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의 도시 형태가 서로 다르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데 이 사실을 수학적인 방법으로 확인할 수 있을까.
프랑스 이론 물리학 연구소의 수학자 레미 라우프와 물리학자 마크 바르텔레미는 미국과 유럽의 주요 도시 형태를 수학적으로 비교 분석해, 그 결과를 ‘영국왕립학회지 인터페이스’ 10월 8일 자에 발표했다.
두 사람은 도로로 나뉘는 구획의 크기와 모양, 배열을 기준으로 131개 도시에 있는 구획의 분포를 통계적으로 분석했다. 자료로는 누구나 열어 볼 수 있는 지도인 ‘오픈스트릿맵’을 이용했다.
이를 통해 도시에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네 가지 유형의 구획 분포 형태를 찾아냈다. ①직사각형과 정사각형 모양의 구획으로 구성된 중간 크기의 격자 형태, ②다양한 모양의 작은 구획이 촘촘하게 있는 형태, ③중간 크기인 여러 모양의 구획들이 성기게 있는 형태, 그리고 ④정사각형이나 직사각형으로 구성된 모자이크 판으로 구성된 형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국 도시는 주로 ①이나 ④ 같이 정형화된 격자 모양의 구획으로 구성돼 있었다. 반면, 유럽 도시는 ②와 ③ 처럼 좀 더 다양한 모양의 구획을 담고 있었다. 일부 예외는 있었다. 예를 들어, 뉴욕의 자치구 중 하나인 브롱크스의 형태는 포르투갈의 포르토를 닮았다. 미국 보스턴 역시 유럽 도시의 형태와 더 비슷했다.
라우프와 바르텔레미는 논문에서 “각 도시마다 어떤 크기와 모양의 구획이 많고 적은지를 나타낸 구획 분포를 서로 비교할 수 있다”며, “이것으로 여러 도시들이 어떻게 서로 다른 모습을 갖게 됐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