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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 발사 성공! 나로호 설계의 주역을 만나다

1월 30일 오후 4시, 세 번째 도전에 나선 나로호가 드디어 발사에 성공했다. 이 감격스러운 순간을 위해 대한민국의 많은 과학자들이 오랜 기간 노력을 기울여왔다. 나로호 발사 성공 직후, 아직도 그 생생한 감동이 살아 있는 현장을 제2기 수학동아 독자기자들이 찾아가 봤다.


나로호 발사부터 위성의 분리 배출까지!

 
나로호의 이륙부터 위성 분리까지 전 과정을 묘사한 일러스트.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의 발사체체계실은 나로호의 설계부터 발사 과정을 계획하고, 비행 후 데이터 분석까지 담당한다. 발사체의 시작과 끝을 책임지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독자기자들이 항우연에 도착하자 발사체체계실의 조상범, 박창수 박사님께서 반갑게 맞아 주셨다.
 
 

이현희 : 나로호 발사 성공을 축하 드립니다. 발사체체계실에서 하는 일을 간단하게 소개해 주세요.

조상범 박사 : 나로호 발사를 예로 들어 설명할게요. 나로호에 실려 발사된 나로과학위성은 100kg급의 저궤도 인공위성이에요. 나로과학위성은 0~1500km의 타원궤도로 지구를 103분에 한 바퀴씩, 하루에 약 14바퀴 돌지요. 발사체체계실에서는 어떤 발사체를 만들지 큰 그림을 그리고, 발사의 전 과정과 위성 분리 배출 과정 등을 설계하고 관리하는 일을 한답니다. 엔진팀, 구조팀, 제어팀, 전자팀 등 관련 팀들이 각 장비를 만드는 과정을 감독해요. 발사 후에는 발사체가 제대로 비행했는지, 위성은 제대로 궤도에 안착했는지 각종 데이터를 분석하지요. 나로호의 경우, 한국과 러시아가 공동작업을 했기 때문에 1단과 2단이 같이 잘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일도 했어요.

윤수빈 : 그런데 나로과학위성은 왜 타원궤도로 도나요?

조상범 박사 : 2010년 발사된 천리안위성은 우리나라의 첫 정지궤도위성으로 고도 36,000 km 적도 상공에서 통신, 해양 및 기상관측 임무를 수행하고 있어요. 정지궤도위성은 지구자전 속도와 위성의 공전속도가 같아 마치 정지해 있는 것처럼 보여요. 그래서 방송이나 통신, 관측 위성으로 주로 쓰이지요. 하지만 적도 근처를 일정한 원궤도로 돌기 때문에, 위도가 높은 지역에 있는 나라를 관측하는 용도에는 맞지 않아요.

타원궤도는 원궤도와 달리, 지구로부터의 거리가 일정하지 않아요. 고도가 높은 지점과 낮은 지점이 생기는데, 고도가 가장 높은 지점을 원지점, 고도가 가장 낮은 지점을 근지점이라고 해요. 타원궤도 위성은 근지점 근처에서는 빠른 속도로 움직이고 원지점 근처에서는 느리게 움직입니다.

나로과학위성은 근지점 300km와 원지점 1500km를 도는 타원궤도위성이에요. 원지점을 돌 때 우리나라의 상공 위에 떠 있기 때문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서 활용가치가 높지요. 또한 300~1,500km의 다양한 고도를 움직이기 때문에, 한 고도에만 머무는 정지궤도위성에 비해 다양한 우주환경을 관측할 수 있어요. 다양한 고도에서의 전자 밀도와 우주방사선량을 측정하며 우주기술을 시험할 수 있답니다.

 

발사체 궤적 설계에 수학은 필수!

인공위성은 고도에 따라 저궤도, 중궤도, 정지궤도위성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이번에 발사된 나로과학위성은 저궤도위성에 속한다. 인공위성들은 각자의 쓰임새에 맞게 궤도가 설정되며, 위성의 궤도나 무게에 따라 발사체의 궤적이 설계된다. 그리고 발사체의 궤적을 설계하는 데에 수학이 쓰인다.

