쁘라다 조, 어제 올라온 기사 봤어요? 제가 입은 사복 패션이 완판이래요! 이제 완판을 넘어 패션을 선도하는 아이돌이 되고 싶어요. 그러려면 톱스타들만 간다는 패션쇼에 참석해야 하는데 전 일개 신인 아이돌일 뿐이에요. 네? 꼭 가서 볼 필요는 없다고요?
홀로그램을 활용한 모바일 패션쇼
홍혜진 디자이너는 2018년 미디어 아티스트 빅터 장과 함께 ‘홀로그램 모바일 패션쇼’를 열었다. 스마트 기기 화면 위에 자체 개발한 피라미드 모양의 구조물을 놓고 미리 만든 패션쇼 영상을 틀면 관객들은 원하는 시간, 원하는 공간에서 패션쇼를 감상할 수 있다.
원리는 간단하다. 모델의 앞, 뒤, 왼쪽, 오른쪽 모습을 찍은 뒤 각 영상을 스마트폰 화면의 상하좌우에서 동시에 나오도록 합쳐 재생한다. 면이 4개인 피라미드 모양의 구조물을 화면 위에 올려놓으면 구조물 중심 부분에 3차원 홀로그램이 보인다. 4개의 영상이 구조물의 각 면에 반사돼 보이는 것이지만, 마치 하나의 입체 영상처럼 보인다.
게임이야, 패션쇼야? AR 패션쇼
홍혜진 디자이너는 2018년 봄·여름 시즌 서울패션위크에서 선보인 의상으로 런웨이를 증강현실(AR)로 꾸민 ‘AR 패션쇼’를 열었다. 증강현실이란 모바일 게임 ‘포켓몬고’처럼 실제 공간에 가상의 이미지를 더하는 기술로, 현실 공간에 가상의 물체를 겹쳐 보여준다.
모델이 무대 장치가 없는 런웨이를 걸으면 움직이는 카메라가 다양한 각도에서 영상을 촬영한다. 그러면 이 영상 위에 게임 엔진 ‘유니티’를 이용해 만든 가상의 교실과 체육공원 그리고 수영장이 나타난다. 옷의 디자인에 맞는 공간을 무대 장치 없이 표현한 것이다. 이렇게 꾸민 AR 패션쇼는 유튜브로 생중계해 관람객이 스마트 기기로 볼 수 있다.
모델 없는 3차원 패션쇼
콩고 출신 디자이너 아니파 음부엠바는 2020년 5월 22일, 인스타그램 라이브를 통해 가상의 모델을 이용한 3차원 패션쇼를 선보였다. 자신이 운영하는 패션 브랜드 ‘하니파’의 최신 디자인을 가상 모델에 입히고 걷게 한 것이다. 코로나19 때문에 화보를 찍을 수도 패션쇼를 열 수도 없자 3차원 물체를 설계하는 ‘캐드’ 프로그램의 전문가, 3차원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전문가와 함께 3차원 패션쇼를 제작했다. 3차원 애니메이션을 만들 듯 미리 만들어 놓은 옷을 3차원 그래픽으로 만들고 투명한 아바타에 옷을 입혀 움직임을 표현했다. 해외 패션 관계자들은 3차원 패션쇼가 미래에는 대중화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