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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 자급자족 어부 라이프, 삼시세끼 어촌편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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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시세끼 농촌편의 터줏대감 이서진이 어촌에 떴다! 설거지니, 제빵왕에 이어 이번에는 선장으로 돌아왔다. 둘째는 무슨 일이든 장고의 시간을 거쳐 해내는 요리 장인 에릭, 막내는 무한 체력과 열정으로 똘똘 뭉친 윤균상이다. 삼형제는 환상적인 궁합으로 시청자의 마음을 훔쳤다. 그런데 삼형제에게는 문제가 있다. 밥 한 번 먹기가 너무 힘들다는 것. 이를 극복할 방법은 없을까?

득량도 삼형제의 인기 요인은?

삼형제가 삼시세끼를 챙겨 먹어야 하는 이곳은 전라남도 고흥군에 있는 득량도다.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식량이 풍부하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곳으로, 이름만큼이나 인심이 넉넉하다.

바다는 낯선 삼형제에게도 때가 되면 갯벌을 활짝연다. 여기저기를 돌아다니기만 해도 바지락은 물론 새꼬막과 조개의 여왕 백합까지 게임 아이템 줍듯 주울 수 있다. 탱글탱글한 식감이 일품인 키조개는 ‘키조개의 법칙’ 따위 필요 없을 정도로 아무데서나 구할 수 있다.

득량도 앞바다 또한 마음이 넓다. 통발을 던져 놓기만 해도 주렁주렁 올라오는 돌게 덕에 이 많은 걸 다 어디에 써야 할지 행복한 고민을 하게 만들고, 바다 한 가운데 던져 놓은 통발에는 문어까지 잡힌다. 낚시의 ‘낚’자도 모르는 윤균상이 낚싯대를 던져도 보리멸부터 붕장어, 농어까지 쉽게 올라와 삼시세끼 밥상을 풍요롭게 한다.

여기에 느리지만 한 땀 한 땀 장인 정신으로 칼질하는 에셰프 에릭, 끊임없이 비전을 제시하는 캡틴 이서진, 시키는 일은 물론 시키지 않은 일까지 찾아서 알아서 하는 자발적 노예 윤균상이 만나 환상적인 궁합을 선보이며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에릭은 놀라운 요리 솜씨를 뽐내며 차줌마, 차승원의 뒤를 잇는 요리 천재로 주목받고 있다. 또 귀차니즘의 대명사인 이서진을 일하게 만드는 마법까지 부려 삼시세끼 어촌편3의 큰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에릭이 자꾸 멍 때리는 이유는 ‘퍼트’법 때문?!
랩과 연기만 잘하는 줄 알았더니 요리까지 잘하는 이 남자. 바로 에릭이다. 그런 에릭에게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바로 무슨 일이든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이다. 맛을 내는 재주는 탁월하지만, 그 맛있는 음식을 맛보기 위해서는 기나긴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그래서 틈만 나면 멍을 때리거나 빈둥대는 에릭을 나영석 PD는 끊임없이 구박한다. 에릭의 멍 때리기로 식사 시간이 늦어지면 자신은 물론 스태프의 퇴근시간까지 늦어지기 때문이다. 에릭은 요리 중간에 마치 정지화면을 연상케 하는 모습을 자주 보인다.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방송 중간 나가는 인터뷰에서 에릭은 진짜 아무 생각 없이 가만히 있을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요리 순서를 생각한다고 밝혔다. 순서를 정하지 않고 음식을 하면 헷갈려서 꼭 넣어야 하는 식재료를 빼먹는 경우가 있단다.

실제로 에릭은 손이 느릴 뿐 요리는 매우 효율적으로 한다. 설거지를 피하기 위해 비닐봉지에 수제비를 반죽하고, 찌개에 들은 게는 발라 먹기 어려우므로 요리할 때 살을 발라 넣는다. 또 식탁에 여러 가지 음식을 올리는 만큼 최대한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나름의 순서를 정해 요리한다.

혹시 에릭이 퍼트 방법을 떠올리느라 생각에 잠긴 것이 아닐까? ‘퍼트’법은 어떤 일의 순서를 그래프로 나타내 작업 시간을 예상하거나 일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법이다. 이때 작성하는 그래프를 ‘퍼트도’라고 부른다. 처음 계획대로 퍼트도를 그린 뒤 문제가 되는 부분을 수정해 효율성을 높인다.

퍼트법은 1958년 등장한 수학적 사고 방법으로, 새로운 일에 들어갈 때 인력이 얼마나 필요하고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지 미리 예측하기 위해 많이 사용하고 있다. 우리나라 중·고등학교에서는 배우지 않지만, 많은 나라에서 퍼트법을 훈련시킨다. 퍼트법의 작업 순서는 다음과 같다.

