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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곽현화


쭉 뻗은 다리와 예쁜 몸매로 ‘개그콘서트’의 ‘봉숭아학당’ 코너에 나오던 그녀. 하지만 그녀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몇이나 될까? 혹시 ‘봉숭아학당에서 개그맨 허경환 백댄서로 나왔던…’이라는 수식어가 붙으면 기억이 나려나? 하지만 그녀를 단번에 떠올리게 하는 수식어도 있다. 바로 ‘이대 수학과 출신의 개그우먼 또는 여가수!’곽현화, 그녀가 ‘수학의 여신’으로 찾아온다!


“저…, 수학 책 내요.”
환한 미소를 띠며 배꼽 인사로 취재진을 맞아준 그녀가 수줍게 이야기를 꺼냈다.

8등신 몸매에 우월한 키, 평소 짧기로 세상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기자는 첫 만남부터 하트눈이 되었다. 늘씬한 몸매와 예쁘장한 얼굴, 지금껏 TV를 통해 보여준 섹시한 이미지 때문에 공부와는 거리가 멀게 느껴지지만, 의사가 되고 싶었다는 그녀는 수능모의고사에서 만점에 가까운 성적을 받기도 했다. 한쪽으로 치우친 이미지로 고생한 그녀, 2011년에는 수학과 출신의 저력을 보여준다기에 수학동아가 서둘러 인터뷰를 요청했다.


학창시절 받은 상장이 100개가 넘는 우등생이었다는 소식을 이미 접한 터라 그녀가 책을 낸다는 사실이 그리 놀랍지는 않았다. 하지만 연예 활동을 하며 학습 관련 책을 내기는 쉽지 않았을 텐데, 그녀는 어떤 계기로 책을 쓰게 된 걸까?

“제가 중학생 때는 수학 성적이 거의 중하위권에 가까웠어요. 뭔가 알 듯 말 듯하면서도 공부한 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아 무척이나 답답했었죠. 국어나 사회, 영어 등 다른 과목은 점수가 만족할 만큼 나왔는데, 수학은 아무리 열심히 해도 계속 같은 자리인 거예요. 넘지 못할 한계에 부딪힌 것 같았고, 오기도 발동했죠. 슬슬 약이 오르는 거예요. 그래서 중학교를 졸업하던 겨울방학에 ‘수학을 정복해 보자!’하고 결심했어요. ‘하루에 10시간 수학공부하기!’ 이런 비현실적인 계획이 아니라, 수학과 친해지기 위해 생활하며 생기는 모든 자투리 시간에 수학공부를 하기로 다짐했죠. 다른 과목을 공부하는 사이의 시간도 활용했어요. 

덕분에 고등학교에 입학한 뒤에는 수학도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었죠.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제가 깨달은 공부 방법을 책에 담아, 같은 고민이 있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책을 쓰게 됐어요.”


평소 수학공부를 어려워하는 중학생이나 일찍이 수학에 흥미를 잃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고등학생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는 그녀. 확실한 도움을 주기 위해 틈틈이 수학공부를 한다고 했다. 책 한 권을 쓰게 되면 특별히 애착이 가는 부분도 있을까?

“애착이 안 가는 부분은 없죠. 그치만 특별히 더 많이 신경 쓴 부분은 있어요. 아무래도 가벼운 이야기가 아니라 수학 개념을 설명하는 부분을 쓰는 데 가장 공들였어요. 현재 중요한 부분은 거의 다 썼고, 수학 외적인 부분, 학생들에게 들려주고 싶고, 함께 공감할 수 있는 학창시절 이야기 등 개인적인 에피소드 부분만 조금 남았네요. 저는 학생일 때 공부하다가 분명 잘 모르는데도 선생님께 묻기 부끄러워 그냥 넘어간 경험이 많았어요. 사실 모르는 부분이 너무 당연하고 사소한 부분이어서 선생님께 흉보실 것 같았거든요. 그래서 이 책을 보는 학생들에겐 그 부분에 도움을 많이 주려고 해요.”


벌써 기대되는 그녀의 수학 이야기 ‘수학의 여신’. 그녀에게선 책을 알찬 내용으로 채우기 위해 노력하는 흔적이 보였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그녀가 이토록 수학을 좋아하게 된 이유도 궁금했다. 수학과 친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비법을 전해달라고 졸랐다.

“우선 두 가지는 확실해요. 의욕과 호기심! 누군가 시켜서 하는 공부는 항상 한계가 있어요. 흥미도 금방 떨어지죠.

일단 수학과 친해져야겠다는 마음이 중요한 것 같아요. 뭐든 마음먹기 달렸다는 말도 있잖아요. 선생님이 외우라고 했던 공식이 이해가 안 되면 스스로 시간을 투자해 이해할 때까지 매달릴 수 있는 의지가 중요한 거죠. 덧붙여 의욕과 의지를 뒷받침해 줄 호기심도 중요해요. 경험상 몰랐던 문제를 풀이집이나 누군가의 도움으로 풀게 됐다면 ‘왜 이런 과정으로 풀릴까?’와 같은 호기심을 품는 것이 성적을 올릴 수 있는 지름길이 될 수 있거든요.

또 주변의 선생님과 부모님, 선배 등 언제든지 멘토가 돼 줄 분들에게 도움을 적극적으로 요청하세요. 저는 새로운 분야에 도전할 때, 선배들에게 조언을 많이 듣는 편이에요. 관련 책도 아낌없이 읽고요. 새로운 도전을 할 때 생기는 두려운 마음을 없애는 데에는 이미 경험한 분들의 이야기가 최고거든요. 여러분도 ‘모르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말고 ‘모르는 것을 그냥 넘어가는 것’을 부끄러워하는, 호기심 가득한 학생들이 됐으면 좋겠어요.”

