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색과 깃털 같은 꼬리로 잘 알려진 열대어 구피는 구애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형제끼리 돕는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미첼 다니엘 미국 플로리다주립대학교 생물학과 연구원은 수컷들이 구애 경쟁을 할 때, 상대가 친족이면 구애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는 연구결과를 ‘네이처 생태학과 진화’ 3월 16일자에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암컷의 번식 능력, 경쟁자의 수, 경쟁자의 친족 여부 등에 따라 수컷의 구애 행동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예측하는 수학 모형을 만들었습니다. 그 결과 경쟁자가 친족이 아니면, 친족일 때보다 구애하는 데 1.5배 많은 노력을 들였습니다. 암컷의 번식 능력이 클수록 이 차이는 더욱 커졌습니다. 실제 구피 600마리의 구애 행동을 관찰해보니 수학 모형의 예측과 거의 흡사했습니다.
다니엘 연구원은 “수컷이 암컷에게 구애할 때 형제처럼 가까운 친족은 다른 경쟁자의 접근을 막아주는 적극적인 모습도 보였다”며, “이번 연구를 계기로 다양한 동물의 구애 경쟁에서 근연도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연구되면 좋겠다”고 밝혔습니다. 근연도는 같은 유전자를 공유하는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로, 부모와 자식은 0.5, 형제자매는 0.25의 근연도를 갖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