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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소프트웨어(SW)로 ‘공간지도’를 만들면 정확하고 빠르게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 공간지도는 땅의 생김새뿐만 아니라 땅 위나 아래에 있는 모든 위치, 모양에 관한 정보를 담은 3차원 지도다. 보통 지도는 물체의 위치와 생김새를 평면적으로 보여 주지만, 공간지도는 다양한 공간정보를 한눈에 입체적으로 보여 준다. 여기에는 점, 선, 면으로 나타내는 물체의 형태와 그 물체의 부피나 둘레, 강도 같은 특성이 포함된다.
데이터에 위치정보를 더하다
사람이 주로 생활하는 땅 위 물체의 위치는 위도, 경도 같은 2차원 데이터로 충분히 나타낼 수 있다. 하지만 싱크홀같이 지하에서 발생하는 일의 경우, 폭과 깊이가 함께 포함된 3차원 위치정보가 중요하다. 암석, 흙, 지하수 등 지반을 이루는 물질의 특성을 분석해 위험 정도를 파악해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도시에서는 땅 밑에 있는 하수도, 주차장 같은 인공 시설물도 고려해야 한다.
핵심은 위치정보다. 자원이나 인구 같은 데이터에 위치정보를 더하면 이 데이터는 3차원 데이터가 된다. 그러면 기존에 할 수 없었던 새로운 분석이 가능해진다. 데이터가 공간에서 서로 어떤 상관관계를 갖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공간 빅데이터를 통계적으로 분석하면 한정된 자원으로 최대의 효과를 내는 최적의 계획을 단 몇 초 만에 세울 수 있다.
효율적인 재난 구조, 똑똑한 SW로
실제로 영국의 자선단체 ‘맵액션’은 지난 4월 대규모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네팔을 돕기 위해 공간지도를 만들었다. UN과 국제 자선단체가 구호 인력과 물품을 현장에 효과적으로 배치·전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들은 식량과 생필품 대신 노트북과 프린터를 들고 비행기에 올랐다. 그리고 미국 ‘에스리’의 공간정보 SW인 ‘ArcGIS’를 사용해 네팔의 조각난 공간 데이터를 한데 모았다. 재해 현장의 위치, 피해 규모, 해당 지역의 인구 분포를 비롯해 파괴되지 않은 도로의 위치, 구조 대원의 수와 구호 기지의 위치 등을 3차원 지도로 표현했다.
다수의 구호 기지에서 다수의 재해 지역에 구조 대원을 파견하는 방법은 매우 많다. 맵액션은 시뮬레이션으로 각 구호 기지에서 최단 경로에 해당하는 재해 지역을 연결하는 최적의 조합을 찾았다. 이렇게 넓은 지역을 대상으로 여러 조건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수많은 조합을 동시에 비교·분석해야 하므로 SW가 없다면 사실상 계산이 불가능하다.
박형동 서울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는 “공간 빅데이터를 잘 활용하면 엄청난 부가가치를 지닌 유용한 정보를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지영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연구조교수는 “공간지도는 실제 세계를 디지털화하는 과정”이라며, “지질현상이나 건설 환경을 예리하게 보는 관찰력과 공간 데이터에서 새로운 정보를 찾아내는 통계적 분석능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