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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페이지 뉴스] 장내미생물이 바이러스 감염도 막는다?

치쿤구니야 바이러스(CHIKV·Chikungunya virus)는 모기에 의해 전파되며 고열과 관절통을 동반하는 감염병을 일으킨다. 감염자의 절반은 증상이 없지만, 환자 일부는 심하면 몇 주동안 증상을 겪기도 한다. 그동안 과학자들은 환자마다 이처럼 병의 심각성이 다른 이유를 알지 못했다. 


마이클 다이아몬드 미국 워싱턴대 의대 교수팀은 장내미생물이 그 원인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셀(Cell)’ 7월 14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쥐를 두 그룹으로 나누고 각각 치쿤구니야 바이러스를 주입했다. 이때 한 그룹에는 장내미생물의 활동을 억제하는 항생제인 암피실린과 반코마이신을 투약했다.


3일 뒤 현미경으로 쥐의 비장을 관찰한 결과, 항생제를 투약한 그룹에서는 치쿤구니야 바이러스의 RNA가 다량 검출된 반면 대조군에서는 거의 검출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말초 혈액을 채취해 백혈구도 분석했다. 항생제를 투약한 그룹은 대조군보다 백혈구에 치쿤구니야 바이러스가 125배 많았다. 장내미생물이 면역세포 작용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다. 


연구팀은 항생제를 투약한 그룹에 미생물 ‘클로스트리듐 신덴스(Clostridium scindens)’를 주입해봤다. 클로스트리듐 신덴스는 쥐에서는 발견되지 않는 미생물로, 사람의 몸속에서 사슬이 짧은 지방산을 생성해 면역반응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바이러스를 주입한 뒤 혈청 속 인터페론의 양을 분석했다. 면역세포에서 만들어지는 단백질인 인터페론은 바이러스가 증식하는 것을 막는다. 
분석 결과, 클로스트리듐 신덴스를 주입한 쥐의 인터페론 수치는 대조군(항생제를 투약하지 않고 미생물을 주입한 그룹)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하지만 항생제를 투약하고 미생물 처리를 하지 않은 쥐들은 이들보다 인터페론 수치가 낮았다. 


장내미생물은 바이러스의 전파력에도 영향을 미쳤다. 항생제 투약 그룹과 항생제 투약 후 미생물 처리를 한 그룹의 혈액 샘플을 각각 모기에 주입해 7일 뒤 모기의 혈액을 분석한 결과, 항생제 투약 그룹의 혈액을 주입 받은 모기는 약 53%가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는 반면, 미생물 처리 그룹의 혈액을 주입 받은 모기는 약 21%만이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바이러스 질환 중에는 감염자의 일부에서만 증상이 심하게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며 “이번 연구로 장내미생물이 증상의 정도나 바이러스 전파력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doi: 10.1016/j.cell.2020.06.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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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8월 과학동아 정보

  • 박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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