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021년에도 수학 로그를 통해 인사드리게 된 이승재입니다! 새롭게 한 해가 시작되면서 다들 새해 다짐을 하나쯤 정했을 것 같은데요, 수학자는 어떤 계획을 세울까요? 같이 알아보면서 힘차게 2021년을 시작해볼까요?
2020년 직장인이 이루고 싶은 새해 계획을 조사해보니 1위가 저축 및 투자, 2위가 이직이나 퇴사, 3위가 운동과 다이어트라고 합니다. 수학자도 결국 직장인인 만큼 이런 새해 계획에서 아주 자유로울 순 없겠죠? 저를 포함한 대부분 수학자 역시 취직과 승진, 연봉인상을 위한 연구 계획이나 이직을 위한 자기계발, 건강을 위한 운동과 다이어트 등의 새해 계획을 세웁니다. 새로운 취미 활동을 계획하기도 하고요.
수학자의 평범한 새해 다짐
제 스승님인 마커스 드 사토이 옥스퍼드대학교 교수님은 건강한 식습관을 위해 커피를 끊는 걸 다짐하셨었습니다. 전해 듣기로는 꽤 오랫동안 지키셨는데요, 커피를 끊은 동안 수학 문제를 하나도 풀지 못해서 어쩔 수 없이 다시 커피를 마시기 시작하셨답니다.
‘수학자는 커피를 정리로 바꾸는 기계다’라는 유명한 수학계 격언처럼 수학자는 커피가 있어야 증명을 할 수 있나 봅니다. 이 격언은 수백 명의 수학자와 공동연구한 것으로 유명한 헝가리 수학자 에르되시 팔이 한 말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요, 사실 에르되시의 지인이 했다고 합니다.
‘100만 달러 상금이 걸린 수학계 대표적인 난제 ‘리만 가설’을 풀기 위해선 지구에 있는 모든 커피콩을 갈아도 부족할지 모른다’라는 말도 있는 걸 보면 수학자와 커피는 정말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인가 봅니다.
어느 수학자의 다짐
20세기 영국의 저명한 수학자 고드프리 해럴드 하디는 1920년대에 왼쪽과 같은 새해 계획을 세웠다고 합니다. 다짐만 보면 ‘대체 이 괴짜 수학자는 뭐지?’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리만 가설과 같은 난제를 푸는 게 새해 목표이기도 하지만, 대통령이 되거나 무솔리니 같은 독재자를 암살하는 것도 계획이니까요.
이 계획의 주인공인 하디는 20세기 초반에 활약한 정수론 분야의 최고 수학자입니다. 천재 수학자 스리니바사 라마누잔을 발굴한 사람이기도 하고요. 이런 하디조차 이룰 수 없는 목표를 새해 다짐으로 정했던 걸 보면 우리의 새해 계획이 지켜지지 않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는 자기 합리화를 하게 됩니다.
제 주위 여러 수학자에게 2021년 수학과 관련한 새해 다짐을 물어봤습니다. 종합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새로운 연구를 하거나 새로운 분야의 수학을 배우고 다른 사람과 공부한 수학을 나누는 다짐이 많았는데요, 역시 수학자는 수학을 배워 문제를 풀고 여러 사람과 공유하는 걸 의미 있게 생각하는 사람인가 봅니다.
안녕 2020, 안녕 2021
1년 전 이맘때쯤 저 역시 2020년 새해 계획을 세웠었는데요, 돌이켜보니 지킨 것도 있고 지키지 못한 다짐도 있습니다. 작심삼일로 끝날 수 있는 약속을 그나마 지키는 방법은 주위 사람에게 새해 계획을 알리는 것입니다.
여러분도 그런 경험이 있지 않나요? 나와의 약속이 아닌 주위 사람과 함께 하는 약속이 되면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더 많이 노력했던 경험이요. 커피를 마시다 걸리면 벌금을 낸다던가, 읽기로 했던 책을 다 읽으면 용돈을 받는다던가 하는 그런 내기까지 하면 더 잘 지키게 되죠. 그런 의미에서 제 수학 다짐을 여러분에게 공유합니다. 위쪽에서 확인해 보세요!
2021년이 끝날 때쯤 저는 얼마나 이 계획을 달성했을까요? 벌써 기대와 걱정이 되네요. 2020년은 코로나19로 인해 너무나 혼란스러웠고 힘들었는데요, 2021년은 코로나19를 극복한 해가 되면 좋겠습니다. 여러분도 2021년을 맞아 각자 이루고 싶은 새해 소원이 있나요? 수학 관련 다짐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좋은 계획과 함께 새로운 한 해를 힘차게 시작하길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