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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CHO의 롤링수톤] 흥 부자들이 모이는 통계적 진실

브루노 마스의 ‘24캐럿 매직’

작은 키로 무대를 장악하며 축 처져 있던 사람도 흥겹게 만드는 음악 요정이 있습니다. 요정은알 앤비, 펑크, 레게 등 다양한 장르를 접목한 노래에 흥겨운 리듬과 멜로디를 더해 듣는 이로 하여금 온몸을 저절로 둠칫, 두둠칫 움직이게 하지요. 하와이에서 나타난 브루노 마스입니다.

 

 

미국 영화계에 아카데미상이 있고, 연극계에 토니상이 있다면? 음악계에는 그래미상이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음악 시상식인 ‘그래미 어워드’ 시상식은 그야말로 별들의 잔치입니다. 전 세계의 시청자가 세계적인 가수들의 공연을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기도 합니다.

 

 

2018, 브루노 마스의 해


장르별로, 장르 안에서 노래와 앨범별로, 약 80개 부문에서 시상이 이뤄집니다. 시상식의 꽃은 4대 본상으로 불리는 ‘올해의 노래’, ‘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앨범’, 그리고 ‘최우수 신인상’입니다. 넷 중 한 부문에서라도 상을 받으면 가수로서는 엄청난 영광이지요. 2017년 영국의 싱어송라이터 아델이 신인상을 제외한 세 부문의 상을 모두 휩쓸어 엄청난 화제가 됐습니다. 이런 이례적인 일은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을 것만 같았습니다.

 

그런데 단 일 년 만에, 브루노 마스가 일을 내버립니다. 2018년 1월 28일에 열린 제60회 그래미 시상식에서 마스는 ‘댓츠 왓 아이 라이크(That’s What I Like)’로 올해의 노래상을, ‘24캐럿 매직’으로 올해의 레코드상과 올해의 앨범상을 거머쥡니다. 이 세 부문을 포함해 무려 7관왕이 됩니다. 이견은 없을 겁니다. 지구 반대편에 있는 우리나라에서도 길거리나 각종 방송에서 마스의 음악은 쉴 새 없이 등장했을 정도였으니까요.

 

본명은 피터 진 허난데즈. 어렸을 적 마스의 아버지는 마스가 몸집이 크고 통통한 프로레슬링선수 브루노 삼마르티노를 닮았다며 ‘브루노’라고 불렀습니다. 친구들이 마스가 이 세상 사람이 아닌것 같다고 말하자 마스는 스스로 ‘그럼 나는 화성(마스)에서 왔구나!’라고 생각했고, 그렇게 브루노 마스가 됩니다.

 

브루노 마스는 2014년에 영국 음악 최고 시상식인 ‘브릿 어워드’에서 ‘국제 남자 가수상’을 받았다.

 

 

미국의 래퍼 B.O.B의 ‘낫띵 온 유’를 피처링★한 목소리로 이름을 알린 마스는 이후 자신의 노래인 ‘저스트 더 웨이 유 아(Just The Way You Are)’와 ‘그란데(Grande)’ 등을 연달아 히트시킵니다. 그 뒤 발표하는 곡마다 음악 차트를 석권하던 마스는 마크 론슨의 곡 ‘업타운 펑크’를 부르고 제대로 명성을 얻습니다. 여기에 미국에서 가장 큰 스포츠 행사인 미식축구 대회 ‘슈퍼볼’에서 공연을 하고난 뒤 마스의 공연은 인기가 급등합니다. 마스의 공연이 인기가 많아지자 암표 거래 시장이 활개를 쳤고, 급기야 하와이주 상원 의원은 ‘브루노 마스 법’을 제정합니다. 구매한 표를 48시간 이내에 되팔 수 없게 하는 법입니다.

 

피처링★ 다른 가수 앨범에 참여해 노래나 연주를 도와주는 일.

 

 

 

 

 

마스의 팬은 모두 흥 부자?


마스에 열광하는 이유는 직접 보지 않아도 알 만합니다. 때로는 펑키하게, 때로는 감미로운 알앤비로, 때로는 자메이카 리듬의 레게음악으로, 때로는 팝과 힙합으로, 다양한 장르가 뒤섞인 노래로 팔색조 매력을 뽐내기 때문이지요. 이뿐이게요? 춤이면 춤, 드럼이면 드럼까지 못 하는 게 없으니 정말 음악 요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마스의 노래를 즐겨 듣는 팬들은 공연장이 아니더라도 어디서든 노래가 나오면 어깨를 들썩거리고 온몸으로 리듬을 탑니다. 유독 마스의 팬들은 흥이 넘치는 것만 같습니다. 선천적으로 흥이 많은 사람이 브루노 마스의 팬이 되기라도 하는 걸까요?

 

놀랍게도 실제로 음악 취향과 성격에 상관관계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아드리안 노스 영국 헤리엇와트대학교 음악심리학과 교수는 3만 6518명을 대상으로 좋아하는 음악 장르와 성격의 관련성을 연구했습니다. 교수팀은 어떤 사람이 무슨 곡을 좋아하는지 알면 그 사람의 성격도 유추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예를 들어 재즈와 클래식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모두 자아존중감이 높고 창의적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외향성에 대해서는 극과 극의 결과를 나타냈습니다. 또 클래식을 좋아하는 사람과 헤비메탈 마니아가 모두 사교적이지는 않지만, 창의적인 면에서 닮았다는 재밌는 결과도 있었지요. 마스의 장르인 랩, 레게, 댄스, 팝, 소울을 보니…, 모두 외향적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흥부자들이 마스의 팬이 되는 이유가 여기 있군요!

 

 

 

통계를 믿을 수 있는 이유


그런데 이런 연구 결과는 정말 믿을 만한 걸까요? 형편 없는 설문까지 결과에 포함되지는 않을지 의심스럽습니다. 그래서 이런 사회조사 연구를 할때는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통계학에서 이용하는 신뢰도 측정을 합니다. 측정할 때 생기는 오차를 바로잡기 위해 신뢰도 계수를 이용하는데, 이것은 관측값의 분산에 대한 참값의 분산 비율로 구합니다. 분산은 그 변수가 기댓값으로부터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를 가늠하는 수로 자료가 얼마나 넓게 퍼져 있는지를 나타내지요.

 

 

이런 신뢰도 측정방법에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 ‘크론바치 알파’입니다. 답변의 일관성을 측정하지요. 개별 항목의 분산을 전체 항목의 총 분산으로 나눈 값이 0에서 1 사이 값을 가집니다. 1에 가까울수록 신뢰도가 높다는 뜻입니다. 일반적으로 0.6~0.7부터 허용할 만한 신뢰도로 봅니다.

 

노스 교수팀은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설문 성실도까지 조사해 제대로 대답하지 않은 사람의 설문지는 제외했습니다. 질문 중간에 가상의 음악 장르를 넣어놓고, 이 질문에 모르는 음악이라고 대답하지 않은 사람은 조사 대상에서 빼버리는 식이지요.

 

일반적으로 문항 수가 많을수록 신뢰도는 커집니다. 노스 교수팀이 최대한 많은 자료를 수집하려는 이유기도 하지요. 연구 결과 성격과 음악 취향에는 통계적으로 충분히 의미가 있었습니다. 아쉬운 점은 유럽, 뉴질랜드, 호주, 북아메리카 지역에 사는 사람만을 대상으로 한 조사라는 건데요, 아시아에 살고 있는 여러분도 잘 맞는지 확인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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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6호 수학동아 정보

  • 조혜인 기자(heynism@donga.com)
  • 참고자료

    Individual Differences in Musical Tas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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