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생활 속에서 부등식을 만납니다. 믿을 수 없다고요? 하루 일과를 천천히 떠올려 보세요.
버스를 타려고 해도 부등식은 필수예요. 버스 요금이 부등식으로 결정되거든요. 사람들은 0≤a(유아)≤7, 8≤b(어린이)≤13, 14≤c(청소년)≤19, 20≤d(일반)와 같이 네 가지로 나눠진 기준에 따라 요금을 냅니다. 중학생들은 보통 세 번째 범위에 속하므로, 청소년 요금을 내는 거죠.
혹시 집 또는 학교, 학원 엘리베이터에서 오른쪽 사진과 같은 ‘승객용 1150kg, 17인승’이라는 안내문을 본 적 있나요? 이 안내문은 엘리베이터에 탈 수 있는 승객 무게의 합을 x라고 하면, 0≤x≤1150와 같은 부등식으로 나타낼 수 있어요.
또 초등학교 앞 도로에는 ‘어린이 보호구역’이라는 글자와 함께 ‘30’이라고 제한 속도가 안내되어 있습니다. 주로 어린이들이 다니는 도로이니, 이 도로에서는 속도를 줄여 시속 30km 이하로 주행하라는 뜻이죠. 이 도로 위를 달리는 자동차의 속력을 y라고 하면, ‘이 도로를 주행하기 알맞은 자동차의 속력은 0≤y≤30이다’라고 표현 할 수 있어요.
이처럼 생활 속에서 무게나 속도, 길이나 개수를 제한할 때 사람들은 주로 부등식을 사용해요. 영화 관람등급을 매기거나, 백화점이나 마트에서 사은품을 줄 때도 부등식이 쓰이지요. 아마 주위를 둘러보면 꽤 많은 곳에서 ‘부등식’을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우리는 학교에서 ‘부등식’이라는 용어를 배우기 전부터 자연스럽게 생활 곳곳에서 ‘수의 기준’이 되는 부등식을 사용하고 있는 거예요.
진실을 밝혀 주는 부등식
보통 부등식은 학생들이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는 단원입니다. 새롭게 등장하는 기호나 용어, 공식도 없고, 방정식과 함수를 공부하면서 익숙해진 미지수와 등식 덕분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에게 ‘활용문제’만큼은 늘 걸림돌이 됩니다. 문장으로 주어진 문제를 ‘부등식’으로 표현하는 연습이 부족한 친구들일수록 활용문제에서 약점이 드러나죠. 이런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생각을 조금 다르게 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앞으로 활용문제를 풀 때는 탐정의 마음으로 문제를 바라보세요. 부등식은 각 문제에서 ‘진실을 밝히는 도구’로 쓰이는 경우가 많거든요. 문제를 푼다는 생각보다는 사건을 해결한다는 마음으로 주어진 단서를 정리하다 보면, 어느 새 문제를 해결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다음 문제를 통해 함께 연습해 볼까요?
문제 수동이는 보석가게를 운영하는 친구로부터 다음과 같은 편지를 받았습니다.
나는 어제 하트 모양 금반지 8개를 주문받았다네. 주문 받은 금반지를 제작하면서 나도 같은 디자인의 반지가 갖고 싶어, 모조품 1개를 더 만들었지. 그런데 그만 실수로 손에서 반지를 놓치는 바람에 모조품이 진짜 금반지 사이에 섞이고 말았어! 진짜 금반지는 모두 무게가 같고, 난 모조품이 진짜 금반지와 무게가 다르다는 사실만 알고 있네. 안타깝게도 모조품의 무게가 금반지보다 많은지 적은지는 미처 알아내지 못했어. 게다가 9개 반지의 모양과 크기가 모두 같아 눈으로는 구분할 수 없다네. 내 힘으로는 도저히 모조품을 찾아낼 수 없어, 자네에게 도움을 청하네. 제발 도와 주게!
수동이는 양팔 저울을 3번 사용하여 모조품 반지를 찾았다고 합니다. 수동이는 어떤 방법으로 이 반지를 찾아낸 걸까요?
풀이 이 문제에서는 양팔 저울이 수평을 이뤄야 모조품을 찾아낼 수 있다. 모조품이 진짜 금반지보다 무거운지 가벼운지 모르기 때문이다.
