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출시한 말하는 바비 인형은 예쁜 목소리로 “수학 수업은 너무 어려워”라고 말했습니다. 당시 바비 인형의 철없는 말은 여론의 뭇매를 맞았지만, 결과적으로 여성은 생물학적으로 수학, 과학, 공학을 잘하지 못한다는 사회적 통념을 낳는데 일조했습니다.
이 통념이 잘못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제시카 캔턴 미국 카네기멜론대학교 뇌인지과학과 교수팀은 3~10세 사이의 여아 55명, 남아 54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연구진은 아이들에게 수학 개념을 담은 영상을 보여준 뒤, 기능성자기공명영상(fMRI) 장치로 뇌를 촬영했습니다. 추가로 성인 63명의 뇌도 함께 촬영했습니다. 관찰 결과 수학 지식을 처리하는 동안 여아와 남아의 뇌가 반응하는 부위는 같았으며, 성인의 뇌와 비교했을 때 뇌의 성장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 역시 동일했습니다.
또한 연구진은 아이들에게 3~8세에 맞는 수학 시험을 보게 했습니다. 그리고 수학 지식을 처리하는 데 관여하는 뇌 신경망의 발달 속도를 측정한 결과 성별이나 나이에 따른 차이는 없었습니다.
캔턴 교수는 “사회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여자 아이 혹은 어린 여성은 수학과 먼 존재라고 받아들여져 왔다”며, “이런 인식이 성 불평등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연구는 ‘교육과학’ 11월 8일자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