"인공위성을 궤도에 투입한다는 건, 골대에 공을 넣는 것과 같아요. 공을 던지면 포물선의 궤적을 이루며 골대에 들어가요. 우리는‘ 인공위성’이란 공을 ‘궤도’에 넣기 위해 발사체의 궤적을 설계해요. 이때 가능하면 최소한의 연료로 인공위성이 궤도에 진입할 수 있도록 발사체의 궤적을 만들지요. 그래야 발사체의 무게나 비용을 줄일 수 있으니까요.

만약 발사체를 쏴서 방향을 바꾸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요? 수직 방향으로 높이 올라가기만 하다가 연료가 떨어지면 그냥 다시 지구로 떨어질 거예요. 발사체가 어느 정도 높이에 도달하면 인공위성이 지구를 따라 돌 수 있도록 지구와 나란한 방향으로 틀어 줘야 돼요.

발사체를 제어하는 건, 자동차를 운전하는 것과 비슷해요. 차를 운전하려면 핸들을 조작하고 엑셀을 밟잖아요? 발사체는 방향을 바꿔 주기 위해 추력방향제어 장치를 사용해요. 발사체를 조금씩 틀어 진행 방향을 바꿀 수 있거든요. 추력이란 비행물체를 진행 방향으로 밀고 나아가는 힘을 말해요. 그러니까 추력은 엑셀, 추력방향제어 장치는 핸들과 같지요.

발사체의 궤적을 설계하기 위해서는 뉴턴역학과 기하학적 지식, 그리고 미분, 적분과 같은 계산이 필요해요. 물론 계산은 컴퓨터가 하지만, 과학자도 기본적인 수학 지식은 있어야 조건에 맞게 수식을 입력하고 계산을 검토할 수 있답니다."

나로과학위성은 1월 31일 한국과학기술원 인공위성연구센터에 위치한 국내 지상국과 첫 교신에 성공하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앞으로 위성에 탑재된 센서와 카메라 등의 장비를 이용해 과학 실험과 관측의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이온층의 변화나 우주방사선량을 측정하고, 적외선 영상 카메라로 지구 전역의 적외선 열 영상을 관측할 예정이다.

그런데 우주로 쏘아올린 인공위성은 어떻게 지구와 교신하는 것일까? 항우연위성정보연구센터에 위치한 인공위성관제실에 가 보니 여러 가지 수치가 담긴 표와 지도, 위성 발사 장면이 담긴 거대한 스크린이 자리잡고 있었다. 그리고 스크린 아래에는 수십 대의 컴퓨터와 연구원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나로과학위성은 한국과학기술원의 인공위성연구센터에서 관리하고 있습니다. 항우연에서는 아리랑위성, 무궁화위성, 천리안위성 등을 관리하고 있지요.
인공위성관제실에서는 매일 위성이 할 일을 만들고, 위성에게 명령을 보냅니다. 또한 위성의 상태를 파악하고 위치를 정확히 알아 내는 일도 하지요. 위성에게 필요한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올리거나 궤도를 조정하고, 우주 물체와의 충돌을 피하도록 명령을 내리기도 합니다. 이러한 일을 하기 위해 안테나, 관제 장비, 수신 장비, 처리 소프트웨어, 궤도 소프트웨어 등이 필요하지요.
우주에 있는 위성과 지상에 있는 관제실은 라디오신호를 통해 교신합니다. 교신을 하기 위해서는 위성이 어느 시간에 어디에 있는지 알아야 하지요. 우주 개발 초기에는 교신이 가장 중요한 연구 개발 대상 중 하나였어요. 하지만 현재는 교신 기술이 굉장히 발달해, 항우연에서는 아리랑위성의 위치를 시간 별로 약 3m까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습니다.
나로호 발사 성공을 발판으로 한국형 발사체를 비롯해 지속적인 위성 개발과 우주 탐사 등 우주 분야 개발 계획이 구체화 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우주 개발 선진국이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많은 응원 부탁 드립니다."

