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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변덕쟁이 날씨를 예측한다! 기상 통계

통계이야기 [중3] 통계

심청은 인당수에 몸을 던지기 위해 파도가 몰아치는 배 위에 섰어요. 심장이 요동치고,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로 긴장되고 무서웠죠. 그런데 갑자기 자신의 왜 죽어야 하는지 의구심이 들었어요.
왜 바다에 처녀를 제물로 바쳐야 하는 거죠?
폭풍으로 잃은 목숨이 한두 명이 아니야? 1년 동안 무사귀환 할 수 있도록 용왕님에게 제사를 지내는 거라구.
날씨 좋은 날만 골라서 운항하면 되잖아요? 제게 방법이 있어요. 바로 통계를 이용하는 거예요! 쌀 300석만 더 주시면 알려 드릴게요.


날씨는 어떻게 예측할까?


세계 최초의 날씨 예측은 기원전 650년까지 거슬러 올라가요. 고대 바빌로니아인들은 구름의 움직임을 보고 내일의 날씨를 알아냈어요. 기원전 340년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날씨의 변화를 그림으로 나타냈고, 이를 통해서 날씨의 특징을 알아내려고 했어요.

사실 날씨를 예측하는 일은 지금까지의 날씨를 관측하여 기록하고, 이 기록에서 어떤 규칙을 찾는 대표적인 통계 분야예요.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576개의 관측소에서 1분 간격으로 날씨를 관측하고, 이 기록을 바탕으로 일기도를 작성하고 있어요. 관측은 지상뿐만 아니라 항공기나 바다 한가운데에 있는 선박 등 다양한 곳에서 하고 있지요.

일기도는 기압과 기온을 기본 요소로 작성해요. 고기압이나 저기압 등고선은 비슷한 기압을 가지고 있는 각 관측소를 이어놓은 등고선이죠. 그렇다면 여기서 말하는 기압은 무엇일까요?

기압은 공기의 무게 때문에 생기는 지구 대기의 압력이에요. 주위보다 상대적으로 대기의 압력이 높으면 고기압, 낮으면 저기압이라고 하죠. 고기압에서는 상공에 있는 공기가 하강하면서 온도가 올라가요. 이럴 땐 수증기가 응결되지 않기 때문에, 구름이 적어 대체로 날씨가 맑죠. 하지만 고기압이 소멸 단계에 이르면 대기가 불안정해지는데, 심하면 소나기가 내리기도 해요.

반대로 저기압에서는 상공에 있는 공기가 상승하면서 구름이 생기고 비가 내리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저기압이라도 공기 중에 습도가 낮으면 구름이 만들어지지 않아요. 사막에서 뜨거워진 공기가 상승하더라도 비가 내리지 않는 이유가 이 때문이에요. 이런 기압의 차이와 변화를 파악하는 것이 날씨를 예상하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랍니다.
 

변덕스런 날씨엔 수치예보가 정답!

날씨 예측의 기본은 앞에서 살펴본 것과 같이 날씨를 관측하고 그 자료에서 특징을 찾아내는 것이에요. 이때 쓰이는 대표적인 방법 중 하나가 회귀분석이에요.

회귀분석이란 예측에 영향을 끼치는 변수를 상관관계 분석을 통해 알아낸 다음, 변수들 간의 관계를 함수로 나타내는 것이에요. 여기서 상관관계 분석은 두 변수가 서로 정비례인지, 반비례인지 아니면 이런 관계가 없는지를 구별하는 것이에요. 둘 중 하나의 변수를 변화시켰을 때 다른 변수가 어떻게 바뀌는지를 살펴보면 알 수 있지요.

날씨에 관해서 회귀분석을 하면 아래와 같은 함수식을 만들 수 있어요. 변수에 값을 대입하면 미래의 날씨를 예측할 수 있죠.
그런데 이 함수는 얼마나 정확하게 날씨를 예측할까요? 사실 아무도 모릅니다. 내일의 날씨를 예측했다면 내일이 돼 봐야 얼마나 정확한 함수인지 알 수 있거든요. 그래서 전문가들은 우선 함수를 만들고 값을 예측한 뒤 실제와 비교합니다. 만약 예측이 빗나갔다면, 변수를 바꾸거나 변수 앞에 특정 상수를 곱하는 등의 수정작업을 거쳐 새로운 함수를 다시 만들죠.

여기서는 기온, 습도, 강수량, 바람, 기압 이렇게 다섯 가지 변수를 이용해서 날씨를 예측하는 함수를 만들었지만, 사실 이보다 훨씬 많은 변수가 날씨에 영향을 줍니다. 이 때문에 기상청에서는 한 가지 함수가 아니라 지역별 날씨, 전 지구 날씨, 태풍, 황사, 폭풍·해일, 동네 예보 등의 총 19개의 함수를 이용해 매일 100번 정도 분석을 합니다. 하루에 약 1.6TB의 데이터를 생산하고, 동시에 85,000장이 넘는 분석과 예상 일기도를 그리는 셈이죠. 이렇게 복잡한 수치 계산을 바탕으로 날씨를 예측하는 걸 ‘수치예보’라고 불러요. 앞서 말했던 날씨를 예측하는 함수를 ‘수치예보 모델’이라고 부르죠.