이제 첫날 저녁 밥상을 떠올려 보자. 삼형제는 돌게 된장찌개와 보리멸 구이, 계란찜, 감자전, 깻잎지, 풋고추와 고추장을 먹기로 결정했다. 밥과 깻잎지는 점심때 해 놓은 게 있어서 돌게 된장찌개와 보리멸 구이, 계란찜, 감자전만 만들면 된다. 에릭은 돌게 된장찌개를 끓이고 나서 보리멸을 구울 계획을 짰다. 보리멸이 맛있는 냄새를 풍길 때쯤 계란찜과 감자전을 동시에 만들기로 했다. 이를 퍼트법에 적용시켜 보자.

우선 저녁 밥상을 차리는 데 필요한 모든 작업 순서를 위쪽 표와 같이 정리했다. 작업이 총 13가지로 적지 않다. 에릭이 정한 순서대로 퍼트도를 그리자 저녁상을 차리는 데 적어도 65분이 걸린다.

그렇다면 에릭의 퍼트도는 효과적일까? 에릭이 된장찌개를 먼저 끓인 데는 이유가 있다. 미리 끓여놔도잘 식지 않는데다가, 보리멸을 먼저 구우면 식어서 먹을 때 비리기 때문이다. 보리멸 손질을 늦게 한 이유는 손질한 보리멸을 보관할 데가 없어서다. 계란찜과 감자전 역시 따뜻할 때 먹어야 하고 준비 시간이 길지 않아 마지막에 하기로 했다. 이런 나름의 이유를 고려하면 이보다 효율적으로 짜기는 어렵다.
식사 준비 시간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삼형제에게는 암묵적인 규칙이 있다. 이서진은 잘하는 감자 깎기와 마늘 까기, 꽁치 김치찌개 끓이기와 밥 짓기 말고는 요리에 전혀 관여하지 않는다. 삼시세끼 출연 전까지 단 한 번도 요리를 해 본 적 없는 윤균상은 채소 손질과 같은 허드렛일만 한다. 따라서 채소 손질을 뺀 모든 요리는 에릭이 한다.

그런데 이서진과 윤균상이 조금만 더 에릭을 돕는다면 식사 시간을 확 줄일 수 있다. 이를 선형계획법으로 따져 보자. 선형계획법은 문제 상황을 수식으로 바꿔서 그 해결책을 찾아내는 방법이다. 산업 현장에서 최소 비용으로 최대 이익을 내기 위해 자주 사용한다.

여기서는 가장 큰 문제가 시간인 만큼 요리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기준으로 문제를 풀어 보자. 우선 다음을 고려해 삼형제가 요리 하나를 만드는 데 필요한시간을 정했다(아래 표).
이서진은 손이 빨라 채소를 씻고 깎는 데 재능이 있고, 에릭은 손은 느리지만 칼질만큼은 셋 중에서 가장 빨리 한다. 요리의 핵심인 음식 맛내기는 요리를 잘하는 에릭이 시간이 가장 적게 걸린다. 간이 안 맞으면 맛내는 시간도 길어지기 때문이다. 각자가 만든 요리의 가격은 맛있는 순서대로 정했다. 윤균상은 단 한번도 요리를 해 본 적이 없지만, 이서진은 꽁치 김치찌개만큼은 일품으로 끓인다는 점을 고려했다.
x, y, z값을 구해 보면 x=1, y=2, z=1일 때 13만 원으로 최댓값이 나온다. 따라서 이서진과 윤균상이 각각 요리 하나씩을 하고, 에릭이 요리 2개를 만들면 46분 안에 요리 4개를 만들어 식사할 수 있다. 즉 감자전이나 보리멸 구이와 같이 누가 해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요리를 이서진과 윤균상이 나눠 하고, 에릭이 돌게 된장찌개와 계란찜을 하면 된다.

하지만 삼형제의 근무지가 식당이 아닌 만큼 이대로도 나쁘지 않다. 느림보 에릭이 정성스럽게 만든 요리를 보는 게 즐겁기 때문이다. 그 사실은 높은 시청률로 시청자가 보여주고 있다.

정말 막내 윤균상이 힘이 가장 셀까?
막내 윤균상은 덩치가 크다는 이유로 삼형제 중에 힘을 쓰는 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 덩치가 크면 힘도 세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덩치에 비례해 힘이 셀까?

힘과 무게의 관계를 따져 보자. 막대과자의 단면의 넓이가  같다면, 15cm짜리 막대 과자와 50cm짜리 막대과자를 분지르는 힘은 똑같다. 힘은 단면의 면적에 비례하기 때문이다. 이런 단면적은 반지름의 제곱에 비례해 결국 힘은 반지름의 제곱에 비례한다. 사람의 밀도는 무게에 상관없이 비슷하다. 밀도는 질량 나누기 부피고, 부피는 반지름의 세제곱에 비례한다. 따라서 질량은 반지름의 세제곱에 비례한다.
그러므로 힘을 무게로 나누면 반지름과 반비례한다. 즉 단위 무게가 발휘하는 힘은 덩치가 클수록 줄어든다. 윤균상이 가장 무거운 것을 들지는 몰라도, 덩치를 감안하면 힘이 세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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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2월 수학동아 정보

  • 조가현 기자
  • 기타

    [참고 자료] <일하는 수학>, <일상적이지만 절대적인 생활 속 수학 지식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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