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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2014 브라질 월드컵 조 편성에서는 미국이 속한 G조가 ‘죽음의 조’라고 불린다. 미국이 축구 실력이 좋은 독일과 포르투갈, 가나와 한 조이기 때문이다. 물론 미국은 이런 상황 속에서도 자신들의 기량을 펼치며 아주 잘 싸우고 있지만, 선수들은 적어도 죽음의 조 만큼은 피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미국은 단순히 운이 나빠서 죽음의 조에 걸린 것일까? 전문가들은 FIFA의 조 편성 규칙도 미국을 죽음의 조에 빠뜨리는 데 한몫 했다고 말하고 있다.
FIFA는 가장 강력한 여덟 개의 팀을 골라 서로 다른 조에 배정을 한다. 그 다음 나머지는 실력이 아닌 나라가 속한 대륙에 따라 팀을 나눈다. 무작위로 조를 편성하게 되면 강팀 또는 약팀끼리 모이는 조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FIFA가 원하는 조 편성은 실력이나 대륙별로 나라가 고르게 배정되는 것일 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죽음의 조’와 같은 불공평한 결과가 생기곤 한다.
그런데 최근 프랑스의 수학자 줄리엔 구욘이 너무 강력하거나 너무 약한 팀이 한 조에 몰리지 않는 새로운 조 편성 방법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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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먼저 FIFA 랭킹을 기준으로 32개 참가국의 상대순위를 결정했다. 이때 브라질은 개최국이라는 점을 반영해 상대 순위를 1위로 정했다. 그 다음 각 조에 편성된 4개국의 상대순위의 합과 표준편차를 이용해 이번 조 편성의 결과를 매우 강함, 강함, 균형, 약함, 매우 약함 5단계로 나누어 표시했다(표1). 그 결과 이번 대회에서 ‘균형’에 해당하는 조는 일본이 속한 C조 하나에 불과했다.
구욘은 이러한 결과를 근거로 제시하며, 새로운 조 편성 방법을 제안했다. 방법은 간단하다. 참가국의 상대순위를 내림차순으로 정리해 네 그룹으로 나눈다. 그 다음 상대순위가 높은 나라와 상대순위가 낮은 나라가 무작위로 섞일 수 있도록 알고리즘을 만들어 구성한다. 이때 대륙별 참가국의 균형을 위해 조를 편성하기 전 해당 조에 대륙을 먼저 잘 섞이도록 배정한다. 실제로 구욘의 방법으로 조 편성을 할 경우 8개의 조 중에서 대부분의 조가 ‘균형’이라는 결과를 얻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표2).
또한 구욘은 2014브라질월드컵에서 자신이 제안한 방법으로 조를 편성할 경우, 참가국들이 강한 조와 약한 조 중 어느 쪽에 속할 확률이 높은지를 계산했다. 그리고 그 결과를 그래프로 나타냈다. 이는 1만번의 시뮬레이션을 통한 결과다. 아래 종 모양 그래프가 오른쪽에 그려질수록 해당 조는 ‘죽음의 조’에 속할 확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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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그래프에서 보는 것처럼 미국의 경우, 구욘의 방법으로 조 편성을 하면 현재의 G조보다 좀 더 편한 경기를 진행할 확률이 높았다. 반면 우리나라는 좀 더 강한 상대를 만날 확률이 높았다. 구욘은 연구 결과를 발표하며 “자신이 제안한 방법으로 조 편성을 할 경우 상대적으로 강팀끼리 붙은 경기가 사라져 보는 재미는 떨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