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하나 하나를 정교하게 그려 만든 새. 완벽한 대칭을 이루고 있는 나비. 아마 이 작품들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듣고 나면 깜짝 놀랄지도 모른다. 멋진 그림들은 사인함수와 코사인함수를 이용해 만든 작품이다.
이탈리아의 예술가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수학적으로 정교하게 나뉜 비율과 완벽한 대칭을 이용해 완성도 높은 작품을 그렸다. 네덜란드의 화가 코르넬리스에스허르는 같은 도형으로 평면을 채우는 기법인 테셀레이션을 이용한 예술작품을 남겼다. 이처럼 수학적 개념을 이용해 예술작품을 만드는 작가는 많다. 그리고 수학을 이용해 예술작품을 만드는 사람들을 수학예술가라고 부른다.
평범한 도구로 만들어낸 특별한 작품
수학식 그 자체로 아름다운 작품을 만들어내는 예술가도 있다. 이란의 하미드나데리 예가니다. 이 소식을 접한 수학동아가 이메일을 통해 그와 이야기를 나눴다. 예가니는 현재 이란 쿰대 수학과에 다니는 학생으로, 이란수학회에서 주관하는 대회에서 2년 연속으로 수상했을 정도로 유망한 수학자다. 몇 년 전, 수학개념을 이용해 작품활동을 하는 작가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이후 원이나 타원 같은 기하학적 도형으로 이뤄진 예술작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예가니는 예술작품을 만드는 데 수학만큼 좋은 도구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직접 수학을 이용한 예술작품을 만들기로 했다. 전에도 수학적 개념이 담긴 예술작품은 많았다. 예가니 작품의 차이는 수식 자체를 이용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어려운 식은 아니다. 누구나 따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익숙한 수학식과 쉽게 배울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사용한다. 물론 간단한 수식을 이용해도, 정교한 그림을 그려내기 위해서는 수식 안에 여러 개의 변수를 넣어 계산이 복잡해진다. 복잡해진 식을 계산해 그래프를 그리는 데 이용한 프로그램은 매트랩, 메이플 또는 매스매티카다.
우연이 만드는 아름다움
“두 가지 방법으로 작업해요. 처음에는 적당히 수식을 넣고 괜찮은 이미지가 나오면 식을 바꿔가며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예가니는 어떤 그림이 나올지 생각하지 않고 일단 수식을 넣어봤다. 모험적인 이 방법이 재밌는 건 우연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움 때문이다. 자칫 이상한 그림이 나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예상치 못하게 멋진 작품이 나오면 기쁨이 더 크다. 물론 한 번에 완벽히 균형 있는 작품을 만들 수 있는 건 아니다.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힌 그림이 나오면 아름다운 작품이 나올 때까지 수식을 조금씩 바꾼다.
“최근에는 다른 방법을 많이 이용해요. 먼저 만들고 싶은 이미지를 떠올리고 그걸 구현해낼 수 있는 수식을 찾지요.”
예가니는 많은 사람이 수학에 관심을 갖도록 수식을 이용해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동물을 만들었다. 구체적으로 원하는 형태를 만들기 위해 알맞은 수학식을 찾아내는 것은 쉽지 않다. 이런 방식에는 번뜩이는 창의력과 어느 정도의 요령이 필요하다.
예술가가 좋아한 수식
예가니는 작품 대부분에 삼각함수를 이용한다.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다른 수식으로도 멋진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지만, 아름다운 작품을 만들 수 있어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해요.”
삼각함수는 특정한 주기에 따라 모양이 반복되고, 원과 타원과 같은 곡선으로 이뤄진 도형을 그릴 수 있어 작품을 만드는 데 사용하기 좋다. 그렇다고 늘 삼각함수만을 이용하는 건 아니다.
뾰족하고 날카로운 그림을 만들어 낼 때는 가우스 기호([ ])가 포함된 식을 용한다. 예를 들어 수식 ‘2x-2[x]-1’는 톱니처럼 생긴 주기함수를 그리는데, 이런 모양의 파형을 ‘톱니파’라고 한다. 여기서 [x]는 x가 실수일 때, x를 넘지 않는 가장 큰 정수를 뜻한다.
예가니는 앞으로 더 많은 작품을 만들어 예술 속의 수학을 세계에 알릴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수학동아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묻자 “평범한 일상에서 수학이 어떻게 이용되고 있는지 생각해보면 재밌는 일을 많이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예술뿐 아니라 일상 속에 어떤 수학이 있는지 관찰해 보라고 권했다.
예가니는 앞으로 더 많은 작품을 만들어 예술 속의 수학을 세계에 알릴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수학동아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묻자 “평범한 일상에서 수학이 어떻게 이용되고 있는지 생각해보면 재밌는 일을 많이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예술뿐 아니라 일상 속에 어떤 수학이 있는지 관찰해 보라고 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