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항공우주연구소에 개발하고 있는 1백인승급 중형항공기(위)와 복합재쌍발 항공기(아래).


나라마다 위성개발의 메카가 있다. 미국의 NASA, 프랑스의 CNES, 일본의 NASDA, 그리고 한국에는 항공우주연구소가 있다. 항공우주연구소가 어떤 일을 하는 지 알아보자.

1957년 10월4일 인류 역사상 최초의 인공위성이 발사됐다. 지름 58㎝, 무게 83.6㎏인 이 인공위성은 R-7 로켓을 타고 우주궤도에 올라가 21일 동안 대기압력과 온도를 측정했다. 그리고 1958년 1월4일 임무 수행을 마치고 대기권으로 사라졌다. 이 인공위성의 이름은 다름 아닌 스푸트니크(Sputnik)1호. 러시아(옛 소련)가 발사 한 스푸트니크1호는 전세계인에게 충격과 놀라움을 안겨줬다. 인류에게 우주에 대한 새로운 꿈을 심어준 것이다. 그러나 미국에게는 더없이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일이기도 했다. 미국은 다음해인 1958년 1월30일에서야 익스플로러(Explorer)1호를 발사했으나 우주 개발사가 다시 쓰여 질 순 없었다.

미국은 같은 해 10월1일 러시아를 따라잡기 위해 항공우주국(NASA)를 설립했다. NASA가 설립되기 전 미국은 육·해·공군과 민간 등 여러 곳에서 무질서하게 우주개발 계획을 내놓고 있었다. 그래서 우주개발을 총괄해나갈 우주개발기구가 필요했던 것이다.

프랑스의 국립우주기구(CNES)가 창설된 것은 1965년 4월의 일이다. 그해 11월26일 디아망(Diamant) 로켓을 타고 프랑스 최초의 인공위성 A-1이 우주시대의 신고식을 올렸다. 러시아와 미국에 이어 세번째다. '우리별2호'가 발사된 기아나센터는 바로 이 CNES가 세운 곳으로 우리와 인연이 깊다.
 

프랑스의 디아망로켓과 인공위성 A-1(1965년 11월 26일)


영국 우주개발계획 취소 수모

네번째 우주시대에 동참한 국가는 바로 이웃 일본이다. 1970년 2월11일 일본 최초의 인공위성 오수미가 람다-4S-5 로켓을 타고 우주궤도에 올랐다. 일본이 우주개발을 시작한 것은 1955년으로, 도쿄대 히데오 이토가와 교수가 구상한 '연필로켓'으로부터 시작 됐다.

그후 일본은 1964년 인공위성으로 도쿄올림픽을 중계하면서 통신위성에 대한 관심이 커져 우주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이 때 만들어진 것이 국립 우주개발센터로, 국립 우주개발사업단(NASDA)의 전신이다. 현재 NASDA는 총리부 산하에 있으며 통신위성 등 응용부문의 개발을 주로 담당한다. 이와 달리 일본의 우주과학연구기관(ISAS)은 문부성 산하에 있으며 천체관측용 위성 등 연구용 인공위성을 개발한다.

중국이 인공위성을 발사한 것은 일본보다 두 달이 늦은 1970년 4월 24일이다. 무게 1백73㎏의 동방홍1호는 장정1호 로켓을 타고 우주궤도에 올라간 중국 최초의 인공위성이다. 중국은 중국과학원에서 인공위성을, 우주기술원에서 로켓을 각각 개발하는데, 지금은 외국 인공위성을 발사해 주는 우주선진국이 됐다.

영국 최초의 인공위성 프로스페로(Prospero)는 171년 10월28일에야 우주 궤도로 올라갔다. 1964년부터 추진해 온 인공위성 계획은 수많은 실패를 거듭하다가 1971년 7월 계획이 취소되는 수모까지 당했다. 영국은 프로스페로의 성공으로 인공위성을 쏘아올린 세계 여섯번째 국가가 됐지만, 계속해서 인공위성을 개발하지는 않았다.

