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면 뭐하니?’에서 드럼, 트로트 등 매번 새로운 도전을 통해 유쾌한 재미를 주는 유재석이 이번엔 라면 가게 사장에 도전했습니다.
누구나 좋아하는 라면으로 풀어내는 소소한 즐거움을 수학과 함께 알아볼까요?
방송 촬영이 없는 날, 유재석이 입버릇처럼 뱉는 말이 있습니다. “놀면 뭐하니?”, “나 좀 괴롭혀줘!”입니다. 유재석을 괴롭히는 것이 가장 재밌는 김태호 PD는 이 말을 놓치지 않고 유재석이 스치듯 뱉은 모든 말들을 방송으로 담습니다. 유재석이 과거 ‘트로트 대축제를 하고 싶다’는 말을 기억해 ‘뽕포유’를 기획하고, 어려운 요리 과정을 보며 ‘내가 라면은 끓일 수 있지’라는 한마디에 ‘인생라면’을 기획합니다.
유재석과 김태호 PD의 투닥거리는 모습이 재미 포인트인 본격 말조심 예능프로그램 ‘놀면 뭐하니’는 잠시 침체기였던 토요일 저녁 예능을 다시 살리고 있습니다. 말 많은 진행병 유재석은 다양한 사람들과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며 감동까지 더합니다.
2020년 새해가 밝자 유재석에겐 추격전 미션 카드가 주어집니다. 무한도전과 런닝맨으로 다져진 추격전 고수 유재석은 설레는 마음을 숨기지 못하며 미션 카드에 적힌 장소로 급하게 달려갑니다. 도착한 목적지엔 다음 미션을 고지하는 카드가 있었는데, 그 내용이 바로 ‘인생라면 운영권’입니다. 김태호 PD에게 당한 유재석은 좌절하며 분노를 표출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 과연 유재석은 인생라면집을 잘 운영할 수 있을까요?
▲ PDF에서 고화질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유산슬 라면!
졸지에 라면 가게를 하게 돼 당황한 ‘라섹’ 유재석에게 숨 쉴 틈도 없이 손님이 찾아옵니다. 바로 중화요리의 대가 여경래 셰프의 수제자인 박은영 셰프예요. 박은영 셰프는 자신이 직접 개발한 ‘유산슬 라면’의 레시피를 전수합니다.
유산슬은 해산물과 고기를 채썰어 볶아 만든 중국요리 중 하나예요. 유산슬 라면은 이 유산슬을 응용한 것으로, 토핑, 육수, 면을 따로 조리하는 게 특징입니다. 토핑은 알새우와 해삼, 버섯 등 각종 재료를 잘게 썬 뒤 간장과 요리술을 넣고 볶다가 전분물을 조금씩 추가해 끈적한 점성을 만들어요.
면은 사리곰탕면의 면만 삶은 뒤 찬물로 헹궈요. 이때 끓인 물(면수)은 완성 직전에 면을 따뜻하게 데우기 위해 버리지 않습니다. 토핑과 면만 비벼먹어도 충분히 맛있지만 유산슬 라면의 포인트는 육수입니다. 물에 간장을 연하게 풀고, 사리곰탕면 수프와 후추, 설탕을 넣고 간을 맞추죠. 마지막에 참기름을 둘러주면 모든 준비가 끝납니다. 면에 토핑을 올리고 육수를 자작하게 부어주면, 눈이 번쩍 뜨이는 유산슬 라면이 탄생합니다!
냉장고 속 재료로 가능한 라면은 몇 가지?
한국에선 라면을 간식이나 가벼운 식사 대용으로 생각하지만, 일본은 요리로 즐깁니다. 그래서 토핑과 육수, 면을 취향껏 골라 조합해 먹을 수 있는 식당도 있죠. 그곳에선 조합해서 만들 수 있는 라면의 종류만 9000개가 넘는다고 합니다. 어떻게 그 많은 라면을 만들 수 있는 걸까요?
만약 우리 집 냉장고 속에 4가지 토핑(콩나물, 햄, 떡, 치즈)과 4가지 육수(멸치, 소고기, 채소, 닭) 그리고 3가지의 면(소면, 중면, 대면)이 있다고 가정해봐요. 라면의 토핑은 한 번에 두세 가지를 넣을 수 있어서 모든 경우의 수를 세야 해요.
