성공하면 보상으로 먹이를 줬죠. 놀랍게도 불과 약 5일 만에 비둘기는 약 80%의 높은 정답률을 보이며 도형이 1개, 2개, 3개 순으로 화면을 쪼았습니다. 이후 1년간 진행된 훈련에서 비둘기는 1부터 9까지의 순서를 익힐 수 있었어요. 연구팀은 비둘기의 이런 능력이 마찬가지로 숫자를 셀 수 있다고 알려진 붉은털 원숭이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라고 평가했죠.

 

비둘기집 원리란?

 

또 다른 비둘기와 관련된 유명한 수학 이야기가 있어요. 만약 9개의 비둘기집이 있을 때 비둘기가 10마리 있다면 적어도 한집에는 두 마리의 비둘기가 있겠죠? ‘너무 당연한 얘기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 있는 이 원리는 1834년 독일 수학자 페터 구스타프 르죈 디리클레가 서랍장에 진주를 하나씩 나눠 넣는 방법을 떠올려 ‘서랍 원리’라고 이름 붙였어요.

 

그런데 이 내용이 영어권 국가로 퍼지면서, 서랍장이 비둘기집과 비슷해 점차 ‘비둘기집 원리’라고 부르게 됐죠. 비둘기집 원리는 수학에서 직접 증명하기 어려운 문제를 간접적으로 증명할 때 유용하게 쓰여요. 비둘기집 원리는 해결하는데 가장 오랜 시간이 걸린 문제로 기네스 북에 오른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푸는 데에도 쓰였답니다.

 

 

공포의 비둘기집 원리 응용문제!

 

그럼 여기서 공포특집을 맞아 준비한 무서운(?) 비둘기집 문제! 귀신의 집에서 헝클어진 긴 머리를 한 존재를 만나 깜짝 놀란 적 있으시죠? 그보다 더 소름돋는 것이 있어요. 비둘기집 원리에 따르면 서울에 머리카락의 수가 같은 사람이 최소한 두 명 있다는 거예요!

 

일반적으로 사람 한 명당 머리카락 수는 8만~12만 개라고 합니다. 그리고 현재 서울에 사는 사람은 약 983만 명(2021년 4월 기준)으로 추정되고 있죠. 이때 머리카락 수를 기준으로 비둘기집을 만든다면 4만(12만-8만)개의 비둘기 집이 생깁니다. 서울에 사는 사람은 4만 명을 훌쩍 넘기 때문에 무조건 한 비둘기집에는 두 명 이상이 들어가겠죠. 결국 같은 머리카락 수를 가진 사람이 반드시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귀신의 집을 만들고 제가 유독 무서워하는 비둘기에 대해 이야기해봤는데요. 아무래도 오늘 밤에는 부모님 옆에서 자야겠어요. 귀신의 집 속에서 푸드덕대는 비둘기가 꿈에 나올 것 같거든요.  여러분이 무서워하는 건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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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8월 수학동아 정보

  • 글 및 사진

    김미래 기자 기자
  • 일러스트

    김태형
  • 디자인

    김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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