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두 문제 다 맞혔나요? 우리는 일상에서 자신도 모르게 혐오표현을 사용합니다.
어떤 표현을 혐오표현이라고 정의하는지, 단순히 말에 불과한 혐오표현이 왜 사회 문제인지 지금부터 자세히 알아봐요. 또 청소년들의 혐오표현에 대한 인식과 우리나라 혐오표현의
실태를 인포그래픽으로 살펴봅시다.
2019년 10월 28일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발간한 ‘혐오표현 리포트’에 따르면 혐오표현은 ‘성별, 장애, 종교, 나이, 출신지역, 인종, 성적지향 등을 이유로 어떤 개인이나 집단에게 모욕, 비하, 멸시, 위협 또는 차별, 폭력을 선전, 선동함으로써 차별을 정당화, 조장, 강화하는 효과를 갖는 표현’을 말합니다. 혐오표현은 물리적인 공격이 아니라 언어, 몸짓, 상징물 등으로 차별하는 태도를 드러내는 것이며, 단순 욕설이나 비난과 달리 특정한 집단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에서 비롯됩니다.
예를 들어 청소년을 ‘급식충’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나이를 이유로 비하하는 혐오표현이고, 중국에 대한 편견으로 중국인을 ‘짱깨’라고 부르는 것도 혐오표현입니다. 결정을 잘 못하는 사람을 칭하는 ‘결정장애’라는 단어도 장애를 열등하다고 생각하는 편견이 담겨있는 혐오표현입니다. 모두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표현이죠?
혐오표현은 혐오의 대상에 대한 차별을 강화하고 심한 경우 범죄로 이어져 인권을 크게 침해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에 퍼진 아시아인에 대한 혐오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감염병이 중국에서부터 시작했다는 의혹이 원인이었죠. 한국의 축구 스타 손흥민 선수는 인터뷰 중 기침을 했다는 이유로 ‘코로나19에 걸린 것 아니냐’는 혐오표현에 시달렸고, 2020년 7월 뉴욕 맨해튼에서는 한국계 여성이 ‘묻지마 폭행’을 당하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문제는 인터넷을 통해 혐오표현이 더욱 빠르게 퍼진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이에 대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최진호 한양대학교 컴퓨테이셔널 사회과학연구센터 연구원과 이승선 충남대학교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사람들이 온라인에서 혐오표현을 얼마나 인지하는지 살펴봤습니다. 혐오표현을 경험한 1022명의 시민을 대상으로 2020년 8월 25일부터 31일까지 일주일 동안 설문조사한 결과, 장애, 정치성향, 성별에 대한 혐오표현은 잘 인지하고 있었지만, 종교, 인종·민족·국적, 특정연령층에 대한 혐오표현은 상대적으로 잘 인식하지 못했습니다.
혐오표현을 줄이기 위해 독일에서는 2018년 1월부터 ‘소셜네트워크 내 법 집행 개선법’을 통해 소셜네트워크 이용자가 혐오표현을 신고하면 운영자가 24시간 내에 삭제하도록 했습니다. 스위스에서는 2020년 2월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발언을 처벌하는 법안이 국민투표를 통과했죠. 우리나라에서는 2020년 8월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온라인상의 혐오표현을 처벌하는 법안을 제안했습니다.
법을 제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혐오표현이 무엇인지 인지하고 사용하지 않으려는 태도가 우선입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2020년 5월 발간한 ‘인권존중 학교를 위한 평등 실천 혐오표현 대응 안내서’에 따르면 혐오표현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그 속에 숨은 편견에 대해 스스로 생각하고 다른 사람과 대화를 나눠야 합니다. 여러분은 왜 혐오표현을 사용하고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