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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맨] 우아한 하비맨의 취미는 피아노 연주

세상 모든 취미 수학으로 리뷰한다

일곱 살 무렵부터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한 하비맨은 중학교 1학년 이후 피아노 치는 일을 그만뒀다. 주변에 피아노를 잘 치는 사람이 많아서 특별한 취미가 아니라고 생각한 것. 그런데 어른이 되어 피아노 소리를 들어보니 그렇게 아름다울 수 없었다. 하비맨은 다시 피아노를 신나게 칠 수 있을까? (※편집자 주.취미를 묻는 질문에 언제나 ‘독서’라고 답하는 독자를 위해 다양한 취미를 소개한다. 수학 토핑을 듬뿍 넣은 천방지축 얼렁뚱땅 체험기를 통해 취저(취향저격) 취미를 찾아보자.)

 

피아노에게도 정식 이름이 있습니다. 바로 ‘피아노포르테’입니다. 이탈리아의 악기 제작가 바르톨로메오 크리스토포리는 1700년대 초에 지금의 피아노와 비슷한 악기인 피아노포르테를 발명했습니다. 피아노는 ‘부드러운’을, 포르테는 ‘커다란’을 뜻합니다. 연주가가 건반을 치는 세기에 따라 소리의 크기가 달라진다는 의미에서 이름 붙여졌죠. 피아노가 등장하기 전에 있던 건반 악기인 ‘하프시코드’는 연주자가 건반을 누르는 세기와 상관없이 같은 크기의 소리를 냈습니다. 피아노의 등장으로 음악을 더 풍성하게 표현할 수 있게 됐습니다. 


가장 일반적인 피아노는 흰 건반이 52개, 검은 건반이 36개로 총 88개입니다. 건반을 누르면 피아노 몸체 안에 있는 작은 망치가 줄을 쳐서 소리가 납니다. 


폴란드 작곡가 프레데릭 쇼팽과 함께 뛰어난 피아니스트로 평가받는 헝가리 출신 연주가 프란츠 리스트는 모든 악기 중 피아노를 가장 뛰어난 악기로 꼽았습니다. 요즘에는 학생뿐 아니라 성인도 취미로 피아노를 배웁니다. 가요를 편곡해 피아노로 연주하는 것을 ‘피아노 커버’라고 합니다. 피아노 커버로 인기를 얻은 유튜브 크리에이터도 많죠. 


잘 조율된 피아노라면 어느 피아노나 같은 소리를 냅니다. 조율은 각 건반이 일정한 음을 내도록 음높이를 조정하는 일입니다. 그런데 피아노가 일정한 소리를 내는 데에는 수학적 비밀이 숨어있습니다. 

 


 

 피아노의 음은 수학에서 탄생했다 

 


소리는 진동수에 따라 다르게 납니다. 진동수가 낮으면 낮은 소리가, 높으면 높은 소리가 나죠. 피아노를 비롯해 악기에서 사용하는 음은 일정한 진동수를 가집니다. ‘도(C4)’의 진동수는 261Hz고, ‘솔(G4)’은 391Hz죠. ‘도’에서 시작해 ‘레, 미, 파, 솔, 라, 시’로 이어지는 것을 ‘음계’라고 하고 이 7개의 음이 반복되는 주기를 ‘옥타브’라고 합니다. 


고대 그리스 수학자 피타고라스는 음계 사이의 비율을 처음 연구했다고 전해집니다. 현대적 시각으로 보면 그는 두 음의 진동수의 비가 정수로 표현되면 아름다운 화음이 난다고 주장했습니다. 피타고라스는 쇠를 내리치는 망치의 무게로 음 사이의 비율을 실험했다고 전해지는데,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아버지인 빈센초 갈릴레이는 16세기에 피타고라스의 주장이 줄을 가지고 실험할 때 성립한다는 사실을 알아냈죠.


기타처럼 양쪽이 고정된 줄이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긴 줄은 튕기면 천천히 진동해서 낮은 소리를 내고, 짧은 줄은 빠르게 진동해서 높은 소리를 냅니다. 줄 길이의 비가 2:1인 두 음을 함께 내면 소리의 높낮이만 다를 뿐 같은 음이 들립니다. 예를 들어 ‘도’라는 음을 내는 줄의 길이를 1이라고 하면, 이 길이의 반인 줄이 진동하며 내는 음은 한 옥타브 높은 ‘도’입니다. 줄의 길이와 진동수는 역수 관계에 있으므로 낮은 도와 높은 도의 진동수의 비는 1:2입니다. 


