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사람은 없는지 한시도 쉴 틈 없이 눈동자를 굴립니다. 작품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죠. 우리가 누구냐고요? 우리로 말할 것 같으면 미술관 보안 요원! 우리가 아무렇게 서 있는 것 같다고요? 만약 그렇게 생각했다면 오산입니다. 우리는 수학자들이 만든 방법을 활용해 수학적으로 최적의 위치를 선정해 도둑이 있는지 감시하고 있거든요.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술관에는 매일 수많은 사람이 몰려듭니다. 값으로 환산할 수 없을 정도로 귀한 그림과 조각이 가득하기 때문이지요. 미술관은 작품을 도둑 맞지 않기 위해 치밀하게 감시하지만, 이따금 도난 사건이 일어납니다. 사각지대 없이 보안 요원을 배치한다면 도난을 막을 수 있지 않을까요?
미술관 보안을 위해 필요한 요원의 수는?
일반적으로 건물의 윗면은 직사각형이지만, 미술관은 그렇지 않습니다. 올록볼록하고 굴곡이 있기도 하며 상상하기조차 힘든 난해한 모양인 경우도 많지요. 그러니 보안 요원을 아무렇게나 배치했다가는 귀한 작품을 도둑 맞기 십상입니다. 그렇다고 보안 요원들을 무한히 많이 고용할 수도 없는 노릇이지요. 1973년 미국 수학자 빅터 클레는 복잡한 구조의 미술관에서 최소한의 보안 요원을 효과적으로 배치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습니다.
2년 뒤 체코 수학자 바츨라프 흐바탈은 ‘삼각형 분할’을 이용해 문제를 해결합니다. 삼각형 분할을 이용하기 위해서 흐바탈을 미술관을 모든 벽이 선분으로만 이뤄져 있고, 교차하지 않으며 중간에 텅 빈 홀이 없는 단순한 다각형 모양의 건물로 가정했습니다. 미술관을 살피는 보안 요원들은 일단 자리가 한번 정해지면, 돌아다니지 않고 그 자리에서 시야에 보이는 모든 부분을 감시한다고 가정할게요.
이제 삼각형으로 다각형을 분할해 봅시다. 직관적으로 생각했을 때 보안 요원의 수는 다각형 건물의 꼭짓점 수에 따라 달라집니다. 삼각형은 볼록한 다각형이기 때문에 어떤 삼각형이든 한 꼭짓점에 보안 요원을 배치하면 보안 요원은 삼각형 내부 전체를 볼 수 있습니다.
모든 다각형은 삼각형으로 분할할 수 있으니 다소 기괴한 모양이어도 다각형이기만 하면 됩니다. 이처럼 삼각형 꼭짓점에 보안 요원을 두면 문제는 쉽게 해결됩니다. 즉, n개의 꼭짓점을 가진 다각형 모양의 미술관은 명의 보안 요원만 있으면 충분하다는 거지요. 만약 3으로 나눠떨어지지 않는다면 첫 번째 소수점에서 반올림한 수만큼 보안 요원이 있으면 되지요.
삼각형 분할과 색칠 문제!
그런데 3년 뒤인 1978년 미국 수학자 스티브 피스크가 더 쉽고 직관적인 방법을 떠올립니다. 삼각형 분할 문제에 그래프 이론의 색칠 문제를 도입한 것이지요. 다각형을 삼각형으로 분할한 뒤 모든 꼭짓점을 세 가지 색으로만 칠해 보세요. 이때 어떤 한 삼각형의 세 꼭짓점도 색이 겹치지만 않게 만들면서요.
이제 세 가지 색 중 하나를 선택해 볼게요. 파란색을 선택했다고요? 그럼 파란색 꼭짓점에만 보안 요원을 배치하면 됩니다. 모든 삼각형은 하나의 파란 꼭짓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삼각형마다 보안 요원이 한 명씩 배치되니, 파란 꼭짓점에 있는 보안 요원들만으로 다각형 미술관 전체를 감시할 수 있습니다.
미술관 문제는 수학자들이 전제 조건을 어떻게 두느냐에 따라 다양한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보안 요원이 미술관 구석이 아닌 다른 곳에 있는 경우나 한 곳에 서 있지 않고 돌아다니는 경우에는 해결 방법이 달라집니다. 또 중간에 시야를 막는 커다란 작품이 전시돼 있다면 다른 방법을 찾아야겠지요. 많은 질문거리를 주는 미술관 문제는 특정 조건에서 해결된 것도 있지만, 아직 풀리지 않은 경우도 있답니다.
자자, 관람객들이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보안 요원 여러분, 어서 위치로 돌아가세요! 작품인 척 위장할 필요까진 없지만, 여러분이 이해하세요. 우리가 원래 좀 유난이거든요. 앗, 수상한 사람이 보입니다! 훗, 사각지대라고 생각했겠지만, 수학적으로 배치한 우리 보안 요원의 눈은 절대 피해갈 수 없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