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수학은 매일 사용되고 있습니다. 일기예보에, 시간을 알리는 데, 돈을 관리하는 데!
수학은 단순히 공식이나 방정식이 아닙니다. 논리이며, 이성의 작용이죠. 사고력을 통해 아주 난해하다고 알려진 미스터리 사건도 해결할 수가 있습니다. 수학 교수인 저 찰리, 그리고 FBI 특수요원인 제 형 돈과 함께 범죄와의 전쟁을 벌여 볼까요?

사건1 강도 6건, 피살 3명, 피해액 1230달러, 화가 1명
위조지폐임을 증명하라!

찰리, 상점 6곳을 턴 범인이 기관총으로 사람까지 죽였어. 그런데 명품시계와 보석은 놔두고 고작 1230달러의 현금만 집어갔지. 아무래도 다른 꿍꿍이가 있는 거 같아. 그리고 죽은 사람 중에 10대 소년이 있는데, 아무래도 이 사건과 깊은 관련이 있는 것 같아. 그 소년이 가지고 있던 지폐에 특별한 점이 없는지 분석해 줘.


강도사건이 일어나기 몇 시간 전에 6곳의 상점에서 쇼핑한 10대 소년 두 명이 강도사건 발생 이후 살해된 채 발견된다. 두 소년은 현금으로만 물건을 샀는데, 뭔가 이상한 낌새를 차린 돈은 소년이 가지고 있던 현금을 분석하기 위해 비밀경호국에 의뢰한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들이 가지고 있던 지폐는 위조지폐! 그것도 첨단기술과 전통의 방식을 이용해 아주 정교한 방법으로 만들어진 위조지폐다. 비밀경호국에서 5년 전부터 이 일당을 잡기 위해 추적했지만 제대로 된 단서 하나 잡지 못했다. 결국 찰리는 이번에 입수한 위조지폐와 지난 범죄에 사용된 위조지폐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분석하기로 한다.

지폐의 나선형 문양은 ‘결뉴문’이라고 불리는 기술에 근거한 거예요. 고리 모양이 서로 엉키면서 반복되는 문양으로, 사인함수의 파형이 포개진 상태에서 더해지고 곱해지면서 만들어지죠. 이 나선형 문양을 ‘웨이블릿 변환’을 이용해 분석해 봤어요. 그랬더니 아무래도 범인들이 새로운 화가를 끌어들인 것 같아요. 무슨 얘기냐구요?

여기 지폐가 있어요. 평소엔 잘 생각하지 못하지만 누군가 이 도안을 그린 게 분명해요. 이제 그 화가를 해변을 달라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봐요. 때론 빠르게 걷기도 하고 느리게 걷기도 하며, 바다쪽에 가깝게 또는 멀게 발자국을 남길 거예요.

자, 이제 위조지폐를 만드는 두 번째 화가를 살펴봐요. 그는 두 번째 주자로, 원본을 그대로 재현하기 위해 첫 번째 주자의 발자국을 정확히 따라가요. 하지만 발 크기와 보폭이 다르기 때문에 약간이라도 발자국이 어긋나면서 자신의 흔적을 남기게 되죠. 따라서 위조라는 걸 알 수 있어요. 여기에 세 번째 주자가 나타나면 그 사람은 두 번째 주자와는 또 다른 흔적을 남기게 돼요.

그런데 이 두 개의 위조지폐에는 두 개의 다른 발자국이 새겨져 있어요. 즉 새로운 화가가 가담을 했다는 거죠. 이 새로운 화가를 찾아야 해요!

그림 속 숨은 의미 찾는 웨이블릿 변환

웨이블릿 변환은 본래 오디오 신호나 그림 등 다양한 데이터로부터 정보를 추출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수학적인 도구다. 1980년대 초반 프랑스의 물리학자 알렉산더 그레스만이 정립한 이론으로, 함수를 기반으로 한다.

웨이블릿 변환을 하려면 우선 디지털 데이터를 수로 표현해야 한다. 그림은 0부터 255까지 수로 표현이 가능하고, 동영상이나 소리 신호도 수로 나타낼 수 있다. 이런 수를 웨이블릿이라는 함수로 나타낸 뒤, 여러 가지 계산을 해서 적분 가능한 함수를 만든다. 그러면 데이터를 수직, 수평 방향으로 확대하거나 축소할 수 있고 평행이동도 할 수 있어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때 웨이블릿은 사인함수 또는 코사인함수로 구성되어 있다.

그렇다면 웨이블릿 변환으로 위조지폐인지 알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미지를 수평과 수직방향으로 분석하면 원본그림에서는 볼 수 없었던 숨겨진 그림이나 윤곽선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원리로 미술품의 진위여부도 가릴 수 있는 것이다.