피타고라스는 다른 정수비도 실험했습니다. 낮은 도와 높은 도 음을 내는 줄 길이의 산술평균은 1.5입니다. 낮은 도와 길이의 비가 3:2인 음, 즉 진동수의 비가 2:3인 음을 도와 함께 연주하면 아름다운 화음이 들립니다. 이 음은 ‘솔’입니다. 낮은 도의 진동수를 1이라고 하면 솔의 진동수는 인 셈이죠. 도와 솔은 5음 차이가 나는 조화로운 소리라 ‘완전 5도’라고 부릅니다. 낮은 도와 줄 길이의 비가 4:3인 음을 낮은 도와 함께 연주할 때도 아름다운 소리가 났다고 합니다. 이 음은 지금의 ‘파’에 해당하며 두 음을 같이 연주하는 것을 ‘완전 4도’라고 합니다. 


피타고라스를 따르는 이들은 2:3이라는 비율에 특히 매력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옥타브 사이의 다른 음계도 2:3 비율을 이용해 정했습니다. 솔과 진동수의 비가 2:3인 음의 진동수는 (=()2)입니다. 그런데 이 값은 낮은 도와 높은 도의 진동수 비인 2를 넘습니다. 옥타브는 반복되므로 이 음을 2로 나누면 한 옥타브 내려간 같은 음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때의 진동수는 죠. 이 음이 ‘레’입니다. 다시 이 음을 기준으로 진동수의 비가 2:3인 지점을 찾으면서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도-레-미-파-솔-라-시-도’의 최초 모습을 완성했습니다.

 


피아노 연주하기 총평 “손가락은 살아있었다” 


굳은 줄만 알았던 손가락이 연습을 거듭할수록 점점 유연해졌어요. 역시 악기 연주의 생명은 연습인가 봐요. 여러분도 좋아하는 곡을 정해 피아노로 연습해 보세요.
장점 멋지게 피아노를 연주하면 바로 인싸 등극 가능! 
단점 밤 10시 이후에는 치면 안 됨.  

피아노에 숨어있는 수학적 원리, 재미있게 보셨나요? 여러분의 집에도 장식품처럼 놓여있는 피아노가 있다면 지금 뚜껑을 열고 연주해 보세요! 하비맨의 좌충우돌 취미 리뷰는 다음 호에도 계속 됩니다. 쭈욱~! 

 

●피아노 커버 유튜브 크리에이터 한뼘피아노가 말하는 가요 편곡 TIP 

• 발라드곡처럼 전주 부분에 피아노 소리가 있는 곡을 고르면 전반적인 틀을 잡을 수 있어 편곡하기 쉽다. 
• 피아노로 커버하려는 곡을 최대한 많이 듣는다. 
• 악보 초안을 만들 때는 가장 낮은 음인 베이스 음을 먼저 익히고 왼손으로 연주할 반주를 만든다.  그런 다음 오른손으로 연주할 멜로디를 추가한다. 


● 피아노 커버로 자신을 표현해 보세요! 

피아노를 배우면 음악의 기초를 다질 뿐 아니라 자신만의 곡도 만들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어려울 수 있지만, 피아노로 표현하는 화음이나 멜로디에 점점 빠져들 거예요! 자신을 표현하고 싶은 무언가가 필요하다면 피아노를 활용해보세요. 저는 어렸을 적 어머니의 권유로 피아노를 시작했습니다. 클래식 음악을 연주할 때는 지루했지만,  편안한 느낌을 주는 뉴에이지 곡이나 대중음악을 연주하면서 재미를 느꼈죠. 그러다 한 유튜브 크리에이터의 피아노 커버곡을 우연히 들었는데, 강력한 느낌의 곡을 피아노로 부드럽고 감미롭게 편곡한 것에 매료돼 커버를 시작했습니다. 제가 연주한 곡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커버곡은 아이즈원의 '파노라마'입니다. 중독성 강한 멜로디가 피아노로 잘 표현된 것 같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곡을 직접 피아노로 연주하면 스트레스도 해소할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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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6월 수학동아 정보

  • 글 및 사진

    조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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