그런데 날씨는 시공간에서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이 함수는 지구를 바둑판 모양의 격자로 나눈 공간에 그려져요. 격자 공간에는 그 지역의 평균 기압과 기온, 바람, 수증기량이 표시되고, 함수는 이 값을 바탕으로 앞으로의 날씨를 예측해 격자점의 좌표로 나타내죠. 즉 이 좌표는 $x, y, z$공간과 시간으로 이루어진 4차원 가상공간이에요.

수치예보에 필요한 계산은 매우 복잡하기 때문에, 실시간으로 하려면 일반 컴퓨터로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제대로 예측 할 수 없어요. 그래서 우리나라 기상청은 1999년부터 일반 컴퓨터보다 수백 배 빠른 슈퍼컴퓨터를 이용해 날씨를 예측하고 있어요.

그런데 하루에 100번이나 날씨를 예측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예측한 결과값이 맞는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여러 번 분석을 하고, 그 결과값을 가지고 여러 명의 전문가가 모여서 토론을 한답니다. 즉 날씨 예측은 전문가들의 경험과 판단에도 의지하는 거예요. 한 연구보고서에 의하면 날씨 예측의 정확도를 결정하는 것은 전문가의 능력이 28%, 관측 자료의 정확성이 32%, 수치예보 모델의 성능이 40%라고 해요.
 

날씨를 알면 경제가 보인다!

얼핏 생각해 보면 날씨 정보는 재해를 예방하는 데에만 쓰일 것 같아요. 그런데 최근에는 많은 기업에서 경영의 한 방법으로 활용하고 있어서, ‘날씨 경영’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어요. 대체 날씨 정보를 어디에 어떻게 이용하는 걸까요? 기상청에서 조사한 사례를 통해서 자세히 살펴봐요.


1. 실시간 기상 정보로 안전 운항 책임진다!

A항공사에서는 기상 조건에 맞는 운항을 하기 위해서 기상전문가 그룹을 만들어 종합통제센터를 운영하고 있어요. 종합통제센터는 날씨에 따라 항로에 위험이 되는 요소를 알아내 대책을 세우고, 실시간으로 날씨 정보를 승무원에게 알리는 역할을 해요.

날씨 경영을 도입한 이후, 날씨 상황으로 비행기가 목적지에 가지 못하고 돌아온 경우가 1만 편당 7~11회에서 4~6회로 줄었다고 해요. 이로써 연간 60억 원의 비용을 줄이는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답니다.


2. 비오는 날에는 피자빵, 불쾌지수가 높을 땐 샌드위치!

프랜차이즈 빵집 B사는 ‘날씨 판매지수’를 개발해 판매에 활용하고 있어요. 날씨 판매지수란 날씨에 따라 많이 팔리는 빵을 수치로 나타낸 것으로, 5년간 169개 지역의 날씨 정보와 빵의 판매 변화를 분석해 만들었어요. 조사 결과에 의하면 기온과 습도가 높을 땐 식빵과 샌드위치가 평소보다 10% 가량 더 팔리고, 반대로 도넛과 케이크의 판매는 최대 25%까지 감소했어요. 비가 많이 내리는 날에는 피자빵과 고로케, 소세지빵을 찾는 사람이 7% 정도 늘었지만, 샌드위치는 2% 정도 감소했어요.

각 매장에서는 날씨 판매지수를 바탕으로 판매량을 예측해 빵을 다르게 만들어 팔지 못해 버리는 빵이 줄도록 했어요. 그 결과 전보다 매출이 30%나 늘었어요.


3. 날씨 금융상품도 있다?!

1997년 미국의 C전기 공급회사는 전세계 최초로 날씨와 관련된 금융 상품을 개발해 거래했어요. C회사는 8월 한 달간 기온이 예상보다 낮으면 그 정도에 따라 전력을 일정 금액만큼 할인받고, 그렇지 않으면 기존보다 조금 비싼 값에 전력을 사기로 D에너지 회사와 계약을 맺었어요. C회사는 엘리뇨 현상★으로 예년보다 8월 한 달 간 기온이 낮을 거라고 예상하고 이 거래를 한 거예요.
예상은 적중했고, C전력회사는 이득을 볼 수 있었어요. 이후 많은 기업에서 날씨와 관련 금융 상품을 거래하고 있어요.

엘리뇨 현상★ 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평소에 비해 0.5℃ 이상 차이가 나는 현상이 5개월 이상 지속되는 걸 말한다. 엘리뇨 현상이 지속되면 태평양 동쪽은 비가 많이 내려 기온이 조금 떨어진다.


4. 한여름엔 아이스크림은 앞쪽에, 우유는 뒤쪽에 배치하는 이유는?

대형 할인마트 E사는 온도에 따라 많이 판매되는 제품이 따로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해당상품을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배치하는 마케팅 방법을 쓰고 있어요. 음료수 판매량은 온도가 1℃ 상승할 때마다 8.4%씩 증가하고, 아이스크림은 30℃가 넘으면 25℃일 때보다 매출이 50% 가량 늘기 때문에 계산대 옆에서 쉽게 살 수 있도록 했어요. 반면 신선도가 생명인 우유나 유제품은 기온이 오르면 오를수록 판매가 줄어들어요. 따라서 주문량을 줄이고 가장 안쪽에 배치해요. 이런 전략을 쓴 결과, 한 달 매출이 10~15% 오르는 이득을 봤답니다.

2013년 08월 수학동아 정보

  • 김영진 부장
  • 사진

    동아일보,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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