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에서는 빼기로 쓰이던 ÷

오늘날 쓰고 있는 나누기 기호÷가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이전에 쓰여진 나누기 기호는 또 있다. 바로 ‘:(콜론)’이다. 독일의 수학자 라이프니츠는 1684년 독일의 첫 번째 과학 저널 <;학술기요>;에서 비율과 나누기를 나타낼 때 이 기호를 사용했다. 하지만 이 기호는 나누기 기호로서 널리 받아들여지지 못하고 결국 현재는 사용되지 않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현재 가장 많이 쓰이고 있는 기호 ÷가 나누기 기호로
정착되기 전, 이미 많은 수학자들에 의해 다른 뜻으로 사용되고 있었다는 점이다. ÷는 특히 유럽 대륙과 유럽 북단에 있는 반도 스칸디나비아의 수학자들에 의해 빼기를 나타내는 기호로 오랫동안 사용돼 왔다. 심지어 스칸디나비아의 몇몇 국가에서는 이 기호를 20세기까지 빼기로 사용했다. 하지만 영어를 사용하는 국가에서는 이 기호를 항상 나누기를 나타내는 것으로 사용해 왔다.
÷는 1659년 스위스의 수학자 존 란의 책 <;대수학>;에서 처음 나누기
기호로 사용됐다. 그는 나누기 기호뿐만 아니라 ‘그러므로’를 뜻하는 수학 기호 ∴도 처음 사용한 것으로 잘 알려졌다.
그렇다면 ÷는 어떻게 나누기를 나타내는 데 쓰였을까? 한 가지 주장에 따르면, ÷ 기호에서 가로막대 ─ 위 아래의 두 점 ·은 수를 나타낸다.
예를 들어 35÷23은 35/23 과 같은 분수 형태로 나타낼 수 있는데, 기호 ÷는 이 분수의 모양을 추상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가로막대 ─ 위에 있는 35와 아래에 있는 23을 각각 ·으로 바꾸어 쓰면 바로 나누기 기호 ÷가 된다.
하마터면 빼기로 사용할 뻔한 기호 ÷. 현재는 당연하게 쓰이고 있는 나누기 기호가 이런 역사적인 과정을 통해 자리잡았다는 사실이 매우 흥미롭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