독자기자의 취재 수첩

나로호와의 대화

윤수빈(서울 재현중2)

발사체체계실은 나로호 개발의 각 팀들을 감독하고, 전체적인 설계 및 비행 후 분석과 확인을 담당하는 곳이다. 조상범 박사님의 설명 중, 나로과학위성의 궤도가 타원궤도인 이유에 대한 부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잘 알지 못했던 내용이었는데, 설명을 들으니 고개가 끄덕여졌다.
위성정보연구센터에서는 정대원 박사님께서 독자기자단만 관제실 안으로 들어가 볼 수 있도록 특별히 배려해 주셨다. 스크린 안 지도에서 궤도선을 따라 서서히 움직이고 있는 아리랑위성을 실제로 보니 매우 놀라웠다. 관제실 안에서 대형 화면을 바라보고 서 있으니, 대한민국을 11번째로 스페이스 클럽에 가입시킨 첨단 우주과학의 현장에 와 있다는 감동에 벅차 올랐다.
많은 사람들이 나로호 발사가 성공하는 모습을 지켜봤지만, 그 뒤에 숨겨진 수학적, 과학적 원리들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이번 취재를 통해 인공위성의 궤도와 발사 조건, 인공위성이 지상과 통신하는 방법 등 우주과학에 대한 지식을 많이 얻게 되었다.

우리나라 우주산업의 1호 팬이 되다
이현희(서울 숙명여중3)

발사체체계실은 위성을 탑재할 발사체를 설계하는 곳이다. 조상범 박사님께 발사체를 설계하는 일에 대한 설명을 듣고 발사체체계실도 직접 둘러보았다. 그곳에서 한국형 발사체와 나로호 시뮬레이션을 본 것이 인상적이었다.
두 번째 취재 장소인 위성정보연구센터에 도착하자마자 눈에 들어온 것은 건물 위에 있는 안테나였다. 위성정보연구센터의 중요성을 보여 주듯 안테나는 어마어마한 크기였다. 위성정보연구센터는 마치 영화세트장이 펼쳐진 것 같았다. TV에서만 보던 인공위성관제실을 직접 들어가 보는 건 특별한 경험이었다.
취재를 통해서 우주 관련 지식뿐만 아니라, 취재에 대한 많은 것도 배우게 되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우리나라 우주산업의 발전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한국형 발사체 계획이 성공을 거두길!
임진혁(부산 신곡초6)

우리나라는 현재 한국형 발사체(KSLV-2) 계획 및 설계도를 완성했으며, 2020년에는 한국형 발사체로 달 탐사를 떠날 계획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자존심이 걸린 한국형 발사체를 꼭 성공했으면 좋겠다.
위성정보연구센터는 영화에서만 보던 거대 스크린과 많은 컴퓨터들로 채워져 있었다. 관제실의 거대한 스크린에는 세계지도가 있었는데, 지도에는 아리랑위성의 현 위치와 위성이 보낸 각종 자료도 볼 수 있었다. 비록 그 자료를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마치 위성이 무사하다고 편지를 보낸 것 같아서 기뻤다.

김정 기자의 첨삭 포인트

독자기자들 모두 취재 수첩을 작성하느라 수고하였습니다. 윤수빈 기자는 취재에서 보고 배운 내용을 상세히 작성해 주었네요. 이현희 기자는 박사님들께 가장 많은 질문을 던지고 취재에 매우 적극적인 태도로 참여해서 인상적이었습니다. 취재 수첩에 더욱 구체적인 내용이 담겨 있었다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임진혁 기자는 현장의 느낌을 잘 살려 주었습니다. 다만, 앞으로 글을 쓸 때에는 내용을 주제별로 나눠 작성해 보세요. 내용을 전달하는 데에 도움이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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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03월 수학동아 정보

  • 김정 기자
  • 도움

    조상범, 박창수(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 발사체개발사업단 체계설계팀 선임 연구원), 정대원(한국항공우주연구원 위성정보연구센터 저궤도위성관제팀 팀장)
  • 사진

    조가현 기자, 한국항공우주연구원
  • 기타

    [독자기자] 윤수빈(서울 재현중2), 이현희(서울 숙명여중3), 임진혁(부산 신곡초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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