인도의 우주기술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곳은 인도우주연구기구(ISRO)다. 인도는 1969년 초 인공위성 발사 계획을 수립한 후 1975년과 1979년에 2개의 과학위성을 러시아의 힘을 빌려 발사했다. 그후 ISRO가 스리하리코타 발사장을 만들어 1979년 8월10일 인도 최초의 우주 진출식을 거행했으나 불발로 끝났다. 당시 위성발사체 SLV-3은 ISRO가개발한 첫 작품으로 국민들의 이목을 집중 시켰다. 할 수 없이 인도는 1980년 7월18일로 우주시대 신고식을 미뤄야 했다. 세계 7번째의 신고식을 맡은것은 로히니(Rohini) 1B 로 40㎏의 과학위성이었다.

우주개발사를 들여다보면 우주개발 후발국인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준다. 우주개발에는 수 없는 시행착오와 국가적 차원의 노력들이 쏟아 부어졌던 것이다. 과거 우주개발은 군사 경쟁에서 비롯됐다. 물론 달세계의 정복, 태양계 탐사와 같이 경제성은 없지만 인간의 무한한 꿈을 실현하기 위해 이뤄진 것들도 있다. 비교적 군사적 수요가 많았던 시절에 재미를 본 회사들로는 오늘날 우주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맥도널 더글라스, 제너럴 다이나믹스, 록히드, 휴즈, TRW 등이 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군사적 수요는 과거처럼 많지 않다. 그래서 한때 우주개발 산업은 침체되기도 했다. 우주산업이 다시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등장한 것은 최근 정보화시대가 도래하면서다. 이동통신이나 위성방송과 같은 상업적인 수요가 커진 까닭이다. 우주 산업이 다시 호황을 누리자 각국에서는 우주개발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현재 한국도 다양한 분야에서 우주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과학위성과 기상위성 계획을 추진하는 과학기술처, 첨단 우주장비를 개발할 기업을 육성하고 자원탐사위성 개발을 추진하는 통상산업부, 위성방송을 추진하는 공보처, 위성을 이용해 조난구조시스템을 구축하려는 해운항만청, 위성을 이용한 경찰순찰시스템을 갖추려는 경찰청, 환경오염 대책을 마련하려는 환경부, 지도제작을 하려는 건설교통부, 원양어업에 위성을 이용하려는 농림수산부 등이다.

한국 우주개발의 메카
 

항공우주연구소에서 개발한 과학 1호.


이 모든 정책을 뒷받침해주고 이끌어나갈 한국 위성개발의 메카는 바로 한국항공우주연구소(Korea Aerospace Research Institute)다. 항공우주연구소는 1989년 10월10일 '항공우주산업개발촉진법'에 의해 설립됐다. 항공우주연구소는 항공기 및 관련 시스템, 우주비행체, 위성체의 핵심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항공우주산업 육성을 위해 산업체를 지원하고 국가사업을 수행하는 정부의 정책 결정을 돕고 있다.

아직까지도 우리나라의 항공 개발 분야는 부품 하청 생산단계에 머물고 있다. 그래서 부가가치가 높은 항공 산업을 육성하는 것이 절실하다. 항공우주연구소에서는 1994년부터 국책사업으로 1백인승급 중형 항공기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1999년에는 우리가 만든 중형 항공기가 하늘을 날 것으로 기대된다. 또 항공우주연구소는 복합재 쌍발기 개발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37억원을 들여 순수 국내기술로 만든 8인승 쌍발 복합재료 항공기의 시제품이 내년 2월말에 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1월2일 항공우주연구소에서는 스크램 제트엔진의 연소 시험에서 세계 처음으로 마하8의 극초음속을 내는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지금까지 최고 기록은 미국과 프랑스가 작년에 개발한 마하7 정도다.

우주 분야에서도 과학연구용 로켓과 인공 위성체를 개발하고, 우주환경이용에 관련된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잘 알려졌다시피 아리랑1호를 개발하는 곳이 바로 항공우주연구소다. 1999년 발사를 목표로 하고 있는 다목적위성은 한반도 관측, 과학실험, 이동통신실험 등 그 이름처럼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최근 미국의 NASA가 지구 주위에 떠도는 우주 파편을 측정하는 센서 (IMOD)를 아리랑1호에 탑재해 줄 것을 희망해와 화제가 됐다.

