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는 도구를 사용할 뿐 아니라 물건의 양을 인식하고 구별할 줄 아는 똑똑한 동물이다. 하지만 원숭이가 어떤 방식으로 사물의 양을 구별하는지는 아직까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미국 로체스터대 인지과학과 제시카 캔틀런 교수 연구팀이 원숭이의 수학적 인지 능력에 대한 새로운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뉴욕 세네카 동물원에 살고 있는 4~14살짜리 개코원숭이 8마리를 대상으로 실험을 했다. 속이 보이는 두 상자에 1~8개의 땅콩을 넣어 놓고, 원숭이에게 둘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한 것이다. 이때 원숭이는 자신이 선택한 상자에 들어 있는 땅콩을 먹을 수 있게 했다.
여러 번 반복해서 실험을 한 결과, 원숭이들은 두 상자에 들어 있는 땅콩의 개수 차이가 다섯 개 정도로 클 때는 75% 정도의 빈도로 땅콩이 더 많은 상자를 선택했다. 반면 땅콩 개수 차이가 한두 개로 크지 않을 때는 55% 정도만 더 많은 양을 선택했다.
연구팀은 이 결과를 바탕으로 원숭이가 물건을 하나씩 세는 방식으로 구분하는 것이 아니라, 눈으로 어림잡아 살펴보고 물체의 양을 비교한다고 추측했다. 제시카 캔들런 교수는 “이같은 원숭이의 수학적 인지능력은 약 세 살 정도의 유아 수준”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