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스위스의 연방공과대와 미국 마이애미대 연구팀이 바다 속 거대한 소용돌이가 우주의 블랙홀과 수학적으로 닮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바다 속에는 일정한 흐름을 띤 해류가 있다. 해류는 바닷물의 온도와 염분의 차이로 인해 움직이는데, 이는 염분과 열을 순환시키는 역할을 하며 지구의 기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해류 중에는 거대한 고리 형태로 순환하는 소용돌이가 있는데, 지금까지 과학자들은 소용돌이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했다. 소용돌이의 정확한 경계를 알아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방공과대 비선형동역학과 조지 할러 교수팀은 물을 수송하는 소용돌이의 경계를 찾기 위해 남대서양에서 발견한 지름 150km의 거대한 바다 소용돌이를 오랜 기간 동안 위성을 통해 관찰했다. 그 결과, 카오스의 형태로 움직이는 복잡한 난류의 움직임 속에서 소용돌이의 영역과 특징을 밝히는 수학적인 기술을 개발했다.
또한 연구팀은 바다 소용돌이가 수학적으로 블랙홀의 구조와 비슷하다고 밝혔다. 블랙홀은 특정한 거리 내의 모든 것들을 끌어들인다. 심지어 빛조차 절대로 벗어날 수 없다. 하지만 일정 거리 밖에서는 빛이 블랙홀로 빨려들어가지 않으며, 빛이 완전히 굴절돼 원래 위치로 돌아나오기도 한다. 블랙홀을 감싸는 특정한 장벽이 있는 것이다.
연구팀은 바다 소용돌이를 수학적으로 분석한 결과, 블랙홀과 비슷한 특징을 발견할 수 있었다. 우선, 바다 소용돌이 역시 순환하는 물의 경로에 의해 소용돌이 내부와 외부가 서로 차단되는 특징이 있다. 또한 바다 소용돌이에서도 빛이 튕겨져 나가거나 빨려 들어가는 블랙홀과 같은 특정 장벽을 발견했다. 게다가 바다 소용돌이의 장벽을 만난 물은 소용돌이 주변으로 이동하는데, 이는 블랙홀에서 빛이 튕겨져 나가는 경로와 비슷했다.
연구팀은 “소용돌이의 이동은 기후 변화 및 해양 생태계에 큰 영향을 끼친다”며, “이번 연구가 기후와 관련된 환경 오염의 비밀을 푸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