현재 웨이블릿 변환은 그림이나 동영상을 고화질로 변환하거나 압축할 때, 잡음 속에서 음성을 찾을 때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되고 있다. 실제로 FBI에서는 수백만 개의 지문을 웨이블릿 변환을 이용해 압축했다. 사실 많은 지문 데이터를 일일이 식별 가능하도록 작업하는 건 매우 힘든 일인데, 웨이블릿 변환을 이용하면 적은 비용과 시간으로 파일을 저장하고 검색 가능하도록 만들 수 있다.
 

사건2 17일 동안 강도사건 11건, 사건이 일어난 주 8곳, 연인 1쌍
범인의 위치를 추적해라!

이번에는 30세 여 선생님과 17세 제자가 벌인 강도 및 살인 사건이야. 문제는 범인이 하루나 이틀 만에 상점을 습격하고는 종점을 감춘 뒤, 수백 마일 떨어진 곳에서 다시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에 위치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거야. 찰리, 범인의 위치를 추적해 줘.


여교사인 크리스털 호일과 고등학생 벅 원터스는 사랑에 빠졌다. 하지만 둘의 관계는 사회적으로 비난받을 수밖에 없었고, 궁지에 몰리게 되자 둘은 차를 훔쳐 타고 돌아다니면서 강도질을 벌여왔다. 그리고 어느 날부턴가 크리스털의 주도로 사람을 죽이기 시작했다.

알고 보니 크리스털은 중산층의 자제로 남부러울 것 없이 자랐지만, 10대 시절 부모님의 잔소리가 싫어 텍사스에서 LA로 가출한 경험이 있었다. 하지만 당시 여러 사람에게 이용만 당하고 결국 마약 소지로 소년원까지 가게 됐다. 다행히 크리스털은 소년원 출소 이후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 교사까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다시 경찰에 쫓기는 신세가 되자 15년 전 자신의 인생을 망쳐 버린 사람들에게 복수하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현재 크리스털의 목표는 빌리 리버스! 크리스털에게 마약을 소지하도록 만들어 소년원에 가게 만든 장본인이다. 빌리를 쫓고 있는 크리스털을 잡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전 개가 고양이를 쫓는 걸로 가정한 뒤, 변형된 ‘추적곡선’을 이용해 크리스털의 위치를 추적했어요. 개가 FBI, 고양이가 크리스털과 벅인 셈이죠. 그런데 사실 개는 고양이를, 그 고양이는 쥐(빌리)를 쫓고 있어요. 즉, 우리가 잡고자 하는 고양이에게 영향을 주는 집합이 두 개예요. 개와 쥐! 고양이는 쥐를 따라잡기 위해 추적 각도를 조정해야 하고, 개를 피하기 위한 전략도 써야 하죠. 따라서 개한테 최선의 전략은 쥐를 향해 가서 고양이가 다가오게 하는 거예요.

결국 우리가 빌리의 위치를 알 필요는 없어요. 크리스털이 빌리를 찾아서 갈 곳만 알면 되죠. 그래서 전 빌리의 집이나 친척집 등 그가 있을 만한 곳에 가중치를 준 뒤, 크리스털이 왔던 곳을 지워나가며 크리스털의 계획을 추론했어요. 그 결과 크리스털은 빌리의 사촌 집에 나타날 거란 걸 알게 됐죠.

도망자의 위치를 추적하는 곡선

추적곡선은 한 점 A가 어떤 선 위를 따라 일정한 속도로 움직일 때, 다른 한 점 P가 항상 점 A를 목표로 일정한 속도로 움직이며 그리는 곡선을 일컫는다. 즉 도망자의 목적지가 정해져 있을 때 추격자가 도망자의 위치를 추적하는 곡선이다.

추적곡선은 이탈리아의 과학자 레오나르도 다빈치로부터 연구가 시작됐다. 그는 목적지까지 직선으로 가는 방법을 연구했는데, 이때 세운 방정식이 최초의 추적곡선 방정식이다. 오늘날과 같은 추적곡선의 정의는 1732년 프랑스의 물리학자 피에르 부게르가 고안했다. 그는 추적곡선을 이용해 지구의 밀도를 구하기도 했다.

한편 추적곡선을 $x$축을 둘레로 회전하면 곡면이 생기는데, 이 곡면 위에서는 부분적으로 쌍곡기하학이 성립한다. 현재 추적곡선은 비행기나 미사일을 추격할 때 사용되고 있다.
 

사건3 396.40갤런, 장미 꽃잎 21.916개, 극세선 4개
혈흔을 분석하라!

