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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 들쭉날쭉 요동치는 화폐의 힘겨루기



방학을 맞아 온 식구가 일본 여행을 가려고 했어요. 부모님께서는 한참 남은 여행이니 환전은 나중에 하신다고 했고요. 그런데 6월 24일, 지구 반대편에서 브렉시트 사건이 터졌어요. 지구 반대편 이야기라 관심 없었는데, 앗! 일본 환율이 엄청 올랐대요. 환율이 오른다는 말은 무엇이고, 브렉시트 사건이 뭐길래 전 세계 환율에 영향을 주는 건가요?
 

 

환율은 두 나랏돈, 통화의 교환 비율을 말합니다. 한 나라의 돈을 다른 나라의 돈으로 바꿀 때 필요하지요. 한국에서 미국으로 여행을 간다면, 미국에서 사용할 미국 돈이 필요해요. 내가 가진 한국 돈은 같은 가치의 미국 돈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환율은 각 국가의 외환시장에서 결정됩니다.

2016년 7월 15일 기준 원/달러 환율은 $1=₩1,133.6입니다. 1달러를 사려면 1,133.6원이 필요하다는 의미
예요. 반대로 달러/원 환율은 ₩1,000=$0.88입니다. 1,000원을 주면 0.88달러를 준다는 뜻이지요.

여기서 원/달러 환율과 달러/원 환율의 차이를 찾으셨나요? 통화를 교환할때는 기준이 되는 통화에 따라 표기하는 방법이 달라요. 그래서 국제외환 시장에서 환율을 표시하는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자국 통화 한 단위를 기준으로 외국 통화를 얼마나 살 수 있는지 표시하는 방법과, 외국통화를 기준으로 자국 통화를 나타내는 표기법이 있습니다. 어떤 통화를 기준으로 나타내느냐의 차이일 뿐 같은 의미입니다. 한국을 포함해 대부분 국가는 외국 통화를 기준으로 자국통화의 가치를 나타냅니다. 즉, $1=\1,133.6처럼 쓰는 거지요.

환율이 결정되는 방법

그렇다면 서로 다른 통화를 사용하는 국가가 여러 개 있을 때도 같은 방법으로 계산해야 할까요? 3개국이면 3가지, 4개국이면 6가지, 5개국이면 10가지…. 전 세계에 수십 개가 넘는 환율이 각국의 외환시장에서 동시에 정해지는 걸까요?

통화가 N개 있을 때는 N-1가지 환율만 결정되고 나머지는 N-1개 환율에서 간단한 수학으로 계산합니다. 예를 들어, 원, 달러, 엔, 유로가 있다고 해 봅시다. 그러면 달러/원, 달러/엔, 달러/유로는 각 국가 외환시장에서 정해집니다. 만약, 원/유로 환율을 알고 싶다면 앞서 정한 환율을 이용해 계산하면 됩니다.

우리나라 외환시장에서는 한화와 달러 간의 환율이 결정됩니다. 일본 외환 시장에서는 엔화와 달러 간의 환율이 결정되겠지요. 그럼 한화와 엔화의 환율은 어떻게 계산할 수 있을까요?

그래서 전 세계에 서로 다른 통화가 N개가 있을 때, 각국의 외환시장에서 미국을 제외한 N-1개의 국가와 미국 달러 사이의 환율만 정해지면 다른 환율은 비율로 계산만 하면 됩니다.





환율이 오르기 전에 환전해야 했어!

그럼 ‘환율이 떨어졌다’는 의미가 무엇일까요? 한 달 전, 달러/원 환율이 1$=1,000원이었는데, 오늘 환율이 1$=1,200원이 됐다고 생각해 봅시다. 한 달 전에는 1$를 사는 데 1,000원만 있으면 됐지만, 지금은 1,200원을 줘야 하지요. 한국 돈의 가치가 떨어진 거예요. 이때, 환율이 올랐다고 하고 ‘원화 약화’라는 표현을 씁니다.

다시 오늘로부터 한 달 후, 1$=1,100원이 됐다고 해볼게요. 1$를 사는 데 1,200원을 내야 했는데, 1,100원만 내면 되는 상황이 됐어요. 미국 통화 달러가 저렴해졌고 상대적으로 한국 통화인 원화는 비싸졌어요. 환율은 떨어졌다고 하고, 이 상황을 ‘원화 강세’라고 표현합니다.

그래서 환전할 때 환율이 중요합니다. 환율이 오르면 외국돈을 더 비싸게 주고 사야 하기 때문이지요. 환율은 물가의 상승 또는 하락, 한 나라에서 유통되고 있는 통화량의 변화, 다른 나라와의 거래량의 변동 등 여러 가지 요인에 따라 변합니다.
 

브렉시트? 일본 여행에 브렉시트가 웬 말

지난 6월 24일, ‘브렉시트’로 지구촌이 소란스러워졌어요. 브렉시트는 영국(Britain)과 탈퇴(Exit)의 합성어로,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뜻합니다. 6월 24일에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결정된 것이지요. 그날을 기점으로 몇몇 국가 통화 가치가 달라졌어요. 영국과 유럽의 일이니 영국 통화인 파운드와 유럽통화 유로에는 변화가 있겠지요. 그런데 왜 영국 반대편에 있는 한국과 일본의 통화 가치까지 변동이 생긴 걸까요?

전 세계에서 외화를 사서 갖고 있으려는 사람들은 안전한 통화를 가지고 있으려고 하겠지요. 그런데 브렉시트 때문에 영국 통화와 유럽 통화는 변동 가능성이 큰 불안정한 통화가 됐습니다.

반면에 일본 엔화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통화입니다. 국채의 대부분을 일본인이 소유해 엔화가 다른 나라로 빠져나갈 일이 적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사람들이 서로 엔화를 사려고 하게 됐고, 엔화를 사려는 사람이 많으니 자연스럽게 일본 통화 가치도 오르게 된 것입니다. 한국 통화 가치가 떨어진 이유도 결국 금융투자자들 입장에서 원화가 불안정한 통화이기 때문이지요.

브렉시트 이후 한 달이 지났어요. 사건이 터진 당일보다는 세계적으로 환율이 조금씩 변하긴 했지만 아직 큰 변동은 없습니다. 앞으로 환율이 어떻게 변할지 한번 예측해보는 건 어떨까요?
 

2016년 08월 수학동아 정보

  • 조혜인 기자
  • 일러스트

    오승만, 김경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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