그녀는 대학시절, 전공 특성상 자주 했던 과외 경험이 이 책을 쓰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학생으로는 항상 수학시험 점수를 10점 정도 받던 학생이라고 밝혔다. 수학을 정말 싫어했고, 수업시간에는 책조차 가져오지 않았던 말썽꾸러기였다고 했다. 그런 학생을 설득해 기초를 다지게 도와준 뒤, 태어나처음으로 수학점수를 50점 이상 받게 했을 때 누구보다 기뻤다고 했다.

그녀는 함께 공부했던 제자들을 생각하며 ‘학생이라면 이런 게 궁금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놓지 않았다고 했다. 혹시 수학 공부를 열심히 했던 경험이 연예활동에도 도움이 됐을까?


“솔직히 말하면, 처음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대학 시절 연극 동아리 활동을 시작하면서 연예인이 되고 싶었거든요. ‘처음부터 수학 말고 연기공부를 했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어느 날 제 생각을 완전히 바꾸게 됐죠. ‘생각의 탄생’이라는 책에 이런 글이 있는 거예요.

프랑스의 물리학자인 아르망 트루소도 이 말에 동의한다. “모든 과학은 예술에 닿아 있다. 모든 예술에는 과학적인 측면이 있다. 최악의 과학자는 예술가가 아닌 과학자이며 최악의 예술가는 과학자가 아닌 예술가이다.”
- ‘생각의 탄생 (미셀 루트번스타인, 로버트 루트번스타인 지음; 에코의서재)’

이 글을 읽은 뒤론 항상 마음에 새기고 다녀요. 제가 수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다행히 저는 수학을 아는 예술가가 될 수 있는 거잖아요. 그 사실을 아는 순간 수학을 좋아하길 잘했다는 생각을 했어요. ‘수학과 과학을 아는 예술가가 되자!’라고 다짐하기도 했고요.”


인터뷰가 진행될수록, 그녀는 원래 알고 지내던 친한 언니 같았다. 요즘 ‘행복’에 관한 책을 많이 읽는다는 그녀는 옹졸한 마음이 생길 때면 장자의 책을 읽는다고 했다. 자기 관리를 충실히 하는 그녀가 더 멋져 보였다. 웃는 얼굴로 진솔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던 그녀에게 개인적인 질문 몇 가지를 했다.

연예활동을 하면서 항상 기억하는 그녀의 좌우명은 무엇일까.

“제 좌우명은 ‘인생은 가까이에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라는 찰리 채플린의 말이에요. 제가 개그우먼 출신이다 보니, 제게 ‘웃음’이라는 요소는 살아가는 데 큰 힘이 되거든요. 또 저는 개그맨, 개그우먼 선배들의 프로의식을 존경해요. 예를 들어 일반 사람에게는 그저 사소한 일상생활 이야기지만 선배들은 회의를 통해 개그 소재로 재탄생시키거든요. 자신의 삶을 웃음으로 발전시키는 놀라운 힘을 항상 배우려고 노력하죠.”

한쪽으로 치우친 이미지 때문에 악플과 비난으로 고생했던 곽현화. 악플도 표현방식이 다른 관심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마음 고생이 심했을 법도 한데, 스스로를 잘 다독이고 있었다. 이에 그녀를 잘 알지 못하는 독자들에게 자신만의 장점을 이야기해달라고 졸랐다.

“저보다 훌륭한 분들이 정말 많아서 스스로 장점을 이야기한다는 게 무척이나 쑥스러운데, 저는 제게 생기는 모든 일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여요. 그리고 사람들과 기쁨을 공감하는 것을 가장 큰 행복이라고 생각해요. 열린 마음과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힘이 저의 가장 큰 장점이겠죠?”

그녀의 얼굴에 미소가 끊이지 않았던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웃음’과 ‘긍정’의 힘이 그녀를 더욱 밝게 만드나 보다. 덩달아 함께 했던 취재진도 마음이 즐거워졌다. 항상 긍정의 힘으로 활동하는 그녀의 2011년 계획과 꼭 이루고 싶은 소원이 궁금했다.

“우선 2011년은 ‘수학의 여신’으로 시작할 것 같고요, 올 한 해는 저 자신을 업그레이드하는 시간으로 보내려고 계획 중이에요. 수학 공부도 그렇지만 모든 인생 공부가 계단식인 것 같아요. 그래서 2011년에는 방송 활동과 노래, 연기처럼 제가 도전하는 모든 분야에서 한 단계 발전된 모습을 보여 드리고 싶어요. 지켜봐 주세요. 또 작은 소원이 있다면 ‘수학의 여신’이 10만 부 팔린 뒤 다시 ‘수학동아’ 인터뷰에 응하고 싶어요.하하.”

마지막으로 한 마디.

“수학동아 애독자 여러분, 2011년에는 부모님께 더욱 효도하시고, 건강 잃지 마세요. 공부가 인생의 전부는 아니지만, 꿈을 이루기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인 것 같아요. 모두 힘내세요.”


인터뷰를 마친 뒤, 그녀는 수학동아 독자들에게 긴 다리만큼이나 시원한 사인을 선물했다. 그녀는 독자들에게 "수학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수학동아를 읽는 열정과 호기심을 잃지 않길 바란다"며 "꼭 자신의 꿈을 이루는 훌륭한 사람이 되라"는 말을 전했다.
2011년, 그녀의 더욱 활발한 활동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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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01월 수학동아 정보

  • 염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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