탈마라는 마술사가 마술 도중 사라졌어. 그녀의 혈흔만 2리터 정도 발견됐지. 문제는 탈마가 예전에도 이런 식으로 사라졌다가 몇 개월 뒤에 등장해 유명세를 탄 전력이 있다는 거야. 찰리, 이 혈흔이 어떤 사고로 생긴 건지 아니면 그렇게 보이도록 꾸민 건지 확인해 줘.


탈마는 일명 ‘물병자리’라는 마술을 선보이고 있었다. 투명 원통 안에 들어가 꽃잎을 흩날리다가 꽃잎이 사라지면서 물고기가 헤엄치는 어항이 되는 마술이다. 원래대로라면 탈마가 어항 속에 있어야 했지만,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FBI는 탈마의 흔적을 찾기 위해 수색하던 중 투명 원통 안에 비밀 문이 있는 걸 발견하고, 그 문을 열었다. 그런데 그녀의 혈흔으로 추정되는 피가 2리터쯤 발견됐을 뿐 다른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탈마의 전적으로 봤을 때 이 피는 마술에 쓰이는 도구일 수 있다. 마술 공연 티켓을 많이 팔기 위해 이 같은 자작극을 벌였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탈마의 신원기록이 하나도 없기 때문에 피 검사로는 이 피가 탈마의 것인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결국 찰리가 이 혈흔을 분석하겠다고 나섰다.

이 사건이 장난인지 아닌지는 ‘혈흔 분포 삼각법’으로 알 수 있어요. 탈마가 있었을 곳으로 추정되는 위치와 핏자국 위치의 상관관계를 조사하면 되거든요. 제가 조사해 본 결과, 이 혈흔은 날카로운 흉기에 찔려 생긴 상처에서 뿜어져 나온 거예요. 즉 탈마가 실제로 부상당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요. 이걸 어떻게 알 수 있냐고요?

밖에서 길을 걷고 있는데 땅이 젖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가정해 봐요. 여기서 문제는 비가 온 것인지, 아니면 바닥에 물을 뿌린 것인지 구별해야 한다는 거죠. 물방울은 구름으로부터 수직으로 떨어지니까 땅에 부딪쳐서 밖으로 흩어져요. 그런데 만약 정원에 호스로 물을 뿌린 거라면 다른 수학식이 생겨요. 속력과 방향이 다르고 물방울도 더 크게 퍼지죠. 따라서 빗방울이 그리는 삼각형과 정원 호스가 그리는 삼각형을 비교하면, 비가 왔는지 아니면 그냥 옆집에서 세차를 한 건지 알 수 있어요.

사건을 짐작케 하는 혈흔 분포 삼각법

사건현장에 남아 있는 혈흔을 분석하면 피해자와 용의자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짐작 할 수 있다. 혈흔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하나는 날아가서 생긴 혈흔이고 다른 하나는 날아가지 않은 혈흔이다. 날아가서 생긴 혈흔은 탈마와 같이 상처로부터 뿜어져 나와 생긴 것이고, 날아가지 않은 혈흔은 형성된 혈흔을 닦거나 문질러서 생긴 것이다.

수학적으로 분석 가능한 것은 날아가서 생긴 혈흔이다. 혈액방울은 원 모양을 유지하면서 날아가게 되는데, 이때 어떤 물체와 90°로 만나면 원에 가까운 혈흔이 되고, 90° 이하의 각도면 각도가 작을수록 긴 모양의 타원이 된다. 타원에서 가장 긴 축, 즉 뾰족한 모서리의 끝을 이으면 혈액방울이 날아온 방향을 알 수 있다.
 

이때 정확한 혈액방울의 충돌각도는 ‘혈흔 분포 삼각형’으로 구할 수 있다. 혈액방울이 날아온 방향과 물체 표면 혈흔의 크기를 결합하면 직각삼각형 CDE가 만들어진다. 따라서 삼각법을 이용해 충돌각도(O)를 계산할 수 있다.

실제로 혈흔분석가 중에는 수학을 전공한 사람들이 많이 있다. 혈액방울은 충돌각도가 변함에 따라 형태도 바뀌기 때문에, 충돌각도를 계산할 때 기하학적 지식이 많이 필요하다. 또 실제 혈흔의 출발지점을 계산할 때에도 고차원 수학이 쓰인다.

이 기사의 내용이 궁금하신가요?

기사 전문을 보시려면500(500원)이 필요합니다.

2014년 04월 수학동아 정보

  • 조가현(gahyun@donga.com) 기자
  • 김대호
  • 사진

    포토파크닷컴
  • 사진

    위키미디어
  • 사진

    CBS

🎓️ 진로 추천

  • 수학
  • 물리학
  • 컴퓨터공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