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생들이 늘 수학에 대해 생각하고 수학에 대한 무한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활동으로는 무엇이 있을까요? 수학문집 만들기가 좋은 사례입니다. 무엇보다 학생들 스스로 자신과 친구들이 활동한 일들을 비교하고, 다시 정리하며 새롭게 평가할 수 있는 소중한 계기를 제공하는 데 그 교육적 가치가 있습니다.
수학문집이 뭐야?
‘수학’이라고 하면 ‘수포자’, 어려운 문제풀이가 먼저 떠오르는 고등학생들에게 조금은 다른 수학의 세계를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달콤한 맛이 느껴지는 다양한 수학이 있다는 것, 더불어 수학이라는 학문이 우리의 삶 속에 깊이 스며들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런 고민 끝에 교내 수학대회를 다양한 융합대회로 확장했고, 여러 가지 수학 문화 체험활동을 마련하기 시작했습니다. 학생들은 체험활동을 하고 나서 소감문을 쓰고, 교내대회에서 자신만의 작품을 발표했습니다. 모두 하나같이 소중하고 귀한 자료였지요. 그래서 작품을 엮어 수학문집을 만들었습니다.
영주여고 학생들과 함께한 전국 수학축전 참가 소감문, 수학 프로그램 특강을 듣고 난 뒤에 쓴 소감문, 교내 수학체험활동과 수학실 및 영주여고 수학동아리 활동 결과물, 수학 소설, 수학 UCC 공모전, 교내 수학문화대회 수상작품(산문, 운문, 그리기), 예술제 전시회, 18개 학급의 재미난 앙케이트까지. 재미와 감성이 풍부한 작품을 수록한 수학문집, ‘영여로운 수학’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영여로운 수학’을 향한 첫걸음
계획 세우기는 일종의 기획이자 매뉴얼입니다. 학년 초에 계획을 잘 세우면 수학문집의 내용이 훨씬 풍요로워집니다.
학생들이 창의적인 작품을 풍부하게 만들 수 있도록 돕기 위해 학년 초에 월별 교내대회와 수학체험행사 계획을 꼼꼼히 세워야 합니다. 물론 모든 활동은 그 무엇보다 교사의 마음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믿습니다. 그러므로 가장 먼저 할 일은 ‘교사의 마음잡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션 1. 수학행사로 수학사랑 쑥쑥
교내 수학프로그램은 학생들의 창의성을 마음껏 발휘할 기회입니다. 저는 학생들이 모든 수학 관련 활동을 할 때마다 소감문을 남기도록 했어요. 이런 방법으로 아이들의 생각을 놓치지 않고 문집으로 남길 수 있었습니다. 활동하면서 느낀 소중한 감정을 오랫동안 기억하고 보존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지요.

파이 데이
‘파이 데이’는 새 학기가 시작되고 가장 처음으로 할 수 있는 수학체험활동입니다. 3월 14일이 바로 원주율 ‘π’를 기념하는 파이 데이거든요. 동아리 학생뿐만 아니라 교내 모든 학생들이 기대에 부풀어서 기다리는 날이기도 합니다. 왜냐고요? 먹성 좋은 여학생들이 여러 가지 파이를 듬뿍 먹을 수 있으니까요. 맛있는 파이는 파이 데이를 위해 편성한 수학과 예산에서 구입합니다.
3월에 개학을 하면 동아리 학생들이 점심시간이나 저녁시간을 이용해 파이 데이 행사를 준비합니다. 탐구 중심 활동이나 심화학습을 하는 큰 행사가 아니라서 학생들 스스로 아기자기하게 운영하지요. 수학 퀴즈, π(파이)디자인 공모전, π로 이행시 짓기, 삼점일사(3.14) 사행시, 원주율 삼행시 등 재미난 대회가 속속 열립니다. 가장 높은 참가율을 보인 학급에는 ‘최고참가학급상’이 주어집니다.

동아리 체험 활동
학생들은 동아리 활동 시간이나 점심, 저녁 시간에도 체험 활동을 하며 그 속에 숨어있는 수학을 찾으려고 노력합니다. 수학 체험 활동으로 ‘조노돔을 이용한 하이퍼스 페이스 만들기’, ‘무드 등 만들기’, ‘팝업다면체 체험’, ‘보드게임’ 등을 하고 있습니다.
수능 대박 기원 행사
수능 대박 기원 행사와 수학 체험 활동이 만난다면? 큰 4D프레임을 활용해 거대한 지오데식 돔을 만들고, 그 구조물 사이에 수능 희망 메시지를 붙여 선배와 친구를 응원할 수도 있습니다. 지오데식 돔을 만들 마땅한 장소를 찾지 못해 운동장에서 만들기도 하고, 비바람에 애써 만든 지오데식 돔이 부서지기도 했지만 학생들은 이를 통해 조금 더 성장합니다.
학생이 주도하는 수업
학생이 중심이 돼 활동하는 수학 수업을 고민하다가 ‘프로젝트형 수업’을 떠올렸습니다. 프로젝트 수업의 주제는 ‘스토리가 있는 수학문제 만들기’입니다.
스토리가 있는 수학문제를 만들기 위해 학기 초에 각 학급에서 4인 1조로 팀을 구성하고 팀별로 교과서에서 단원을 고릅니다. 수업에서 한 단원을 모두 배우면 그 단원을 고른 팀이 수학 문제를 4~5개 만듭니다. 그리고 수업 시간에 20여 분 동안 친구들에게 발표하지요.
이들이 발표하는 수학 문제에는 새롭게 만든 스토리가 숨어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의사소통이 더 활발히 일어납니다.
수학과 봉사활동을 하나로
수학으로 봉사활동을 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학생들이 수학동아리를 중심으로 전국 단위 수학체험전에 참가하며 재능 기부 도우미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수학 체험’이라는 용어마저 들어보지 못한 친구들을 위해 두 팔 걷고 나섰지요.
동아리 학생들과 재능 기부 도우미 역할을 하며 가장 걱정했던 부분은 ‘입시에 대한 부담’이었습니다. 학생들이 말은 안 해도 혹시 재능 기부에 시간을 뺏기고 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닌지 우려했어요. 하지만 학생들은 제가 생각했던 것 보다 더 많은 것을 배웠고, 수학에 대한 태도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재능 기부 도우미로 활동하기 전보다 더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이 제 마음을 설레게 했지요. 그 중 몇 명은 수학과나 수학교육과로 진학해 인생의 큰 목표를 향해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다음 화에서는 행사와 대회에 참여하면서 영감을 얻은 학생들이 정성껏 만든 작품을 소개하겠습니다. 학생 스스로 편집위원으로서 활동하며 문집을 만든 이야기도 들려드릴 예정입니다. 다음 화를 기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