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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우주로 떠나는 시간여행 천문학

SW가 펼치는 상상의 세계➎

먼 우주까지 직접 가볼 수는 없다. 우리가 관측할 수 있는 건 지구에서 보이는 우주의 모습뿐이다. 우주의 비밀을 풀려면 수십 억 년 전에 출발한 별빛을 기록하고 분석하는 수밖에 없다. 현실세계에서는 불가능하지만, 소프트웨어(SW)를 활용하면 시공간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 관측 데이터와 이론을 바탕으로 천체를 모델로 만들어 시간을 거꾸로 돌려보기도 하고, 가상으로 우주 비행을 하면서 연구하는 것이다.
 

우주 거대구조의 비밀을 밝히다

우주는 다양한 구조로 이뤄져 있다. 은하가 모여 은하군, 은하단을 이루고 다시 무리를 지어 초은하단을 이룬다. 초은하단 이상의 천체를 우주 거대구조라 한다. 거대한 벽 모양으로 수많은 은하가 모여 있는 ‘거대 장벽’, 물질이 거의 없는 공간인 ‘보이드’ 등 우주 거대구조는 우주 물질의 3차원 공간 분포를 연구하면서 발견됐다. ‘슬론 디지털 스카이 서베이(SDSS)’를 통해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유럽항공우주국(ESA)를 비롯한 여러 국가와 기관, 개인이 협력한 결과다.

우리나라 고등과학원의 천체물리 그룹도 우주 거대구조를 시뮬레이션했다. 물리학 법칙을 적용해 수천 억 개의 입자를 시간에 따라 진화시킨 것이다. 그 결과, 여러 은하가 가는 선 모양으로 늘어선 것과 같은 거대구조를 확인할 수 있었다. 물리학 법칙을 따르는 작은 입자는 아무렇게나 움직이는 것 같았지만, 크게 보면 일정한 패턴이 보였다.

연구에 쓰인 SW를 직접 프로그래밍한 김주한 고등과학원 거대수치계산센터 연구교수는 “우주가 팽창하면 어느 구역이든지 물질이 균일하게 분포할 것 같지만 실제 관측해 보면 그렇지 않다”며, “이론을 바탕으로 만든 시뮬레이션에서도 우주 거대구조의 존재가 확인된 것은 이론과 실제가 잘 일치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SW는 우주 모형을 개선하고 우주 거대구조의 기원과 진화, 은하의 형성 과정 등을 이해하는 데 쓰인다.
 

천문 연구의 시작과 끝은 SW

천문학에서는 적외선과 자외선 등 눈에 보이지 않는 파장의 빛까지 측정하는데, 그 중에서도 우리 눈으로 볼 수 있는 가시광선 영역의 빛을 측정한 데이터는 이미지로 기록된다. 이미지 데이터를 처리하는 데 가장 흔히 쓰이는 SW는 ‘아이라프(IRAF)’다. 아이라프를 통해 이미지에 담긴 우주 물질의 온도와 밀도, 구성 성분의 비율, 나이, 질량 등 다양한 특성을 알아낼 수 있다.

프로그래밍 언어로는 ‘대화형 데이터 언어(IDL)’를 가장 많이 쓴다. IDL에는 다양한 수학 함수와 그래픽 시각화 기능이 들어 있어 과학자들이 비교적 쉽게 데이터를 분석하고 처리할 수 있다. 고유경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연구원은 “이미지에서 천체를 검출하고 그 밝기를 측정하는 SW만 해도 수십 개”라며, “SW마다 만들어진 목적이 다르고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사용자가 잘 비교하고 써야 한다”고 말했다.

김주한 교수는 “천문학 연구의 목적에 맞는 SW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이론과 관측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 연구원은 “갈수록 처리해야 하는 데이터의 양이 급속도로 늘고 있어 SW를 활용해 빅데이터를 통계적으로 분석하는 능력도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2015년 07월 수학동아 정보

  • 송경은 기자
  • 도움

    김주한 연구교수
  • 도움

    고유경 박사수료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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