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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30년 뒤 미래로 시간여행을 간다면 세상은 얼마나 변해 있을까? 1980년대 영화 백‘ 투더퓨처’ 시리즈에서 주인공 마티 맥플라이는 괴짜 과학자 브라운 박사가 드로리안 자동차를 개조해 만든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여행을 한다. 그 중 2편에서는 30년 뒤 미래인, 바로 2015년 10월 21일로 찾아온다.

영화에서는 당시 상상하기 어려웠던 놀라운 미래가 펼쳐졌다. 하늘을 나는 경찰차나 여러 채널이 한꺼번에 나오는 벽걸이형 평면TV, 물에 젖었을 때 버튼 하나만 누르면 바람이 나오면서 저절로 마르는 옷, 지문을 인식하는 문, 사람 없이도 개를 산책시키는 기계 등이다. 2015년 지금, 이런 신기한 물건은 정말로 있을까?
하늘을 나는 자동차

주인공을 미래로 이끈 드로리안 타임머신은 실제로 없다. 하지만 하늘을 나는 자동차는 있다. 미국 항공자동차 제조전문업체 ‘테라퓨지아’가 개발한 ‘트랜지션’은 지난 2013년 시험 비행에 성공했다. 날개를 접었다 폈다 하면서 땅과 하늘에서 마음껏 다닐 수 있는 트랜지션은 최고 시속 약 185km로 날 수 있다.

하늘을 나는 원리는 일반 여객기와 똑같다. 비행기는 중력과 그 반대 방향인 양력, 앞으로 나아가는 추력과 그 반대 방향인 공기 저항력(항력)을 받는다. 이 네 힘이 평형을 이뤄야 공중에 뜰 수 있다. 비행기가 빠르게 달리면 양날개에 양력이 생기면서 뜬다. 속도가 빠르면 양력과 항
력이 동시에 모두 커진다. 항공공학자들은 양력을 항력으로 나눈 값인 ‘양항비’로 비행기가 힘을 얼마나 내야 날 수 있는지 계산한다. 예를 들어 어떤 비행기가 무게가 1톤, 양항비가 10이라면 엔진은 100kg 정도의 추력만 내면 뜰 수 있다.

집 앞에서 바로 날아올라 목적지에 착륙하는 방법은 없을까? 항공공학자들은 수백 명이 한꺼번에 타는 여객기가 수직이착륙을 하는 것은 현재보다 훨씬 효율이 높은 엔진을 개발하지 않는 이상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엔진의 힘으로만 기체를 들어올리기 때문이다. 1톤짜리 비행기를 띄우려면 엔진이 1톤만큼 힘을 내야 한다는 얘기다. 다행히 트랜지션은 탑승객이 1~2명뿐이라 무게가 크게 변하지 않는다.

올해 초 테라퓨지아는 수직이착륙이 가능한 ‘플라잉카 TF-X’를 공개했다. 차 꽁무니에 추력을 내는 대형 팬, 양날개 끝에 틸트로터를 달아 제자리에서도 뜰 수 있다. 아직 개발 단계지만 최고 시속 약 320km으로 최대 805km 정도까지 비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의 집 앞에서 제주도 주상절리 앞까지 약 1시간 반 만에 갈 수 있는 셈이다. 테라퓨지아 연구팀은 “2023~2030년 무렵에는 길이나 하늘에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바퀴 없이 날아가는 보드

한편 영화에서 마티가 타고 날아다녔던 호버보드도 실제로 있다. 지난 6월 자기부상기술 전문가인 이비코와 IFW 드레스덴 공동연구팀은 ‘렉서스 호버보드’를 개발해, 사람이 타고 날아다니는 모습을 유튜브에 공개했다. 아직까지는 30cm 정도 공중에서 15분가량 나는 수준이다. 하지만 U자형 길에서 묘기를 부리거나 물 위에서도 달릴 수 있다 (영화 속 호버보드는 물에서는 멈춘다). 영상에서는 잘 보이지 않지만 200m나 되는 자성 트랙을 깐 덕분이다.

렉서스 호버보드가 나는 비결은 안에 들어 있는 초전도체와 액체질소다. 초전도체를 액체질소로 영하 197°C까지 얼린 뒤, 영구자석으로 만든 레일 위에 띄운다. 초전도체를 일정 온도까지 얼리면 자성을 잃어버리는 ‘마이스너 효과’를 이용한 것이다. 또 액체질소를 뒤로 내뿜으면서 앞으로 나아간다. 호버보드를 실제로 타본 라이더인 로스 맥거린은 “보드가 굴곡진 지형에서도 아무런 마찰 없이 매끄럽게 나아간다”고 설명했다.

저절로 조여 주는 운동화

2015년 미래에 도착한 마티는 나이키 마크가 그려진 헐렁한 운동화를 신고 버튼을 누른다. 그러면 운동화가 발에 딱 맞게 저절로 조여진다. 실제로 나이키는 저절로 끈을 조여 주는 ‘파워 오토레이스’ 기술을 개발해 특허를 출원했다. 그리고 영화에서 나오는 것과 똑같이 생긴 운동화도 만들어 올 10월에 발표할 예정이다. 나이키에서는 신발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안에 들어 있는 톱니바퀴와 도르래가 움직이면서 신발이 조여진다고 밝혔다.




