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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 매미에게도 귀가 있을까?

에피소드수학


여름에는 매미가, 가을에는 귀뚜라미가 개성 있는 울음소리를 냅니다. 곤충에게는 사람 귀와는 분명히 다르지만 소리를 듣는 기관이 있어요. 놀라운 사실은 우리가 듣는 것보다 실제 곤충소리는 더욱 다양하다는 점이에요. 곤충마다, 동물마다 들을 수 있는 소리의 종류가 다르기 때문이랍니다!

소리는 공기를 울리면서 퍼지는 파동이에요. 소리가 사람의 귀에 닿으면, 안쪽으로 오므라져 있는 귓바퀴가 소리를 모아 담지요. 그리고 내이에서 소리를 증폭시킨 뒤 청각신호로 바꾸어 청신경으로 뇌까지 전달해 감지한답니다. 파장의 진폭이 클수록 소리가 커지고, 주파수가 높을수록 고음이 들리지요.

매미에게도 ‘귀’가 있다!

물론 매미에게도 등쪽 좌우에 엄연히 청각기관이 있습니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얇은 막이 들어 있어서 소리가 들리면 진동이 울리면서 감지한답니다.

사람은 귀가 양쪽에 하나씩 달려 있는 덕분에 소리가 어느 방향에서, 얼마나 멀리 떨어진 곳에서 들리는지 정확히 알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왼쪽에서 나는 소리는 왼쪽 귀에 먼저 닿은 뒤 오른쪽 귀에 닿지요. 또한 오른쪽 귀보다 왼쪽 귀에서 조금 더 크게 들려요. 이런 미묘한 차이를 이용해 소리가 나는 방향을 알 수 있답니다.

그런데 프랑스의 곤충학자인 장 앙리 파브르가 쓴 <;파브르 곤충기>;에는 매미에게 귀가 없다고 적혀 있습니다. 매미 바로 옆에서 대포를 쏘아도 계속 울어댄다는 게 근거인데요. 사실 매미가 대포가 터지는 소리를 듣고도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은 건 ‘매미가 들을 수 있는 소리의 범위’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곤충과 사람이 각각 들을 수 있는 소리의 범위는 다릅니다. 몸집의 크기에 맞게 청각이 진화했거든요. 예를 들어 귀뚜라미나 여치는 주파수가 아주 높은 초고음을 내요. 이 소리는 사람의 귀에는 들리지 않아요. 그러니까 우리가 듣는 귀뚜라미와 여치의 울음소리는, 그들이 내는 소리의 일부일 뿐이지요.

새와 도마뱀은 원기둥으로 듣는다

최근까지도 곤충보다는 크고, 사람보다는 작은 크기의 동물이 어떻게 소리의 방향을 인지하는지 밝혀내기가 어려웠습니다. 특히 새와 도마뱀은 사람과 달리 겉으로 드러나 있는 귀가 없습니다.

최근 독일 뮌헨 공대 연구팀이 새와 도마뱀이 어떻게 소리의 방향을 알아내는지 수학으로 밝혀냈습니다. 연구팀은 새와 도마뱀 1만 5000종의 청각기관이 어떻게 생겼는지 관찰했습니다. 양쪽 청각기관은 머릿속에 원기둥처럼 생긴 기다란 터널로 연결돼 있었습니다. 이 터널은 양 끝이 얇은 막(고막)으로 덮여 있습니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소리가 닿으면 이 고막이 진동하면서 청각기관 내로 파동을 보냅니다.

터널은 동물마다 크기와 길이가 다르지만, 각자 지름과 전체 길이, 부피를 수학식으로 나타낼 수 있었습니다.
 

연구팀은 양쪽 귓구멍으로 소리가 들어갈 때 그 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시뮬레이션 할 수 있는 수학모형을 만들었습니다. 연구 결과, 새와 도마뱀은 양쪽 귓구멍으로 들어온 소리 파동이 터널 안에서 겹쳐지면서 방향을 구별해낸다고 결론지었습니다.

동물마다 들을 수 있는 소리의 범위가 다르고, 또 소리의 방향을 구별하는 방법이 다른 이유는 자기 몸집과 생김새, 환경에 따라 진화한 결과입니다. 우리 귀에는 시끄럽기만 한 울음소리도 매미들에게는 분명히 아름답고 로맨틱한 세레나데처럼 들릴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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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8월 수학동아 정보

  • 이정아 기자
  • 도움

    [논문] ‘How Internally Coupled Ears Generate Temporal and Amplitude Cues for Sound Localization’, ‘The Avian Head Induces Cues for Sound Localization in Elevation’
  • 일러스트

    김윤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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