항공우주연구소가 아직 다른 나라처럼 우주개발을 주도하고 있지는 않다. 항공우주연구소는 과학기술처 산하 기계연구원의 부설 기관인데, 독립의 필요성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현재 국내의 위성 관련 조직은 이곳 말고도 한국통신의 위성사업본부, 전자통신연구소, 한국과학기술원의 인공위성연구센터, 국방부의 국방과학연구소 등으로 분산돼 있다. 그러다 보니 유기적 업무 협조가 어렵다. 그래서 "미국의 NASA와 같은 강력한 추진기구가 필요하지 않나"하는 의견들이 흘러나온다.

과학기술처 '국가우주개발 중장기 계획안' 발표

행성탐사 월면탐사 위성발사센터 포함돼

한국항공우주산업진흥협회가 발표한 '항공우주산업통계'에 따르면 1994년 국내 항공우주산업의 생산총액은 6천7백47억원으로 93년 6천35억원에 비해 약 11% 성장에 그쳤다. 또 국내항공우주산업은 아직까지 하청 생산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 설계와 시험평가 등 고부가가치 핵심기술이 가장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지난 9월19일 과학기술처가 주관한 '국가우주개발중장기계획안'에 대한 공청회는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그 주요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다.

● 우주개발의 기본방향 : 현재 20위권에 위치한 한국의 우주산업을 2000년대에는 세계 10위권으로 진입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리고 저궤도위성의 독자적인 개발과 자력 발사를 최우선 사업으로 선정했다.

● 위성체분야 : 2015년까지 통신위성 5기, 다목적위성 7기, 과학위성 7기 등 모두 19기의 인공위성을 국내 개발한다. 이를 위해 저궤도 소형 인공위성을 독자 개발하는 능력을 기르고, 국제 공동 위성개발 사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한다. 이 계획대로 된다면 무궁화위성은 6호가. 아리랑위성은 7호가, 우리별위성은 9호가 우주를 누비게 된다. 특히 2011년에서 2015년에 이르는 3단계에는지구주변의 행성 탐사에 관한 연구와 월면 탐사위성 개발이 포함돼 있어 이채롭다.

● 발사체분야 : 저궤도 소형 위성발사체를 독자 개발 하는 능력을 확보해 2010년에는 자력으로 위성을 발사한다는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2000년까지 2단형(2t급) 과학로켓과 3단형 과학로켓 (3t급)을 개발하고, 이를 바탕으로 기상 및 환경위성1호(2010년), 지상관측 및 해양탐사위성4호(2012년), 정밀탐사위성(2012년) 등의 저궤도위성을 자력으로 발사한다는 것이다. 주목을 끄는 것은 국내 위성발사장을 우리나라 남쪽 지역에 건설하겠다는 안이다. 또 아태공동발사장을 건설하는 것도 안으로 제시됐다.

● 위성이용분야 : 통신방송과 지구관측 등 위성이용 핵심기술의 자립에 초점을 두고 있다. 우주관측과 신소재 실험 등의 기초과학기술을 길러내고 우주정거장 등 국제협력사업에도 적극 참여한다는 계획이다. 우주정거장 건설은 미국 일본 러시아 카나다 유럽연합과 공동으로 이뤄지는데, 건설기간은 1995년에서 2002년.

● 정책분야 : '우주개발종합조정기구'를 설치해, 우주개발에 대한 주요정책을 수립하고 대통령에 대한 자문을 하며 관계부처간 역할분담 및 협조체제를 이루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 기구는 대통령 또는 총리 직속이 될 가능성이 높다.

● 투자 : '국가우주개발 중장기계획안'을 실행하기 위해선 총 4조8천억원이 든다. 분야별로 보면 위성체분야에 2조원, 발사체분야에 1조3천억원, 위성이용및 우주과학분야에 1조5천억원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 기사의 내용이 궁금하신가요?

기사 전문을 보시려면500(500원)이 필요합니다.

1995년 12월 과학동아 정보

  • 홍대길 기자

🎓️ 진로 추천

  • 항공·우주공학
  • 물리학
  • 컴퓨터공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