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 서식하는 웜뱃은 통통한 몸에 둥근 얼굴을 가진 초식동물입니다. 웜뱃은 육면체 모양의 똥
을 누는 동물로 유명하죠. 패트리샤 양 미국 조지아공과대학교 기계공학과 박사후연구원팀은 축축하고 유연한 장의 움직임을 분석하는 수학 모형을 만들어 웜뱃이 육면체 모양의 똥을 싸는 원리를 밝혔습니다.
연구팀은 자동차 사고로 죽은 웜뱃 세 마리의 소장과 대장에서 서로 다른 부위에 있는 똥을 채취했고, 항문에 가까워질수록 똥이 육면체 모양으로 변한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연구팀은 이런 변화의 원인이 장의 두께와 수축 운동 때문일 거라 가정하고 장을 살폈습니다. 그리고 장의 단면을 딱딱한 부위와 부드러운 부위가 번갈아 나타나는 고리 형태로 나타냈습니다. 또 장이 수축할 때 고리의 각 부분이 똥에 가하는 힘의 크기를 계산하는 식을 세웠고, 육면체 모양을 이루는 모서리의 생성과정을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연구팀은 장의 딱딱한 두 부위가 수축할 때 주변에 있는 부드러운 부위가 같이 움직이면서 장의 단면이 사각형 형태가 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양 박사후연구원은 “웜뱃이 육면체 똥을 싸는 원리를 연구하면 다양한 소재로 육면체 형태의 물체를 만들 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소프트 매터’ 1월 21일자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