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속 농장은 고요하고 평화로워요. 밭에는 벼와 밀, 감자, 옥수수, 사탕수수 등이 자라고 수풀에는 블루베리와 라즈베리가 달려 있지요. 바람에 살랑살랑 잎을 흔드는 저 나무에는 사과가 열렸네요. 직접 농작물과 과일을 거둬서 잼과 주스, 케이크, 파이 등을 만들 수 있어요. 움메에~ 꿀꿀~!
저쪽에 배가 잔뜩 불러 있는 소와 돼지는 어서 빨리 우유와 고기를 얻어가라고 난리네요. 벌떼가 붕붕거리는 벌집에는 꿀이 넘쳐흐르고 있어요.
‘헤이데이’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처럼 터치가 가능한 스크린에 서만 할 수 있는 게임이에요. 별다른 도구 없이 손가락을 스크린에 대면 원하는 농기구가 반짝 나타나는 만능 농장이거든요. 농작물이 다 자란 밭을 누르면 낫이, 과일이 다 익은 나무를 누르면 바구니가, 소와 돼지, 벌을 누르면 각각 우유와 고기, 꿀을 얻을 수 있는 도구가 나타나지요. 이 상태에서 손가락을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면 미세한 진동이 느껴지면서 휘릭휘릭 소리와 함께 농작물을 베거나 팜팜! 소리와 함께 과일을 따거나 축산물을 얻을 수 있어요.
농작물 베고 물고기 잡는 정전기
손가락 하나로 모든 일을 할 수 있는 비결은 스크린이 정전용량방식이기 때문입니다. 스크린은 항상 정전기를 띠고 있고, 네 귀퉁이에서 센서가 정전용량이 어떻게 변하는지 계산합니다. 이때 손가락을 스크린에 대면 스크린에 흐르고 있던 정전기가 손가락 끝으로 몰립니다. 센서가 이를 감지해 손가락이 정확히 어느 위치에 닿았는지 2차원 좌표로 인지합니다.
저쪽 물가로 가볼까요? 여기서는 물 위에 손가락을 대면 미끼가 던져집니다. 정전기가 몰리는 쪽으로 미끼를 던지도록 설계했기 때문이에요. 물고기가 미끼를 물면 고정점이 생기면서 낚싯줄이 나타나요. 이 점을 중심으로 낚싯줄은 원을 그리면서 회전할 수 있습니다. 손가락을 떼지 않고 당기거나 밀면 낚싯줄이 길어지거나 짧아져서 물고기와 힘겨루기를 해요. 처음 스크린에 손을 댄 지점, 그러니까 미끼를 던진 지점을 0으로 놓고낚싯줄을 당기는 방향과 거리(힘)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인지하는 방식입니다. 물고기가 도망치려는 쪽과 반대 방향으로 낚싯줄을 당기면 잡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물고기는 자꾸 다른 방향으로 도망치려고 합니다. 우리도 낚싯줄의 방향을 움직여야 하지요. 즉, 고정점 (0, 0)을 중심으로 낚싯줄이 회전하면서 당기는 방향과 길이가 계속 달라집니다. 만약 처음 낚싯줄이 나타났던 좌표가 (x, y), 낚싯줄이 θ만큼 회전한 뒤의 좌표는 (x', y')라면 아래와 같이 그릴 수 있습니다.
게임을 하는 우리는 본능적으로 낚싯줄의 방향과 길이를 조절해 물고기를 잡지만, 소프트웨어에서는 수많은 계산이 이뤄지고 있는 셈입니다.
시각+청각+촉각=현실감 있는 농장
한 가지 더 재미있는 점은 낫으로 농작물을 베거나 물고기를 낚을 때, 실제처럼 휘리릭 소리가 나면서 미세한 진동이 느껴지는 겁니다. 키보드 같은 기계적인 버튼은 자판 순서를 외우면 보지 않고도 원하는 것을 누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터치스크린은 어디를 눌러야 할지 일일이 쳐다봐야 합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사용자가 정확히 터치했다고 확실히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게임에서 현실감을 높이기 위해서 스크린을 누를 때 소리가 들리거나 미세한 진동이 느껴지게 만들었습니다. 시각뿐만 아니라 청각과 촉각까지 느껴지니 재미도 더해지고, 실제 내 농장을 가꾸는 것처럼 즐거워지지요.
이곳은 절대로 해가 지거나 먹구름이 끼거나, 비가 내리거나, 거친 바람이 불지 않아요. 농작물과 동물이 병들거나 죽을 염려도 없지요. 주인을 정말 행복하게 만드는 농장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