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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만에 확~ 바뀐 전기요금 체계 우리집은 오를까? 내릴까?

 

여러분 안녕하세요! 추위를 정말 싫어하는 김진호 기자입니다. 
왜 그렇냐고요? 군대에서 동상에 걸린 경험이 있거든요. 
코로나19의 위험 속에서 1월에는 재택근무를 참 많이 했는데요. 집에 있어도 손발이 시린 기자는 전기용 무릎담요를 발까지 덮고 일했답니다. 그런데 올해 1월부터 전기요금 체계가 연료비 가격을 더 자주 반영하는 방향으로 달라진다는 거예요. 특히 액화천연가스(LNG)의 가격이 치솟아 전기요금이 인상될 것이란 이야기가 많더라고요. ‘이대로 전기를 사용해도 될까?’ 
궁금해진 저는 직접 전기요금 체계 개편안을 뒤져봤습니다. 

 

 “기름(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여러분은 이런 말 들어본 적 있나요? 저는 어린 시절 자주 들어본 말이에요. 전등을 켜놓고 밖에 나가거나 밤에 불을 켜고 잠들면 부모님께 이런 소리를 듣곤 했죠. 이 말은 지금도 유효한 말이에요. 그리고 이번에 전기요금을 개편한 핵심적인 이유이기도 하죠.


한국은 석유가 한 방울도 나지 않는 나라입니다. 강원도에 비교적 널리 분포하는 석탄으로 인해 태백 지역이 과거 탄광촌으로 유명했지만 지금은 석탄을 전처럼 많이 사용하지 않죠. 우리가 사용하는 전기에너지의 대부분은 석탄과 석유, 액화천연가스(LNG) 등 화석연료를 이용해 생산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석유와 LNG가 차지하는 비중이 큽니다.


그런데 실시간으로 요동치는 화석연료의 값이 전기요금에 곧바로 반영되지 않는 문제점이 계속 제기됐습니다. 이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정부는 지난해 12월 원가 연계형 전기요금 체계개편안을 발표했고, 올해 1월부터 처음으로 적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전기요금 체계를 바꾼 것은 2013년 이후 8년 만의 일입니다. 

 

 

 

 

3개월마다 반영하는 ‘연료비 조정요금’

 

이제 본격적으로 우리 집 전기요금이 올랐는지 알아볼 차례예요. 2020년까지 사용하던 기존 전기요금 체계에서는 매해 12월이 되면 직전 1년의 평균연료비를 계산해 전기요금에 그 조정값을 반영해 왔습니다. 예를 들어 2020년 전기요금은 2018년 12월부터 2019년 11월까지의 평균연료비를 2019년 12월 전기요금 산정 때 적용한 거예요. 참고로 평균연료비는 관세청이 정한 ‘과세 가격’을 기준으로 하는데, 과세 가격은 관세법상 물건을 수입하는 데 실질적으로 지불한 모든 가치를 포함한 비용을 말합니다.


우리가 내야 하는 전기요금은 기본 요금과 전력량 요금, 기타 비용을 합한 값으로 산정합니다. 전력량 요금은 크게 기준 연료비와 기후환경 요금, 1년간 평균연료비 변동에 따른 조정요금, 기타 비용이 포함된 금액이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원가 연계형 전기요금체계 개편안에 따르면 1년 중 총 네 차례에 걸쳐 연료비 조정을 실시합니다. 3개월마다 평균연료비를 계산해 연료비의 차이를 전력량 요금에 반영하는 겁니다. 또 빈번한 요금 조정으로 인한 혼란을 막기 위해 분기별로 평균연료비가 kWh(킬로와트시)당 1원 이내로 변동할 경우 이를 반영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정부는 2020년 9월부터 12월까지 평균연료비를 반영했을 때 올해 1월부터 3월까지는 연료비가 kWh당 3원 낮아지며, 4~6월 사이에는 5원이 인하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박종배 건국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님은 “평균 300~400kWh의 전력을 사용하는 4인 가구 주택의 올해 1월 전기요금은 개편안에 따라 1000원 내외로 납부할 금액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3인 가구인 기자의 집은 2020년 12월 337kWh의 전력을 사용해 총 5만 4080원을 납부했는데요. 이번 달 전력을 조금 더 사용했더라도 크게 오르진 않을 것 같네요. 


만약 연료비가 꾸준히 오르는 해가 있다면, 연간 총 네 번이나 전기요금이 계속 인상되는 것 아니냐고요? 안심하세요. 연료비가 급격히 올라 전기요금이 치솟는 것을 막기 위해 연료비 조정요금은 kWh당 최대 ±5원의 범위 내에서만 변동할 수 있도록 정했습니다. 이를 통해 주택용 전기요금은 평균 350kWh의 전력을 쓰는 4인 가구 기준 매달 최대 1750원 오르는 수준으로, 산업용이나 농사 등 일반용 전기요금은 9240kWh의 전력을 사용할 때 최대 4만 6000원 오르는 수준으로 상승폭을 제한했습니다. 

 

고지서 볼 때마다 기후환경을 생각하자!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제가 어렸을 때 부모님께 들었던 핀잔처럼 자원과 기후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방향으로 전기요금 고지서 기록 방식이 바뀐 점이에요. 전 세계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기후변화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을 새롭게 하려는 노력도 담았습니다. 전체 전력량 요금에 포함해서 세부 수치를 전력 소비자에게 알려주지 않았던 기후환경 요금을 고지서에 따로 표시한 거예요. 소비자가 매달 기후와 환경을 위해 지불하는 금액을 명확히 인지하고, 전기를 절약할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느끼도록 하려는 것입니다. 


현재 국내에서 발생하는 기후환경 요금은 kWh당 5.3원으로 전체 전기요금의 약 4.9% 수준입니다. 이는 국내 태양광 발전이나 풍력 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설비의 수, 산업적으로 사용하는 화석연료의 비율 등에 영향을 받습니다.


박 교수님은 “온실가스 감축 필요성에 따른 에너지원의 변화, 4차 산업혁명에 바탕을 둔 신산업 등장 등 전력 환경은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며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탄소 비용 등을 연계한 실시간 전력시장을 만들 수 있도록 중장기 전략을 세워 전력시장을 계속 발전시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전기에너지를 만들기 위해 사용하는 화석연료가 전기요금에 어떻게 반영되는지, 이로 인해 발생하는 기후환경 요금은 얼마나 적용되고 있는지를 살펴봤습니다. 앞으로 지구 환경을 생각하는 신재생에너지 사용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전기요금 체계는 어떻게 변해 갈지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겠네요. 

 

2021년 02월 수학동아 정보

  • 김진호 기자 기자
  • 도움

    박종배(건국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 참고자료

    산업통상자원부 ‘원가 연계형 요금제 등 합리적 전기요금 체계개편안 확정’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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