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과 수학을 이용해 주식이나 채권 같은 자산의 가치를 예측하고 투자와 관리를 하는 소프트웨어(SW), 일명 AI 비서인 ‘하이버프’를 만든 블루바이저 권준영 상무를 서울창업허브에서 만났다.
Q. ‘하이버프’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자산의 가치에 영향을 주는 빅데이터를 분석하고 기계학습 같은 AI 기술을 이용해 주식이나 채권 같은 자산을 분석해서 가치를 평가하고 기업이나 법인을 대상으로 더 큰 이익을 얻기 위한 투자 계획을 짜는 자산 관리 SW예요.
투자 계획에서 그치지 않고 미래에 가치가 높아질 가능성이 높은 자산에 투자하고, 그 가치가 어떻게 변하는지 실시간으로 관찰합니다. 예상한 것보다 가치가 떨어지면 계획을 수정해 기존 자산을 팔고 다른 자산에 투자하죠. 알아서 내 자산을 관리하는 비서인 셈이에요.
Q.하이버프가 필요한 이유가 뭔가요?
자산의 가치를 잘못 예측해 재산을 순식간에 잃는 사람이 많아요. 큰 비용을 들여 전문 지식과 경험이 많은 금융 전문가를 고용해 자산 관리를 맡기면, 수익이 나도 최종적으로 얻는 돈은 적을 수밖에 없고, 시시각각 가치가 변하는 자산에 하나하나 대응하기도 어렵죠.
하지만 자산 분석과 투자 전략 만들기, 투자 시행 등 금융 전문가가 하는 일을 AI가 대신 하면 시간을 아끼면서 큰 수익을 낼 수 있어요. 사람과 다르게 직관이나 감정에 의존하지 않고 철저하게 통계와 확률에 근거해 투자한다는 것도 장점이죠.
Q.AI에 소중한 자산을 맡겨도 안전한가요?
사용자가 신뢰할 수 있도록 안정성을 검증을 합니다. 2016년부터 금융위원회에서 ‘인공지능 자산 관리 심사’를 만들어 심사에 통과한 SW만 자산 관리를 할 수 있도록 했죠.
하이버프는 2017년에 심사를 받았어요. 심사에 참가한 모든 자산 관리 SW는 일정 금액을 8개월 동안 투자해 수익, 위험도, 투자 정확도 같은 항목을 평가받죠. 당시 대기업을 포함해 약 30개 기업의 자산 관리 SW가 심사를 받았는데 하이버프가 적게는 3배, 많게는 6배 높은 수익을 기록하며 1등을 거머쥐었습니다.
Q. 기계공학을 전공했는데 SW를 만드시네요!
첫 직장에서는 전공을 살려 스마트폰 개발팀에서 하드웨어를 개발했어요. 이후 AI와 기계학습이 이슈가 되면서 SW 분야가 확 뜨더라고요. 저도 이런 흐름에 발맞춰야 한다고 생각해 SW로 분야를 바꿨죠. 스마트폰은 SW와 하드웨어가 상호작용하며 만들어지기 때문에 그동안 쌓은 SW 지식도 있었고요.
Q.하는 일이 수학과 어떤 관계가 있나요?
빅데이터, 기계학습, 통계 지식을 알아야 해요. 그런데 AI 분야의 이론은 현재 쓰는 동시에 한창 개발 중인 분야여서 연구자들이 여러 기술을 인터넷에 공개했어요. 수학의 기초 지식이 탄탄하면 전공하지 않아도 이해할 수 있죠.
결국 중요한 건 어떻게 응용하고 발전시키냐예요. 우리가 학교에서 똑같이 수학 공식을 배우지만, 어떻게 활용하냐에 따라 각자 문제 푸는 시간이 다르고, 어떤 사람은 더 좋은 공식을 발견하잖아요. 결국 수학을 공부할 때 원주율의 근삿값이 3.14라고 외우기보다 왜 3.14여야 하는지 그 원리를 이해하는 게 중요해요. 그래야 문제해결능력도 기를 수 있고요.
Q.수학을 전공하면 SW 개발에 도움이 될까요?
수학은 과학과 공학의 기초입니다. 저도 기계공학을 공부할 때 공학을 전공하는 건지 수학을 전공하는 건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수학을 많이 배웠어요. 4학년이 돼서 비로소 공학은 ‘수학을 실생활에 필요한 것으로 만들어내는 도구’라고 느꼈죠.
종종 수학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아 전공을 바꿔야 했던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만큼 SW를 포함해 모든 공학 분야에서 수학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예요. 수학 전공자가 AI나 SW 개발 분야에 뛰어든다면, 다른 사람보다 SW 개발에 필요한 지식을 훨씬 빠르게 배울 수 있을 거예요.
Q.개발자는 어떤 소양이 필요한가요?
사회에서 혼자 해낼 수 있는 일은 거의 없어요. 각 분야의 전문가가 유기적인 시스템 속에서 함께 일하죠. 작은 부품 하나를 만들 때도 부품개발업체와 함께 일하고, 부품개발업체는 소재를 공급하는 업체나 하위 개발 업체와 함께 일합니다. 그래서 어떤 형태로든 팀이나 조직을 이끌고, 팀원과 소통해야 하죠.
그러려면 의사소통을 통해 남을 설득하는 기술과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팀을 이끄는 리더십, 그리고 운영 지식이 필요합니다. 전공에 상관없이 이런 능력을 미리 연습하고 배운다면 큰 도움이 될 거예요.
Q.마지막으로 조언 한마디 해주세요!
SW나 코딩 분야는 나이, 성별, 장애 여부에 상관없이 누구나 배워 활용할 수 있고 여러 부가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분야예요. ‘알파고’나 ‘왓슨’ 같은 AI가 발전하면, 앞으로 사람이 계산 문제를 풀 일은 없을지도 몰라요. 결국 AI를 활용하는 능력이 중요해 질 겁니다. 즉, 문제해결능력과 창의성이 중요하죠. 이를 키우려면 문제 유형별로 푸는 방법을 익히기보다 문제에 접근하는 새로운 방법을 스스로 설계하고 시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