먼저 9개의 반지를 3개씩의 세 그룹(A, B, C)으로 나눈다. 그 다음 세 그룹 중 두 그룹을 정해 양팔 저울에 올려보면서 모조품이 들어있는 그룹을 찾아 내야 한다. 양팔 저울의 결과는 수평이 되거나 또는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지는 두 상황 중 하나다.
① A와 B를 올린 양팔 저울이 수평을 이뤘을 때
양팔 저울 1회 사용 저울 위의 6개의 반지는 모두 금반지다. 모조품은 C에 속해 있음을 알 수 있다.
양팔 저울 2회 사용 다시 양팔 저울에 A(또는 B)와 C를 올린다. 물론 양팔 저울은 수평을 이루지 않는다. 결과에 따라 모조품이 금반지와 비교해 무거운지 가벼운지를 알 수 있다.
양팔 저울 3회 사용 C그룹 반지 중 두 개를 선택해 양팔 저울에 하나씩 올리고 결과를 살펴본다. 이 때 한쪽이 기울어지면, 직전 저울사용의 결과와 같은 방향으로 기울어진 쪽이 모조품이다. 만약 양팔 저울이 균형을 이루면 저울에 올리지 않은 반지가 모조품이다.
② A와 B를 올린 양팔 저울이 한쪽으로 기울 때
양팔 저울 1회 사용 C그룹에 속한 금반지들은 모두 진짜다. 모조품은 A 또는 B에 속해 있다.
양팔 저울 2회 사용 A와 B 중 무거운 쪽과 C를 다시 저울에 올려 본다. 만약 C와 수평을 이루면, 모조품은 저울에 올리지 않은 나머지 한쪽에 속해 있는 것이다. 이 때 모조품이 진짜 반지보다 가볍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반대로 저울이 한쪽으로 기울어지면, A와 B 중 무거운 쪽에 모조품이 속해 있는 것이다.
양팔 저울 3회 사용 ①번과 같은 방법으로 모조품을 찾는다.
어때요? 부등식을 비밀무기로 사용하는 명탐정이 될 수 있을 것 같나요? 이제부터라도 공식처럼 보이는 가짜 공식에 무조건 대입하려하는 잘못된 습관은 그만! 조건에 따라 식을 알맞게 세우는 연습으로 부등식을 정복해 보자고요.
구유미 선생님의 특별 처방전!
중국 속담에 ‘듣기만 하면 잊어버리고, 듣고 보면 기억된다. 만약 이것을 직접 실행에 옮기면 이해가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수학 공부도 마찬가지입니다. 수학은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눈으로 보기만 해서는 이해할 수 없는 학문이거든요.
부등식처럼 수학 공부도 ‘방향’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반드시 노트에 적어 보고, 눈으로 보고 귀로 들은 내용을 나만의 것으로 소화할 수 있어야 하니까요. 소화를 돕는 마법의 주문을 소개 합니다.
수학에게 받은 과거의 상처 때문에 수학이 두렵고, 어려운 친구들이라면 이 주문을 꼭 기억해 두세요. 상처를 가장 빠른 시간에 치료할 수 있는 마법의 주문이거든요. 수학 공부의 순서와 방향을 지키며 공부하다 보면, 분명 잠시 잊었던 수학의 매력을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또한 흥미를 잃지 않기 위해서는 무조건 교과서 순서대로 공부를 하기보다, 공부하려는 단원의 기초가 되는 부분을 찾아서 먼저 훑어보는 게 좋아요. 예를 들어 부등식의 방향이 바뀌는 성질을 공부할 때 초등학교 때 공부한 수직선 개념을 다시 살펴보는 거예요. 그러면 전에 배웠던 내용이 새록새록 기억나면서 부등식에 대한 이해가 쉬어진답니다. 이렇게 모르던 내용을 알게 되면, 자연스레 수학에 대한 흥미도 생겨나겠죠?
어려운 수학 문제를 만나 쓴맛을 경험하고, 오랜 시간을 투자했지만 당장 답이 보이지 않는다고요? 그렇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계속 도전하세요. 답을 찾아 한 방향으로 끝까지 항해하는 여러분에게 분명 보물섬이 나타날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