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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삶이 춤이 된다면


 
춤! 박자 맞춰 춘다고 능사는 아니다. 사람 사는 이야기가 담긴 춤이야말로 정말 멋진 춤이다. 춤의 결정적인 한 순간만으로 그 속에 담긴 이야기를 표현할 수 있을까.
뉴욕의 사진 작가 조던 매터와 무용수들은 ‘삶’을 카메라로 포착하는 데 성공했다. 우리의 꿈, 사랑 그리고 욕망을 담은 작품들을 만나 보자. 아울러 춤을 통해 우리가 생각하는 방식을 엿보는 재미있는 연구도 소개한다.

“삶의 흔들림조차 춤이다”


매일이 똑같은 것 같아도 그 안에 기쁨과 슬픔, 피곤함 등이 섞여 있다. 작가는 일상에서 순간순간 느끼는 속마음을 춤으로 포착했다.

누구든 학교를 다니다보면 화가 날 때가 있다. 숙제가 너무 많거나 낮은 수행평가 점수 등 이유는 가지각색. 그런 평범한 학생들에게 어느 날 신기한 일이 일어났다.

“뭐든 좋으니 딱딱하지 않은 물건을 집어서 선생님에게 던지세요!”

작가가 <;교생 선생님 오신 날>;을 찍을 때 학생들에게 외친 말이다. 당황한 학생들은 처음에 갈피를 잡지 못했지만, 금세 활기를 띠고 훌륭한 즉흥 연기를 펼쳤다. 답답했던 학교에서 상상의 날개를 마음껏 펼친 멋진 순간이었다.

춤만 봐도 ‘몸’과 ‘생각’이 보인다

춤이 비단 감정만 보여 주는 것은 아니다. 아래 소개 된 연구에서처럼 대칭성과 공간 감각 등 잘 드러나지 않는 몸의 특징을 춤을 통해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도 있다. 이렇듯 춤은 보는 사람에게 많은 이야기를 해 준다. 자신의 감정을 표출하는 것은 물론 이성의 호감을 끄는 구애가 되기도 하며, 심지어 공간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엿보는 수단도 된다. 춤은 그 자체로 예술이자 우리 삶의 이야기가 되고 있다.

몸매의 우월함을 뽐내는 춤

혹시 춤으로 이성의 관심을 끌려고 노력해 본 적이 있는가. 그런데 이성의 춤을 볼 때 실력뿐 아니라, 다른 것도 본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미국 루터스대 인류학과 윌리엄 브라운 교수는 몸이 좌우로 대칭일수록 이성에게 춤을 잘 춘다는 평가를 받았다는 연구를 ‘네이처’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자메이카 청소년 183명을 모았다. 먼저 손목, 발목, 허리 등을 측정하고, 각 부위 길이 차이가 적을수록 몸의 대칭성이 높다고 보았다.

그리고 몸에 센서를 달고 유행가에 맞춰 자유롭게 춤추게 했다. 센서의 데이터를 이용해 아바타가 춤추는 장면으로 변환한 후에 서로의 아바타춤을 보고 점수를 매기도록 했다. 그 결과 몸의 대칭성이 높을수록 그 사람의 춤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연구팀은 사람이 춤을 통해 상대방 몸의 대칭성을 간접적으로 확인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대칭성에 민감한 이유는 대칭일수록 생물학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문화에 따라 춤을 ‘반대로’ 배워

막스플랑크연구소 다니엘 하운 박사 연구팀은 춤을 이용해 독일과 아프리카 나미비아의 어린이들의 공간 감각을 확인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어린이들이 북쪽을 바라보고 서서, 박자에 맞춰 ‘우-좌-우-우’ 방향으로 팔을 흔들며 손뼉을 치는 춤을 가르쳤다. 그리고 어린이들이 뒤돌아서서 방금 배운 동작을 반복하게 했다. 그 결과, 독일 아이들은 ‘우-좌-우-우’로 똑같이 췄다.

반면에 나미비아 어린이들은 뒤돌아섰을 때 ‘좌-우-좌-좌’로 반대 방향으로 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는 나미비아 사람들이 오른쪽, 왼쪽이 아니라, 동서남북을 기준으로 춤을 익혔기 때문이다. 즉, 처음에 배울 때 ‘동-서-동-동’으로 받아들이고, 뒤돌아서서도 마찬가지로 ‘동-서-동-동’으로 춘 것이다.

두 나라의 기본적인 공간 감각이 문화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춤으로 확인한 연구라고 할 수 있다.

세상에 이런 춤도?!

미국 캘리포니아 데안자대 수학과 칼 섀이퍼 교수와 유타 웨버주립대 무용학과 에릭 스턴 교수는 1991년 ‘수학 춤추는 두 남자’라는 공연을 시작으로 춤을 이용한 수학 교수법을 개발했다. 예를 들어, 대칭성을 다루는 ‘군론’을 가르칠 때 학생들 다 같이 군무를 추도록 한다. 학생들은 단체로 춤을 즐기면서 자연스럽게 수학적인 개념을 습득하게 된다. 그 동안 이들의 춤을 본 관중은 수십만 명에 달하며, 선생님들에게 교수법을 알려 주는 워크숍도 자주 열린다.

2013년 09월 수학동아 정보

  • 김선희 기자
  • 사진

    Jordan Matter
  • 사진

    포토파크닷컴
  • 사진

    칼 섀이퍼
  • 자료출처

    「우리 삶이 춤이 된다면」(시공아트,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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