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제주도에서 서울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창밖으로 끝없이 늘어진 긴 다리를 보았습니다. 반짝이는 불빛과 함께 기나긴 다리를 보며 다음 휴가 땐 야경이 유명한 부산의 광안대교를 가봐야겠다고 다짐했죠! 그런데 광안대교를 이루는 곡선은 어떤 함수의 그래프일까요?
※ 편집자 주
LOL, 오버워치, 배그부터 다양한 인디게임까지 섭렵한 게임 인생 6년차 퓨처킴. 하지만 마인크래프트(이하 마크)는 처음이다. 회사에서 게임하는 게 조금 눈치 보이지만 마크 초고수가 되는 그날까지, 나는 달린다!
천만 관객 영화 ‘해운대’, 와칸다 최고의 전사를 다룬 마블 영화 ‘블랙 팬서’에도 등장한 광안대교는 부산에 가면 꼭 봐야 할 명소로 꼽혀요. 밤이 되면 시간대별, 요일별, 계절별로 다른 색색의 불이 들어와 환상적인 광경을 뽐내기 때문이죠. 광안대교는 우리나라 최대의 복층 해상 다리로, 가운데 900m가 현수교인 독특한 구조라는 점에서도 꼭 한 번은 봐야 하는 다리랍니다.
현수교 케이블의 곡선은 현수선?
다리 이름이 현수교인 이유는 케이블이 그리는 곡선과 관련이 있어요. 밀도가 균일한 사슬이나 케이블의 양끝을 고정시킨 채 늘어뜨렸을 때 만들어지는 곡선이 ‘현수선’이기 때문이에요. 다리의 케이블이 마치 현수선 같다고 해서 현수교라 이름 붙였죠.
현수선과 포물선은 그 모양이 매우 닮아 헷갈리지만, 식으로 표현하면 엄연히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어요. 하지만 400여 년 전 과학자도 현수선이 포물선이 아닐까 의심했어요. 이탈리아 과학자 갈릴레오 갈릴레이는 1638년 발표한 저서 ‘두 개의 새로운 과학’에서 현수선은 포물선에 가깝다고 주장했어요. 지면과 곡선이 이루는 각도가 45° 미만일 때 곡선이 많이 휘지 않을수록 포물선에 가까워진다고 이야기했죠. 하지만 독일의 수학자 요아힘 융기우스가 현수선은 포물선이 아니라는 사실을 밝혔어요.
1691년 스위스의 수학자 요한 베르누이와 독일의 수학자 고트프리트 라이프니츠, 크리스티안 하위헌스는 현수선을 ‘쌍곡코사인함수’로 나타냈습니다. 쌍곡코사인함수는 자연상수 e를 밑으로 하는 지수함수(ex)와 그 역수(e-x)의 평균값이에요.
현수교의 곡선은 포물선에 더 가깝다!
그런데 현수교의 케이블은 정말 현수선일까요? 1925년 미국 수학학회(AMS)에서 발행하는 회보에 물리학자 아이라 프리먼이 현수교의 곡선은 이론적으로 현수선보다는 포물선에 가깝다는 것을 설명한 글이 실렸어요. 현수교의 케이블에는 도로를 받치는 로프가 일정한 간격마다 매달려 있기 때문에 현수선과 같을 수 없다는 거죠. 프리먼은 이 로프가 케이블을 아래로 잡아당기는 힘을 고려해 케이블이 그리는 함수식을 다시 구했고, 그 결과 y=ax2+b 꼴의 이차함수라는 걸 알아냅니다. 하지만 프리먼의 증명은 다른 외부의 변수들을 고려하지 않고 아래로 작용하는 힘만을 고려해 계산한 것이기 때문에 실제 현수교 케이블이 그리는 곡선의 함수는 다를 지도 몰라요.
광안대교 속에도 이렇게 많은 수학이 있다니 정말 신기하네요. 더욱 광안대교에 가고 싶어졌어요! 여러분은 어느 다리를 가보고 싶나요? 아니면 직접 봤던 다리 중 어떤 다리가 기억에 남나요? 직접 만들어서 제게 보내주세요! 여러분의 작품을 보며 대리 여행을 떠나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