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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9일 고등과학원에서 제2회 KWMS-엔씨문화재단 젊은여성수학자상 시상식이 열렸습니다. 한국여성수리과학회(KWMS)와 엔씨문화재단이 업적이 뛰어난 만 40세 이하의 한국 젊은 여성수학자를 지원하기 위해 만든 상이지요. 올해에는 순수수학 분야에서 이영애 경북대학교 수학교육과 교수, 응용수학 분야에서 김미란 미국 텍사스대학교 교수가 수상했습니다. 이 두 분을 수학동아가 만나봤습니다.

 

 

 

Q. 두 교수님 모두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먼저 어떤 연구를 하시는지 간단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영애 교수: 해석학 분야 중에서 편미분 방정식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전자기 현상, 유체역학, 양자역학 같은 자연 현상을 기술하는 데 쓰이지요. 금융수학이나 기하 같은 다양한 분야와 밀접한 관련이 있기도 합니다. 양자역학의 비선형 슈뢰딩거 방정식, 고온 초전도체 현상에서 나온 천-시몬스 방정식 같은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김미란 교수: 저는 동형 암호를 연구합니다. 암호화된 상태에서도 원래 정보의 사칙 연산이나 다항식 계산이 가능한 암호지요. 효율적으로 연산할 수 있는 동형 암호를 개발하기도 하고, 게놈 데이터 분석, 금융 데이터 검색, 기계 학습 같은 다양한 분야에서 동형 암호화 기술을 적용하는 연구도 하고 있습니다.

 

Q. 원래 수학을 좋아하셨나요? 언제 수학자가 되기로 결심하셨나요?

 

김미란 교수: 고등학교 때부터 수학을 좋아했습니다. 친구에게 수학 문제를 설명해주는 게 재미있어서 수학 선생님이 되려고 수학교육과에 갔다가 수학에 대한 관심이 더 커져서 수학자의 길을 걸었지요.

 

이영애 교수: 저는 초등학교 때부터 수학이 가장 재미있었어요. 그러다 고등학교 때 수학 관련 도서를 읽으면서 우주의 원리와 진리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수학자가 되기로 했습니다.

 

Q. 아무리 수학을 좋아해도 뛰어난 수학자가 되는 게 쉬운 일은 아닐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수학을 공부하면서 힘들었던 일은 없으셨나요?

 

이영애 교수: 중고등학교와 대학교에서 접한 수학 문제는 답이 있다는 전제 하에 접근했습니다. 그런데 박사 과정 때부터는 답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문제를 몇 달, 몇 년 동안 풀어야 한다는 게 마치 끝이 보이지 않는 긴 터널을 지나는 것 같았어요.

 

김미란 교수: 대학교 1학년까지는 괜찮았는데, 그 이후에 해석학, 대수학, 기하학을 배우면서 힘들었어요. 그 전에는 단편적인 개념을 통해 문제를 푸는 게 전부였기 때문에 이론과 개념을 이해하고 서로 연결하고 확장하는 사고를 하는 데 익숙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Q. 그럼에도 수학이 매력적인 학문이기 때문에 계속 연구에 매진하고 계시겠지요?

 

김미란 교수: 수학은 추상적인 계산 그 자체지만, 이를 넘어서서 합리적인 사고력을 키워주는 학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수학적인 사고를 통해 실생활 문제에 접근하면 더 직관적이고 분명하게 이해할 수 있지요. 제가 생체 정보를 안전하게 분석하는 연구를 하듯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분야를 융합해 새로운 분야를 개척할 수도 있습니다.

 

Q. 좋은 수학자가 되려면 어떤 자질이 필요할까요?

 

이영애 교수: 열정과 성실성, 끈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Q. 지금까지 만났던 분 중에 닮고 싶은 수학자나 존경하는 스승님이 있으시다면 소개 부탁드
립니다.

 

이영애 교수: 박사 과정을 지도해주신 변재형 교수님이십니다. 수학 지식뿐 아니라 학자로서 갖춰야 할 열정과 비판적이고 깊이 있는 사고, 통찰력과 끈기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김미란 교수: 제가 존경하고 닮고 싶은 수학자는 박사 과정 지도 교수님이신 천정희 서울대 교수님과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연구 인턴을 하는 동안 멘토였던 라우터 박사님입니다. 두 분의 열정과 끈기를 보며 자극을 받고 본받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Q. 그렇다면 수학동아 독자에게 수학을 공부하는 자세에 대해서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이영애 교수: 수학은 엄밀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단계별로 기초를 확실하게 쌓아야 해요. 어떤 개념을 완전히 소화하는 좋은 방법은 자기가 이해한 내용을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는 것이지요. 또한 문제를 잘 푸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질문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질문을 던지는 과정에서 새로운 개념이 나오거나 다양한 관점을 얻을 수 있거든요.

 

김미란 교수: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 방안을 도출하는 과정에서 수학적 사고 능력을 기르는 게 중요하지요. 무조건 어려운 문제를 풀기보다는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문제를 풀면서 자신감을 길러보세요!

 

Q. 너무 수학 이야기만 했나요? ^^ 잠깐 쉬어가겠습니다. 혹시 연구하다가 쉴 때는 어떻게 머리를 식히시나요?

 

김미란 교수: 요가를 하기도 하고 드라마나 예능을 보면서 시간을 보내기도 합니다. 좋아하는 가수의 영상을 보면서 더 열심히 연구할 수 있는 에너지를 얻기도 하고요.

 

이영애 교수: 산책을 하거나 단 음식을 찾습니다.

 

 

Q. 만약 수학자가 되지 않았다면 어떤 일을 하고 계셨을 거라고 생각하시나요?

 

이영애 교수: 물리, 화학, 또는 전자공학을 공부하지 않았을까요? 아니면, 정반대로 시인이나 작가가 되고 싶기도 해요.

 

김미란 교수: 저는 학창 시절에 역사를 좋아했기 때문에 역사학자 아니면 역사 교사가 됐을 것 같습니다. 지금과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었겠지요.

 

Q. 마지막으로 앞으로 어떤 연구를 하실 계획 이신지요?

 

이영애 교수: 생물 종 사이의 상호작용이 포함된 에너지 함수 구조를 분석해 다양한 생물 종의 분포 현상을 파악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편미분 방정식을 고려하는 곡면의 기하적 성질과 해의 존재성 및 중복도 관계를 완벽하게 분석하고 싶습니다.

 

김미란 교수: 의료 정보 또는 유전 정보를 암호화된 상태에서 효율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할 겁니다. 이를 통해서 동형 암호 프로그램의 상용화에 앞장설 계획이죠.

 

바쁘신 와중에 인터뷰에 응해주신 두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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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8호 수학동아 정보

  • 고호관 기자(k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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