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 연봉’하면 떠오르는 직업 1순위가 바로 ‘금융 전문가’다. 어마어마한 돈이 오가는 금융 시장에서 금융 전문가들은 수학을 어떻게 이용할까? 금융 시장에 뛰어든 수학과 졸업생을 만나기 위해 흥국생명 리스크관리팀을 찾았다.
흥국생명 같은 보험 회사도 금융 회사인가요?
차용원 ‘금융’은 금의 융통, 즉 ‘돈이 오고 간다’는 뜻이에요. 은행, 보험 회사, 증권 회사 모두 고객에게 돈을 받고 언젠가 다시 돌려준다는 점에서 금융 회사라고 할 수 있어요. 가진 돈보다 돈을 조금 더 모으고 싶다면 일정 기간 동안 은행에 돈을 주고 정해진 금리만큼 이익을 얻는 ‘저축’을 하죠? 보험은 질병이나 사고처럼 불확실한 사건이 일어났을 때 돈 걱정을 줄이기 위해 가입하는 금융 상품이에요. 불확실한 사건이 일어나야 돈을 지급하니까 다른 금융 회사보다 확률, 통계에 능숙한 수학 전공자가 더 필요하죠. 리스크관리(위험도 분석)팀은 회사가 고객의 돈을 안전하게 투자할 수 있도록 투자 한도를 설정하고 고객에게 지급할 돈을 관리하는 팀이에요. 대부분의 금융 회사는 리스크관리팀이 있어요.
리스크관리는 생소해요!
이용승 금융 전문가가 전부 금융 상품을 개발하거나 투자하는 건 아니에요. 보험 회사에서 일하는 금융 전문가는 고객에게 돈을 얼마나 받고 어떤 조건에서 얼마를 줄지 결정해 보험 상품을 만들거나 위험도를 분석합니다. 예전에는 금융 회사가 이익에만 몰두한 나머지 위험도 분석을 소홀히 했는데, 지금은 금융 회사에서 없어서는 안 될 부서입니다. 영화 ‘빅쇼트’와 ‘국가부도의 날’에서 다룬 미국의 금융 위기, 한국의 외환 위기가 위험도 분석에 덜 신경 써서 일어난 거라고 볼 수 있죠.
수학만 공부해도 금융 전문가가 될 수 있나요?
이용승 금융 회사에서 수학을 많이 쓰는 건 사실이에요. 통계학, 확률론은 물론이고 금융 상품의 가격을 계산할 때 ‘*확률 편미분 방정식’ 같이 어려운 수학 이론을 이용하거든요. 하지만 어떤 회사, 어떤 팀에서 일하느냐에 따라 수학을 쓰는 정도는 다르고 이외에도 알아야 할 지식이 많아요.
차용원 수학과 더불어 경제학, 경영학에 관한 지식도 필요해요. 상품의 가격, 금리처럼 수로 나타낼 수 있는 값은 수학적으로 계산할 수 있지만, 이 수가 금융 시장이나 경제 관점에서 무엇을 뜻하는지,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분석하려면 경제학 지식을 알아야 합니다.
수학 전공자가 가진 강점이 있나요?
차용원 수 계산을 정확하고 빠르게 하는 데 강점이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다른 부분에서 장점이 있는 것 같아요. 수학을 전공하면 논리적으로 순서에 맞게 생각하는 습관이 생겨서 그런지 머릿속에 알고리듬을 만들어서 일을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일의 각 단계마다 무엇이 필요한지 헷갈리지 않고 잘 파악할 수 있어요.
금융 전문가를 꿈꾸는 학생에게 조언해 주세요.
이용승 프로그래밍 지식은 컴퓨터를 조수로 두는것과 같아요. 일의 일부를 컴퓨터에게 맡기고 그 시간에 다른 걸 할 수 있으니 시간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죠.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중요해요. 어떤 직무를 맡아도 일주일에 최소 1번 이상 회의를 하니까 사람들과 소통하고 자기 의사를 명확하게 표현하는 능력이 필요하죠.
차용원 게임 장르마다 플레이 방법이 다른 것처럼, 금융 회사도 종류가 다양하니까 어떤 회사에서 일할지 목표를 확실하게 정하는 게 필요해요. 그래야 대학원에 가서 경제를 전공할 때도 계량, 미시, 공공 경제학 등 세부 전공을 정할 수 있어요. 수학을 어려워하는 친구들이 많은데, 금융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 수학은 꼭 안고 가야하니까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자기를 믿고 끈기 있게 도전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