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디 교수님의 강의는 마치 예술 작품처럼 세심하게 짜여 있어요. 교수님의 강의는 제게 커다란 즐거움입니다.”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수학과에서 고드프리 해럴드 하디 교수의 수업을 들은 한 학생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1877년 2월 7일 영국에서 태어난 하디는 고작 2살 때 수를 100만까지 셌습니다. 또 부모님이 하디를 교회에 데려갈 때면 찬송가 번호를 소인수분해하며 즐거워할 정도로 수학에 남다른 재능을 보였습니다.
하디는 1896년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수학과에 입학하고 2년 만에 과에서 치르는 우등 졸업 인증시험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뒀습니다. 우리 나이로 30세가 되던 1906년부터는 같은 대학 수학과 교수로 강의하며 연구했죠. 그중 동료였던 존 이든저 리틀우드와 함께 연구해 1911년에 발표한 ‘하디-리틀우드 원형법’은 20세기 수학사에서 가장 성공적인 공동 연구로 손꼽힙니다. 하디-리틀우드 원형법은 수를 규칙에 따라 나열하는 ‘수열’의 근사치를 계산하는 방법입니다. 이 연구를 두고 덴마크 수학자 해럴드 보어는 “영국에는 하디와 리틀우드, 그리고 하디-리틀우드라는 위대한 수학자 3명이 있다”고 말할 정도로 중요한 성과였습니다.
하디는 수학자로서의 실력뿐 아니라 인재를 길러내는 능력도 탁월했습니다. 대표적인 인물이 스리니바사 라마누잔입니다. 인도의 가난한 회계사였던 라마누잔은 1913년 하디에게 9장의 수학 정리를 편지로 보냈습니다. 다른 수학자들은 정식 수학 기호도 사용하지 않은 라마누잔의 정리를 인정하지 않았지만, 하디는 그의 천재성을 알아봤죠. 하디는 라마누잔을 영국으로 불러 함께 연구했고 ‘하디-라마누잔 점근 공식’을 만들었습니다. 이 공식은 정수론에서 어떤 값의 근삿값을 유도하는 식으로, 물리학에서 원자핵의 양자 분배 함수를 찾는 데 사용하는 등 많은 과학 분야에 응용됩니다.
저술 활동도 활발했던 하디는 수학 에세이 ‘어느 수학자의 변명’을 집필했습니다. 이 책에서 하디는 수학을 예술에 비교하며 수학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합니다. 그러면서 그림에 사용된 색이 서로 잘 어울리듯 수학적 아이디어도 조화롭게 어울려야 한다고 말했죠. 수학의 아름다움이라니, 역시 천재는 다른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