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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카르트는 직선이나 도형을 숫자와 식으로 표시하는 방법도 개발했어. 데카르트가 어느날 침대에 누워 있는데 파리 한 마리가 바둑판 무늬의 천장에 붙어 있는 것을 봤어. 천장의 한 쪽을 기준점으로 삼으니 파리가 가로로 몇 번째 타일, 세로로 몇 번째 타일에 앉아 있다고 말할 수 있었어. 천장에 붙어 있는 파리의 위치를 수로 표현할 수 있게 된 거지. 이 때 가로값을 x로 세로값을 y로 두기로 했어. 이것을 바로 '좌표'라고 해.

어떤 사람들은 데카르트가 개발한 좌표가 음악의 악보와 비슷하다고 생각해. 11세기 이탈리아의 성직자 귀도 다레초는 4개의 선 위에 음표를 표현하는 방법을 개발했거든. 음악시간에 보던 오선지 위의 음표 생각나지. 처음에 다래초는 음악이 진행되는 순서에 따라 평행선 4개를 그었어. 거기다가 음의 높낮이에 맞춰 음표를 선 위에 하나하나 적어 넣는 방식이었지. 데카르트의 좌표와 비슷한 거 같니? 

11세기 페르시아의 수학자 우마르 하이얌의 책에서 힌트를 얻었을 거라는 이야기도 있어. 하이얌의 글을 보면 원이나 곡선을 좌표와 비슷한 방법으로 표시한 그림이 있거든. 이걸 보면 데카르트가 이전 사람들의 영향을 받아 좌표를 개발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이래서 현재의 영향을 주는 과거의 역사가 중요한 건가 봐.

평면 위의 위치를 x값과 y값으로 표시하는 데카르트의 방법이 알려지면서 사람들은 깜짝 놀랐어. 각자 머리 속에 그리고 있던 직선과 곡선의 이미지를 누구나 알 수 있는 방법으로 표현할 수 있었기 때문이야.

좌표 위에서 파리가 움직일 때 x값에 따라 y값이 어떻게 변하는지 알면 파리의 위치를 나타내는 값을 식으로 표현할 수 있거든. 파리가 움직이는 모습을 식으로 간단히 나타낼 수 있었던 거지. 삼각형이나 원과 같은 도형도 좌표 위의 여러 점으로 표시할 수 있었어. 누구든 좌표가 가리키는 숫자만 알면 같은 모양의 도형을 그릴 수 있게 됐지.

데카르트와 같은 시대를 지냈던 프랑스의 천재 수학자 페르마는 x값, y값 외에 z값을 추가해 3차원 좌표를 제안했어. 데카르트가 평면 위의 위치를 표시하는 데 기여했다면 페르마는 공간에 떠 있는 위치까지 나타낼 수 있는 체계를 만든 거지. 3차원 좌표는 육면체나 구와 같이 입체 도형에서부터 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현상을 수와 식으로 표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어. 좌표를 이용해 도형을 다루는 분야를 수학에서 '해석기하학'이라고 하는데 직선이나 곡선, 도형, 공간 위의 위치 등을 숫자와 식으로 표현할 수 있게 되면서 이 분야의 수학은 빠르게 발전했어. 물체의 움직임과 위치를 식으로 나타낸다는 점에서 물리학의 발전에도 기여했어. 
 

좌표위에 선 x의 변신


허약함이 가져다 준 선물, 좌표

데카르트는 허약한 체질 덕분에 좌표를 개발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가 있어. 어릴 때부터 몸이 약했던 데카르트는 오전 11시까지 침대에 누워 있곤 했대. 학교에 입학해서도 교장 선생님의 허락을 받아 기숙사 침대에서 오전을 보냈어. 혼자 누워 있는 시간에 데카르트는 깊은 사색에 빠졌고 이 때 떠오른 생각과 질문은 선생님들을 감탄시켰다고 해. 22세에 군에 입대해서도 침대에서 명상하는 습관은 계속됐어. 좌표를 개발한 날도 누워서 천장을 쳐다보다가 파리와 운명처럼 만날 수 있었던 거지. 훗날 그는 "명상이 수학과 철학의 기본이 되었다"고 말하기도 했어.약점을 강점으로 만든 데카르트, 정말 대단하지?
 

페르마는 공간 위의 위치를 수와 식으로 표시할 수 있는 3차원 좌표를 개발했다.

2009년 09월 수학동아 정보

  • 김남희 교수
  • 진행

    강지연
  • 진행

    이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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