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3월 14일 파이데이(π - day)에 우리나라 최초의 수학문화관인 ‘경남수학문화관’이 경상남도 창원에 문을 열었다. 수학을 삶에 유용한 학문으로 만들자는 취지의 수학문화를 퍼뜨리는 중추 역할을 할 계획이라고 한다. 경남수학문화관을 직접 찾아가 봤다.
‘놀이기구인가?’
경남수학문화관의 ‘수학어드벤처관’에 들어서자 든 생각이다. 마치 놀이기구처럼 보이는 체험형 수학 구조물로 가득 찬 공간이었다. 기존 수학체험관이 손으로만 만지는 데 그쳤다면, 수학어드벤처관에서는 총 16가지의 대형 수학 구조물을 온몸으로 체험할 수 있다.
커다란 삼각형 안으로 3명이 함께 들어가 각 꼭짓점으로부터 거리의 합이 최소가 되게 하는 ‘페르마 점’을 찾는 구조물부터 대형 큐브까지 즐길거리가 넘쳐난다. 특히 눈에 띄었던 구조물은 원이 아닌 사각형 바퀴가 달린 자전거였다. 네모난 바퀴가 어떻게 구를 수 있는지 의심이 들겠지만, 연속된 현수선으로 만든 도로 위에서는 굴러갈 수 있다. 사각형 바퀴라도 땅의 모양을 바꾸면 굴러갈 수 있다는 생각의 전환이다.
친근하게 다가오는 수학문화
수학어드벤처관 한쪽 편에 연결된 짧은 통로를 따라가면 ‘數book카페’가 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수학과 관련된 책을 볼 수도 있고, 수학에 대해 자유롭게 토론하며 음료를 마실 수도 있다. 보드 게임이 여럿 있어서 게임을 하며 머리도 식힐 수 있다. 필요할 때는 강연장으로 쓸 수 있는 시설도 있다. 우리 조상의 수학적 업적을 볼 수 있는 고책자를 고스란히 복제해 전시하고 있어서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➊ 數book카페에는 조선시대의 수학자 홍정하가 집필한 ‘구일집’ 복제본이 전시돼 있다.
구일집에는 파스칼의 삼각형, 이항계수, 고차 방정식의 풀이 등이 쓰여 있다.
➋ 네모난 바퀴를 단 자전거라도 굴러갈 수 있다는 것을 몸소 체험할 수 있다.
➌ 체험탐구관에는 수학을 놀이처럼 즐길 수 있는 총 61가지의 다양한 콘텐츠가 있다.
2층에는 체험탐구관이 있다. 체험탐구관에서는 총 61가지의 수학 체험을 할 수 있다. 골프를 하며 타원과 포물선 초점의 위치를 알 수 있는 구조물부터 세계에 있는 수학 놀이를 체험할 수 있는 콘텐츠, 직접 공을 굴리며 사이클로이드 곡선의 성질을 깨달을 수 있는 구조물까지 모두 체험하려면 하루가 모자랄 정도로 다양하다. 체험을 돕는 해설사가 있어, 각 콘텐츠에 대해 설명을 자세히 들을 수 있다.
3층에는 학생들이 수학 성적 및 적성, 진로에 대한 고민을 상담하고 수학에 대한 자신감을 기르는 ‘수학클리닉실’, 프로그래밍과 로봇과 관련된 소프트웨어를 배울 수 있는 ‘SW교육체험실’이 있다.
경남수학문화관 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이경은 경상남도과학교육원 교육연구사는 “그동안 대중이 수학에 관심을 가질 기회가 부족했다”며, “경남수학문화관이 학생들의 체험 공간뿐만 아니라 교사의 연수 공간, 시민들의 참여 공간이 돼 모두가 수학을 친숙하게 느끼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수학문화관이 수학이라는 문화를 퍼뜨리는 밑거름이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