예를 들어 토핑을 안 넣는 경우 1가지, 토핑을 1개 넣는 경우 4가지, 토핑을 2개 넣는 경우 6가지, 3개 넣는 경우 4가지, 모두 넣는 경우 1가지로 총 16가지(1+4+6+4+1)의 경우의 수가 생깁니다. 육수와 면은 하나씩만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육수 4가지, 면 3가지의 경우가 나오죠. 경우의 수를 계산할 때 동시에 일어나는 상황은 곱하기 때문에 16×4×3=192가지 조합이 나옵니다.
라면마다 면발이 다른 이유는?
유산슬 라면 하나로 장사를 이어가던 유재석은 새로운 라면 메뉴를 추가하기 위해 이연복 셰프를 찾아갑니다. 이연복 셰프는 또 다른 초간단 레시피를 알려주는데요, 바로 간짜장 라면과 짬뽕 라면 레시피였죠. 유산슬 라면보다 조리과정은 간단하지만 고급스러운 맛에 유재석은 감탄합니다. 이로써 유재석의 인생라면집에는 세 가지 메뉴가 탄생합니다.
인생라면집 메뉴에 이름을 올린 세 가지의 라면 레시피에는 라면의 특징에 맞게 신라면, 사리곰탕, 짜파게티가 사용됐습니다. 언뜻 보기에는 세 가지 라면의 면발은 비슷한 모습이었는데요. 실제로는 어떨까요?
제가 직접 비교해본 결과 각각의 면은 굵기도 색도 달랐는데요, 유지원 농심 홍보팀 대리는 “면발은 기본적으로 국물맛과 그 제품의 특징에 맞춰 새로 개발하기 때문에 라면마다 다르다”고 밝혔어요.
신라면은 등급이 높은 밀가루를 사용해 한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쫄깃하고 탄력 있는 식감을 구현했어요. 밀가루를 만들 땐 밀의 껍질과 알맹이를 모두 사용하는데, 밀가루의 등급이 높을수록 밀의 껍질보다 알맹이의 비율이 높아서 쫀득한 식감을 낼 수 있거든요. 짜파게티는 비벼 먹기 때문에 면도 더 굵고 탄력 있는 면발이고, 사리곰탕면은 곰탕 속 소면의 느낌을 내기 위해 얇고 부드러운 식감의 면발로 만들었습니다.
면의 색깔이 각각 노란색, 거의 흰색, 약간 노란색으로 다 다른 이유는 영양 강화를 위해 첨가한 비타민 B2가 노란색이기 때문이에요. 노란색은 음식 맛을 돋우는 색이여서 면을 만들 때 첨가물을 추가해 노란빛을 띄도록 만들기도 하죠. 콘셉트에 따라 짜파게티면에는 비타민B2가 들어가지만 수프의 색이 어두워서 신라면보다는 노란빛이 약하게 만들고, 사리곰탕면은 흰 소면과 비슷하게 만들기 위해 비타민B2를 첨가하지 않는다고 해요.
왜 면발은 모두 꼬불거릴까?
이렇게 각양각색의 라면 면발에도 한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꼬불꼬불하다는 점! 왜 라면의 면발은 하나같이 꼬불꼬불한 걸까요? 그 이유는 바로 많은 양의 라면을 담기 위해서인데요, 곡선인 라면 면발 한 가닥의 길이는 평균 약 40cm이지만 직선으로 펴면 약 1.5배인 57cm나 되거든요.
또 요리 시간을 줄이고, 더 맛있게 만들기 위해서도 곡선 면발이 좋습니다. 펴지 않은 곡선 면발과 일자 면발의 길이가 단순히 같다면 곡선 면발의 면적이 더 넓어서 뜨거운 물에 더 많이 닿아 빨리 익을 수 있고, 국물의 맛도 더 많이 밸 수 있겠죠. 그 외에도 유통 중에 포장이나 면이 부서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도 라면을 꼬불꼬불한 면발로 만듭니다.
유재석의 인생라면집엔 전 직장동료인 정준하와 박명수, 개그계 후배 등 다양한 손님이 찾아옵니다. 이것저것 요구하는 손님들에게 툴툴대며, ‘라면 끓이느라 바쁘니까 알아서 가져다 먹으라’는 유재석. 그러면서도 손님과 애정어린 대화를 나누는 모습에서 빵빵 터지진 않아도 소소하고 따뜻한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어디서나 쉽게 구할 수 있고, 조리도 간단한 라면과 함께 나누는 진솔한 대화! 유재석의 ‘놀면 뭐하니?’에서는 앞으로 어떤 이야기들이 펼쳐질지 기대해보면서 부모님이나 친구들에게 따뜻한 라면 한 그릇 끓여드리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