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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뉴스] 현동훈 포스텍 수학과 교수 2014년도 젊은과학자상 수상

포커스

[지난해 11월, 현동훈 교수와 공동 연구자들이 경주에서 찍은 수학자의 유쾌한 순간.]
 
“아, 수학동아요? 그럼 학생들이 보고 재미있어 할 만한 사진을 좀 보내드려야겠네요!”
2014년도 젊은과학자상 수학 분야 수상자로 선정된 현동훈 교수가 <;수학동아>;에 건넨 첫마디다. 수상식 직후여서 어려운 연구 내용부터 늘어놓을 줄 알았던 걱정과 달리, 수학자의 유쾌한 순간을 만날 수 있어 영광이었다. 그렇다면 현동훈 교수는 어떤 사람일까?


“중학생 때까지는 수학을 잘 못했어요.”

그의 학창시절에 대해 물었더니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다. 고등학교 때는 단지 수학자의 연구에 관심이 많았다. 특히 1990년 일본의 대수 기하학자 시게후미 모리 교수에게 필즈상의 영광을 안겨준 ‘모리 프로그램’에 큰 매력을 느꼈다. 그 뒤로 모리 프로그램을 이해하기 위해 수학을 열심히 공부했고, 자연스럽게 수학 실력도 향상 됐다. 그때의 관심이 이어져 현재 모리 프로그램을 연구에서 직접 사용하고 있다. 모리 프로그램은 4차원 이상을 연구하기 위해 도입된 도형인 다양체에서 최소 모델을 찾는 것이다.

현 교수가 젊은과학자상 수상자로 선정된 결정적인 역할을 한 연구도 모리 프로그램과 관련이 있다. 현 교수는 지난 2013년 수학 분야 세계 최고 저널인 <;애널즈 오브 매스매틱스(Annals of Mathematics)>;에 발표한 논문으로 이 상을 받았다. 논문의 내용은 모듈라이 공간의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리 프로그램을 이용한 것이다.

모듈라이 공간이란 쉽게 말하면 분류하고자 하는 대상이 있을 때 이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전체를 보여 주는 ‘지도’다. 예를 들어 지하철 노선도에서 점 하나와 역 하나가 일대일 대응하는 것처럼, 곡선 모듈라이 공간의 한 점과 곡선 하나가 대응을 이룬다. 지하철 노선도를 보면 A역에서 B역까지 어떻게 가야 하는지를 알 수 있다. 이처럼 모듈라이 공간을 보면 얼마나 많은 곡선이 있는지, A곡선을 변형해 B곡선으로 어떻게 만들지 등 관련 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저는 모듈라이 공간을 단순한 수의 집합이 아닌, 대수 다양체라는 구조 안에서 생각했어요. 대수 다양체란 변수가 여러 개인 다항식의 해가 정의된 공간이에요. 모듈라이 공간을 대수 다양체로 생각할 때 비로소 ‘그 공간에 얼마나 많은 곡선이 있는가(모듈라이 공간의 차원)’나 ‘A곡선을 변형해 B곡선으로 어떻게 만들 수 있는가(모듈라이 공간의 연결성)’와 같은 질문들이 정확한 의미를 가집니다.”

수학을 전공한 기자도 현 교수의 연구는 외계어에 가까웠다. 이렇게 어려운 연구를 하는 까닭에서일까. 수학자들은 경우에 따라 한 문제를 평생 고민하기도 하고 끝내 해결하지 못하고 생을 마감하는 경우도 있다. 현 교수는 어떨까.

“이번에 발표한 논문만 해도 연구만 5년이 걸렸어요. 그 뒤로 3년이 넘는 기간 동안 검증 과정을 거쳤고요. 검증 과정 중에 발견된 불완전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3년 동안 후속 논문을 몇 개 더 쓰기도 했어요. 현재 고생하고 있는 연구도 4년 전에 아이디어 단계에서 출발한 주제인데, 이제야 조금씩 결과를 내고 있습니다. 아마 이런 것이 수학의 매력인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현 교수는 미래의 수학자를 꿈꾸는 청소년들에게 응원의 말을 전했다.

“만약 수학자가 되고 싶다면, 일단 누군가로부터 체계적으로 깊이 있는 교육을 받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입시나 선행 학습의 위주가 아닌 호기심이 가는 분야를 제대로 공부하는 거죠. 사실 말이 쉽지, 쉽지 않을 선택일 거예요. 입시를 위해 공부하는 친구들을 보면 조바심이 날 테니까요. 하지만 자기 나름대로 목표를 정하고, 관련 서적도 많이 읽고, 대한수학회나 포스텍, 카이스트에서 공개하는 수학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풀어 보라고 권하고 싶어요. 저는 수학 공부에 있어서 무엇보다 스스로 공부하면서 이해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모두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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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1월 수학동아 정보

  • 염지현 기자
  • 도움

    한국과학기술한림원
  • 사진

    현동훈
  • 사진

    한국연구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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