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곳에서는 광물을 직접 보고, 만지고, 느끼면서 다양한 체험 활동도 할 수 있다. 독자기자들은 호기심과 궁금증을 가득 안고 직접 찾아가 보기로 했다.
세계광물보석박물관에 도착하자, 특별한 건물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위아래로 뻥 뚫린 정육면체가 서로 얽히고설킨 모습으로 건물 외벽을 감싸고 있었다. 궁금증을 참지 못한 이재교 독자기자가 정육면체의 정체부터 물었다.
“이 건물은 황철석의 결정 모양을 본 떠 만든 거예요. 이왕이면 박물관 이름답게 건물도 광물을 닮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러던 중 결정 모양이 주로 육면체인 황철석이 떠올랐죠. 모양이 간단해서 디자인하기도 쉽고, 관람객의 궁금증을 유발하기에도 안성맞춤이라고 생각했어요. 여러분이 궁금해 하는 걸 보니 작전 성공이네요.”
박물관 내부가 점점 더 궁금해지려는 찰나, 권 관장이 안으로 독자기자를 안내했다.
보석은 빛깔과 광택이 아름다운 희귀 광물
박물관 전시실로 들어서자 반짝이는 보석이 한 번 더 환영 인사를 건넸다.
“지구에서 발견된 광물 중 50여 종류만 보석이라고 해요. 보석은 어떤 특징이 있을까요?”
‘예뻐야 한다’, ‘비싸야 한다’, ‘반짝거려야 한다’ 등 저마다의 기준을 이야기하는 독자기자들을 흐뭇하게 바라보던 권 관장이 대답을 이어갔다.
“모두 맞아요. 광물 중에서도 아름다우면서 가치가 높고, 액세서리로 사람 몸에 지니고 다녀야 하므로 단단해야 해요. 광물을 대표하는 특징 중 하나가 경도인데, 학교에서 배우는 대표적인 경도의 기준으로는 모스경도계가 있죠. 모스경도계는 가장 부드러운 광물을 1번, 가장 단단한 광물을 10번이라고 정하고 굳기를 측정해요.”
예를 들어 수정은 경도가 7번인 석영과 같은 물질로, 화학식이 같다. 토파즈라고 불리는 보석은 경도가 8인 황옥과 같은 물질이고, 보석 중에 가장 아름답다는 다이아몬드는 경도가 10번인 금강석과 같은 물질이다. 이처럼 보석은 주로 단단한 광물이다.
수학을 품은 광물 이야기
광물을 대표하는 특징 중에 또 다른 하나가 바로 결정 모양이다. 사실 결정이 눈에 보일 정도로 잘 자란 광물은 쉽게 찾기 어렵다. 따라서 몇 가지 대표 광물만 결정 모양이 잘 알려져 있다. 독자기자들은 운이 좋게도 눈으로 직접 결정 모양을 확인할 수 있는 대표적인 광물을 모두 관찰할 수 있었다.
가장 먼저 만난 결정 모양이 육각기둥인 석영은 모양이 뚜렷하고 반짝일 경우 수정으로 분류한다. 그 다음으로 관찰한 방해석은 결정 모양이 특별하다며 권 관장이 직접 설명을 덧붙였다.
“방해석은 결정 모양이 가장 다양한 광물이에요. 지금까지 알려진 것만 해도 300가지가 넘는답니다. 방해석의 대표적인 결정 모양은 기울어진 육면체고, 이 모양은 교과서에 사진으로 주로 등장하지요. 광물은 만들어지는 환경에 따라 결정 모양이 달라져요. 예를 들어 수박은 대부분 동그란 구 모양으로 자라지만, 네모난 유리 상자에 넣고 기르면 네모난 수박이 되지요. 광물도 마찬가지랍니다. 방해석도 자라는 환경에 따라 기울어진 육면체는 물론, 나뭇잎, 막대기, 평평한 탁자, 손가락 모양 등 다양한 모습으로 자라요.”
늘 교과서에서 보던 것과 다른 모양의 방해석을 본 독자기자들은 다시 한번 꼼꼼히 들여다보았다.
이밖에도 독자기자들은 결정 모양이 육면체인 황철석, 두꺼운 판 모양인 운모류, 팔면체인 금강석 등을 두루 관찰했다. 마지막으로는 사막의 장미(석고)를 살펴봤다. 사막의 장미는 멕시코산으로, 결정 모양이 장미와 닮아 특별하다.
전세계 방방곡곡 사연을 담은 광물
박물관에서 볼 수 있는 광물은 권 관장이 30여 년 동안 직접 발품을 팔아가며 모은 것이다. 전시실을 한 바퀴만 둘러봐도 그 규모와 2000가지가 넘는 종류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여행을 하던 중이었어요. 이 광물은 화산탄이라고 하는데, 화산이 분출할 때 큰 용암 덩어리가 하늘로 높이 솟아오르면서 바람의 영향으로 급격히 식어 만들어져요. 그런데 여행지에서 이 돌 위에 예쁜 풍란을 올려놓고 팔고 있는 상인을 만났어요. 아주 저렴한 값에 돌 화분 취급을 받고 있는 화산탄을 만난 거죠. 아저씨 마음이 바뀔까봐 기쁜 내색도 못하고, 얼른 풍란을 샀어요. 이렇게 모양이 예쁜 화산탄은 구하기 어렵거든요.”
그의 손길이 닿은 모든 광물에는 이 같은 사연이 담겨 있었다. 이재교 독자기자는 박물관 탐방을 마치며 권 관장에게 언제부터 광물을 사랑하게 됐는지 물었다.
“전 대학 시절부터 돌 줍는 게 취미였어요. 시간이 날 때마다 전국에 신기한 돌이 있다는 곳은 다 찾아다닐 정도였으니까요.직업 덕분에 해외에 나갈 기회가 많았는데, 그때도 쉬는 날마다 돌을 구하러 다녔지요. 작은 꿈이 있다면 우리나라에서 관찰할 수 있는 광물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게 특성과 사진을 정리해 한 권의 책으로 만들고 싶어요. 그때까지 가장 아름다운 자연 중 하나인 광물을 사랑하렵니다.”
대학시절부터 이어온 광물을 향한 권 관장의 일편단심은 박물관에 가득한 보석 사이에서도 빛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