 
수분으로 요리하는 건조 피자

영화에서는 손바닥만 한 건조피자를 수분조리기에 넣어 버튼을 누르면 커다랗고 따끈따끈한 피자가 완성되는 장면이 나온다. 지금도 음식을 건조시켜 우주에서도 먹을 수 있는 식품은 나와 있다. 하지만 물을 넣고 손으로 주물러 푸딩이나 수프, 주스 등을 만드는 수준이다. 피자처럼 완성된 요리를 건조시켰다가 다시 되돌리는 기술은 아직 없다.

미래에는 어떤 식품기술이 나올까? 전문가들은 가까운 미래에는 3D프린터로 찍어낸 요리를 먹게 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지난 2012년 미국 코넬대 크리에이티브머신랩 연구팀은 3D프린터를 이용해 초콜릿이나 사탕, 크래커, 파스타를 찍어내는 데 성공했다.

지난 2013년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3D프린터용 요리개발업체인 SMRC와 함께 우주비행사를 위한 피자를 인쇄했다. 프린터 노즐을 달팽이 모양으로 돌리면서 밀가루 반죽을 편평하고 둥글게 쌓는다. 그 위에 같은 방법으로 토마토 소스를 얹고, 치즈를 뿌린 다음 굽는다.

3차원으로 인쇄하는 동시에 반죽을 구워 요리를 완성하는 방법은 없을까? 영국 런던왕립대 이론물리학과 팀 에반스 교수팀은 3D프린터가 시간당 평면을 얼마나 쌓는지, 얼마나 복잡한 모양까지 쌓을 수 있는지 예측하는 수학 모형을 개발했다. 이 모형을 이용하면 원하는 지점마다 인쇄 시간을 정할 수 있어서 인쇄를 하는 동안에도 모양이나 조건을 다양하게 바꿀 수 있다. 첫 번째 재료를 쌓고 두 번째 재료를 쌓기 전에 굳히거나 가열할 수 있는 셈이다.





몸속까지 젊게 만드는 성형수술

미래에서 마티를 찾아온 브라운 박사는 피부와 장기를 모두 새것으로 바꿨다고 자랑한다. 오래 전부터 의학계에서는 병이나 사고로 장기의 일부, 또는 전체가 망가진 환자에게 인공장기를 이식하는 연구를 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인공장기가 일상화되진 않았다.

먼저 인공장기를 이식하려면 본인의 원래 장기만큼 몸속에서 거부반응을 일으키지 않아야 한다. 또 치아에서 충치를 잘라낸 구멍이나 망가진 척추를 대신할 인공뼈의 경우에도 비어 있는 공간과 아주 똑같은 모양으로 만들어야 한다.

전문가들은 요리와 마찬가지로 3D프린터가 이를 해결할 것으로 기대한다. 잉크 대신 살아 있는 세포나 단백질등을 층층이 쌓아 장기를 만들면 몸속에서 거부반응을 최소로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3D프린터는 맨 아래부터 꼭대기 층까지 얇은 층을 겹겹이 쌓아올려 인쇄하기 때문에 손이나 기계로는 만들기 어려운 모양도 찍어낼 수 있다. 장기에 있는 미세한 혈관 구조나 치아와 척추에 끼울 보형물도 실제와 꼭 맞게 찍는다.

지난 3월 러시아의 바이오프린팅솔루션랩의 연구팀은 3D프린터로 쥐의 인공 갑상선을 인쇄해 이식하는 실험에 성공했다. 연구팀이 특별 제작한 조직에 세포를 층층이 쌓아 만들었다. 인공 갑상선이 호르몬을 분비하는 것도 확인했다.


 
이보다 앞서 2013년 미국 프린스턴대 마이클 맥알파인박사팀은 사람이 들을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전파를 인지할 수 있는 인공 귀를 3D프린터로 찍어냈다(위 사진). 연골로 만든 코일 주변에 세포를 귀 모양으로 쌓아 만든 것이다.


 
영화에서 드로리안 타임머신을 개발한 브라운 박사가 마티에게 한 말이다. 앞으로 30년 뒤에는 얼마나 멋진 미래가 펼쳐져 있을까? 2045년에는 어떤 놀라운 기술이 개발돼 있을지 한번 상상해 보자.

2015년 10월 수학동아 정보

  • 이정아 기자
  • 일러스트

    김대호
  • 도움

    오수훈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미래비행체연구실 박사
  • 도움

    미국 항공자동차 제조전문업체 ‘테라퓨지아'
  • 도움

    IFW 드레스덴
  • 도움

    미국 코넬대 크리에이티브머신랩
  • 기타

    [논문 및 저서] ‘Foodini 3D Printer Cooks Up Meals Like the Star Trek Food Replicator’, ‘Sculplexity: Sculptures of Complexity using 3D printing’, 고정우 GE에너지 정비부소장의 ‘수직이착륙기’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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